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볼볼볼볼볼볼볼…제구난조가 극심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벤치는 파이어볼러 1차지명 영건 신영우(20)를 마운드에 끝까지 내버려 뒀다.
NC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6-10으로 완패를 당했다. 3연패에 빠지면서 5위까지 내려앉았다.
외국인 투수 다니엘 카스타노의 왼쪽 팔꿈치 근피로 증세로 대체선발로 낙점된 이용준이 시즌 두 번째로 선발 등판에 나섰다. 이용준은 지난 19일 창원 KIA전에서 시즌 첫 등판에 나섰고 5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15일 부상자명단에 소급 적용된 카스타노는 이날 복귀가 가능했지만 이용준이 한 번 더 기회를 받았다. 카스타노는 26일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용준이 다시 한 번 지난 KIA전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기대는 1이닝 만에 무너졌다. 이용준은 1회 선두타자 홍창기를 1루수 데이비슨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이후 3타자를 범타 처리하면서 풀어갔다. 하지만 2회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준 뒤 문보경에게 중전안타,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구본혁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1-1 동점을 허용했고 허도환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홍창기에게도 중전 적시타를 내주며 5실점 했다.
이용준이 2회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2회부터 사실상 필승조가 조기에 가동되어야 했다. 2회부터 김재열이 2이닝, 4회 한재승이 1이닝을 소화했다. LG가 달아나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5회 임정호가 박동원에게 스리런 홈런을 얻어 맞으면서 격차가 2-8까지 벌어졌다. 이후 NC는 2년차 파이어볼러 신영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신영우는 롱릴리프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었다. 전날(24일) 대체 선발 이준호가 2이닝 5실점으로 강판됐고 롱릴리프 최성영이 4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당장 25일 경기 등판이 불가능했다. 이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신영우가 다시 콜업된 것. 강인권 감독도 이날 신영우에게서 확인할 모습이 있다고 말했다.
5회 첫 타자 문보경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보냈다. 이후 오지환에게도 볼 3개를 먼저 던졌다. 그리고 4구째 1루수 직선타로 처리하면서 1루 주자 문보경까지 처리했다. 이때 최고구속은 155km까지 찍었다.
이후 신영우는 영점 잡는데 애를 먹었다. 6회 선두타자 구본혁에게 볼넷을 내줬다. 허도환을 희생번트로 잡아냈지만 다시 홍창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문성주에게도 다시 볼넷을 내주면서 만루 위기에 몰렸다. 박해민에게도 2볼을 먼저 던졌고 2볼 2스트라이크에서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 오스틴은 2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처리했다. 하지만 박동원 타석 때 폭투를 범했고 볼넷까지 허용하며 다시 2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문보경은 2루수 땅볼로 요리하면서 겨우 7회를 넘겼다.
볼넷과 폭투가 난무하는 상황. 하지만 강인권 감독은 신영우를 그대로 뒀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7회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이전 이닝들과 달리 안정을 찾았다. 구본혁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고 허도환을 상대로 2루수 뜬공을 유도했다. 홍창기를 상대로는 2스트라이크를 선점한 뒤 3구째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점점 나아졌고 8회까지 책임졌다.
8회 선두타자 문성주를 상대로도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고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박해민에게는 2스트라이크에서 승부를 이어가다 우전 안타를 맞았다. 오스틴에게는 다시 스트레이트 볼넷. 하지만 1사 1,2루에서 박동원을 3루수 병살타로 요리하면서 8회까지 마무리 지었다.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이었고 마무리 이용찬까지 없는 상황. 김재열과 한재승은 이용준의 조기 강판 때문에 일찌감치 소진했다. 류진욱 김영규의 필승조를 비롯해 다른 투수들까지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신영우가 최대한 경기를 책임져 주기를 바랐다.
신영우는 2점만 내주고 경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벤치의 의중을 어느정도 이행했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이날 3⅔이닝 동안 무려 7개의 볼넷을 내보냈고 69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27개에 불과했고 볼이 42개에 달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39%에 불과했다.
볼넷이 너무 많았고 영점이 전혀 잡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벤치는 신영우를 내버려뒀다. 불펜진을 아끼는 것 외에 어떤 목적이 있었을까. 어떻게든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것일까. NC는 완패를 당하고 5위로 내려앉는 과정에서 신영우의 무엇을 확인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