[OSEN=고성환 기자] '프랑스 챔피언'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이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1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리그1 33라운드 툴루즈 FC와 맞대결에서 1-3으로 패했다.
일찍이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PSG지만, 이번 경기는 의미가 남달랐다. 바로 팀의 간판스타 킬리안 음바페의 마지막 홈 경기였기 때문이다. 경기를 마친 뒤 PSG 선수들과 음바페는 패배와 상관없이 우승 세레머니를 펼쳤다. PSG는 이미 지난달 통산 12번째 리그 우승이자 3연패를 확정한 상황이었다.
이강인도 선발 출전하며 홈 팬들 앞에서 실력을 뽐냈다. 이날 PSG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음바페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브래들리 바르콜라-마르코 아센시오-이강인이 공격 2선에 섰다. 마누엘 우가르테-카를레스 솔레르가 허리를 지켰고 요람 자그-밀란 슈크리니아르-다닐루 페레이라-노르디 무키엘레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아르나우 테나스가 지켰다.
선제골은 PSG의 몫이었다. 전반 8분 음바페가 골망을 가르며 파르크 데 프랭스 고별식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하지만 PSG는 전반 13분 무사 디아라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반격을 허용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후반 17분 이강인과 바르콜라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우스만 뎀벨레, 세니 마율루를 투입했다. 그러나 결과는 패배였다. PSG는 후반 23분 얀 보호에게 역전골을 허용했고, 후반 추가시간 4분 프랑크 마그리에게 쐐기골까지 얻어맞으며 무릎 꿇고 말았다.
이날 우측 공격수로 나선 이강인은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 12분엔 예리한 얼리크로스로 골이나 다름없는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마르코 아센시오가 골대 바로 앞에서 기회를 놓치며 이강인의 도움을 날리고 말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62분 동안 슈팅 1회, 패스 성공률 87%(34/39),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성공 2회, 크로스 성공 1회를 기록했다.
혹평도 있었지만, '막시 풋'은 칭찬을 남겼다. 매체는 "이강인은 아마도 이번 경기 PSG 최고의 선수일 것이다. 처음에는 신중했지만, 이후 좋은 크로스를 몇 개나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센시오에게도 결정적일 수 있었던 크로스를 올렸다. 또한 교체되기 직전 거의 득점할 뻔했던 멋진 슈팅도 주목하라"라며 팀 내 최고점인 평점 6점을 부여했다.
경기를 마친 뒤 PSG의 우승 세레머니가 펼쳐졌다. PSG는 지난달 말 일찌감치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다. 31라운드에서 르아브르와 3-3으로 비겼지만, 2위인 AS 모나코가 올랭피크 리옹에 패하면서 왕좌에 오르게 됐다.
PSG 선수들은 홈 팬들 앞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3시즌 연속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강인도 절친 아센시오나 음바페 옆에서 함께 포효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가족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강인은 음바페와 '찐친 케미'도 자랑했다. 하프타임부터 서로를 툭툭 건드리며 장난 치던 둘은 우승 축하연에서도 친분을 드러냈다. 주장 음바페가 맨 앞에서 포즈를 취하자 이강인이 뒷짐을 진 채 엉덩이를 가볍게 걷어찼다. 그러자 음바페도 뒤돌아 이강인을 바라본 뒤 웃음을 터트렸다.
이강인은 개인 소셜 미디어에도 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사진을 공유하며 소중한 추억을 간직했다. 생애 처음으로 리그 우승에 성공한 그는 "CHAMPION DE FRANCE(프랑스 챔피언)"이라고 덧붙였다. 짧은 시간 함께했던 네이마르를 비롯해 전 소속팀 마요르카, 손흥민 등이 좋아요를 눌렀다.
한편 이강인과 음바페 조합은 다음 시즌부터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음바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PSG와 7년 동행을 마무리한다.
음바페는 툴루즈전을 앞두고 직접 작별 영상을 찍어 올리며 이번 시즌을 끝으로 PSG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다음 행선지를 밝히진 않았지만, 레알 마드리드 이적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음바페는 영상을 통해 "PSG에서의 마지막 시즌이라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 난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여정은 몇 주 후 마무리된다"라며 "세계 최고로 꼽히는 프랑스 최고 클럽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기회와 큰 영광을 누렸던 지난 시간 덕분에 많은 감정, 많은 부담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역사상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선수로서 성장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영광과 실수를 모두 겪으면서 한 사람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지난 7년을 되돌아봤다.
끝으로 음바페는 "조국을 떠나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리그1은 내가 항상 알고 지냈던 리그지만,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라며 "같이 뛰었던 모든 동료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제가 만난 모든 분들, 우나이 에메리, 토마스 투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크리스토프 갈티에와 루이스 엔리케, 레오나르도, 루이스 캄포스에게도 감사드린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finekosh@osen.co.kr
[사진] 파리 생제르맹·이강인·리그1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