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2군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은 1군에서 증명해 보일 수 있을까.
김진욱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김진욱의 올 시즌 첫 1군 등판이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였던 김진욱은 그동안 많은 기대를 받고 개막부터 1군에서 함께했다. 하지만 언제나 1군에서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기회를 받았고 잠시나마 반짝였던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잠시 뿐이었다. 안정적인 모습을 꾸준하게 이어가지 못했다.
2021년 데뷔 시즌과 동시에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첫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0.90(17⅓이닝 21자책점)에 그친 뒤 불펜으로 이동했다. 불펜에서는 잠재력을 터뜨리는 듯 했다. 6월 이후 구원으로 나선 34경기에서 4승3패 8홀드 평균자책점 3.29(27⅓이닝 10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여전히 볼넷이 31개 삼진이 28개로 제구력이 좋지는 않았지만 결과로 증명하면서 다음을 기약하게 했다.
2022년 역시 선발로 시즌을 맞이했다. 시즌 첫 등판었던 4월5일 NC전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완벽투로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컨디션이 주춤했고 이 해 역시 김진욱에게 성공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었다.
2023년은 불펜이었다. 불펜에서의 기세는 대단했다. 첫 11경기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0(12⅔이닝 무자책) 8볼넷 12탈삼진의 기록으로 좌완 불펜의 한 축이 됐다. 이후 실점을 하긴 했지만 5월까지 평균자책점도 1.61(22⅓이닝 4자책점)에 불과한 특급 불펜이었다. 하지만 6월부터 흔들렸다. 6월 첫 4경기 연속으로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내려오는 ‘0이닝 피칭’으로 페이스가 흔들렸고 결국 좋았던 시절을 되찾지 못했다. 입단 3시즌 동안 103경기(17선발)라는 적지 않은 기회를 받았고 8승12패 16홀드 평균자책점 6.37(128⅔이닝 91자책점)이라는 초라한 기록만 남겼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뒤 맞이하는 첫 시즌. 김 감독도 김진욱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복잡한 머릿속,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 투구폼에 드러났다. 김 감독은 이를 단번에 알아챘고 이를 수정 보완하기를 끊임없이 주문했다. 김진욱 스스로도 이 지점을 알고 있었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올해는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고 김진욱은 2군에서 시즌을 준비해야 했다. 2군에서는 선발로 기회를 받았다.
첫 4경기는 들쑥날쑥했다. 3월26일 NC전 구원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노히터 피칭을 펼쳤지만 4월5일 삼성전에서는 4이닝 동안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1사구 1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11일 두산전 선발 등판에서는 5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더니 18일 KT전은 또 4⅓이닝 6피안타 4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다 약 한 달여 간의 재조정을 거치고 돌아온 김진욱은 5월부터 꾸준하게 공을 뿌리고 있다. 140km 중후반의 강속구를 던지며 파워풀하고 와일드했던 김진욱이 아닌, 부드럽고 편안한 피칭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지난 9일 KT전 4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의 노히터 역투를 펼쳤고 14일 NC전에서는 5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무4사구 피칭이었다. 투구수도 81개까지 끌어 올렸다. 그리고 19일 한화전 5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최근 3경기에서 14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볼넷은 단 1개 뿐이다. 최근 2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볼넷이 없었다.
홍민기, 이민석 등 유망주들에게 돌아가면서 5선발 기회를 줬던 김태형 감독은 김진욱에게 다시 눈길을 돌렸다. 4월 말, “내 머릿속에 믿음이 아직 없는 것 같다”라며 김진욱을 평가했던 김태형 감독이었지만 김진욱은 2군에서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제 김진욱이 1군에서 증명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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