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와 달랐다' 신중한 MLB, 로봇 심판 도입 2025시즌 후로 미룬다... ''기술적인 문제 있다''
입력 : 2024.05.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메이저리그 심판이 판정을 내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 심판이 판정을 내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이른바 로봇심판 도입을 2025시즌 이후로 미뤘다.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정의에 의견이 갈리고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4일(한국시간) "ABS 시스템이 메이저리그에 도입될 수도 있겠지만, 2025시즌까지는 그런 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최근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 위치한 메이저리그 사무국 사무실에서 열린 구단주 회의에서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운영 중인 ABS가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많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시스템 운영 측면에서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어 2025시즌까지는 시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2019년부터 독립 리그를 시작으로 ABS 시스템을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ABS를 시범 운영한 뒤 2024시즌 곧바로 1군 무대에 도입한 KBO와 달랐다. 이미 피치 클록 등 새로운 제도를 시행 중인 메이저리그는 ABS 역시 조금 더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정식 도입할 뜻을 밝혔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지난해 겪은 변화를 통해 우리가 배운 한 가지는 올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 시간을 조금 더 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ABS 역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기계가 설정한 가상의 스트라이크 존 설정에 있어 크게 두 가지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라이크 존의 정의와 개별 타자의 스트라이크 존 설정은 선수의 키에 따른 비율 또는 카메라 시스템의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선수들은 ABS를 도입할 경우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에 일정 횟수에 한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길 바랐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선수들은 포수의 프레이밍이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만약 프레이밍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면 포수의 가치가 지금과 달라질 수 있다. 수비에 집중하는 프리미엄 포수 대신 공격이 뛰어난 포수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선수들의 커리어를 바꾸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생각하고 걱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024 ABS 스트라이크 존 기준. /그래픽=KBO 제공
2024 ABS 스트라이크 존 기준. /그래픽=KBO 제공

자연스레 KBO 리그의 ABS 시스템도 더욱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O 리그는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NPB)보다 먼저 1군에 ABS를 도입됐다. 메이저리그에서 고민 중인 스트라이크 존의 정의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맨발이었을 때 선수의 키를 기준으로 내렸다.

ABS 관련 운영 개요 및 시행세칙에 따르면 스트라이크 존 설정은 '홈 플레이트 중간 면과 끝면 두 곳'에서 상하 높이 기준을 충족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상단은 선수 신장의 56.35%를 적용하며 하단은 선수 신장의 27.64%를 적용한다. 키 180㎝ 선수를 예로 들면 상단은 101.43㎝, 하단은 49.75㎝를 적용하게 되는 것이다. 타격 자세는 따로 고려하지 않는다. 타격 자세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이 달라지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ABS에 대한 현장과 팬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ABS 제도 도입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도입 과정에서의 아쉬움을 나타내며 스트라이크 존의 부정확성을 지적한다. 반면 팬들은 조금의 부정확함은 있더라도 양 팀 모두에게 일관된 판정이 적용된다는 공정성을 높이 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KBO 리그의 ABS 제도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어떤 기준으로 시행될지도 관심사가 됐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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