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류현진의 6이닝 110구 역투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했다. 불펜이 류현진의 승리를 날리더니 타선도 9회부터 12회까지 4이닝 연속 끝내기 주자가 나갔지만 끝내 불러들이지 못했다.
한화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를 연장 12회 접전 끝에 5-5 무승부로 마쳤다. 시즌 첫 무승부를 거둔 한화는 16승24패1무(승률 .400)로 공동 8위에서 9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선발투수 류현진이 6이닝 8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2실점로 호투했다. 안타 8개를 맞긴 했지만 전부 단타였고, 매 이닝 삼진을 잡을 정도로 직구 힘이 좋았다. 주무기 체인지업도 잘 떨어졌다. 5회초 빗맞은 안타 2개로 첫 실점했지만 5회말 김태연의 역전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선발승 요건을 안았다.
5회까지 투구수가 90개로 적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권희동, 김형준, 도태훈에게 안타 3개를 맞아 추가 1실점했지만 2사 1,3루에서 손아섭을 바깥쪽 꽉 차는 시속 147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고 승리 요건을 갖췄다. 이날 경기 110번째 공이었다.
트랙맨 기준으로 최고 149km, 평균 146km 직구(48개)를 비롯해 체인지업(43개), 커브(11개), 커터(8개)를 구사했다. 삼진 8개 중 5개의 결정구가 직구일 정도로 볼에 힘이 있었다. LA 다저스 시절인 지난 2019년 5월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116구) 이후 5년 만에 110구 이상 투구로 투혼을 보였다.
그러나 한화 동료들이 류현진을 돕지 못했다. 류현진이 내려간 뒤 7회 불펜이 바로 역전을 허용했다. 김규연이 투아웃을 잘 잡아놓고 맷 데이비슨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더니 권희동과 김성욱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안타 없이 만루 위기를 만들었다.
그러자 한화 벤치가 움지겼다. 필승조 이민우가 투입됐지만 김형준에게 좌측 펜스 상단을 직격하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좌익수 최인호가 펜스 앞에서 점프 캐치를 시도했지만 잡지 못하면서 3-5로 역전을 당했다. 류현진의 시즌 3승이 날아간 순간. 어려운 타구이긴 했지만 수비가 아주 좋은 외야수라면 잡을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그래도 한화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8회 2사 후 안치홍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추격을 알린 뒤 요나단 페라자가 좌중간 2루타를 터뜨리며 흐름을 이어갔다. 여기서 노시환이 NC 마무리투수 이용찬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우익선상 2루타로 연결, 5-5 동점을 만들면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이후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9회부터 12회까지 4이닝 연속 끝내기 주자가 나갔지만 한 번을 불러들이지 못했다. 9~11회 3이닝 연속 선두타자가 끝내기 주자로 나갔지만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9회 1사 2루에선 문현빈과 최인호가 각각 헛스윙 삼진과 3루 땅볼로 물러났다. 10회에는 무사 1루에서 안치홍과 페라자가 연속 삼진, 노시환이 2루 뜬공으로 아웃됐다. 11회 1사 2루에선 이원석과 문현빈이 연속 삼진으로 돌아섰다. 12회 2사 1,2루 마지막 기회가 왔지만 노시환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5-5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 종료 시각은 밤 10시50분. 4시간29분이 걸린 긴 승부에서 어느 팀도 웃지 못했다. 12회 1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NC 입장에서도 아쉬운 경기였지만 4번의 찬스를 놓친 한화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시즌 20번째 매진을 이룬 1만2000명 대전 만원 관중들도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화는 15일 NC전에 우완 펠릭스 페냐를 내세워 45일 만에 다시 연승을 노린다. 최근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급격한 부진을 보이고 있어 반등이 절실하다. NC에선 우완 신민혁이 선발등판한다. 신민혁도 최근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6.00으로 페이스가 좋지 않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