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36)가 미·일 통산 200승을 달성한 바로 다음 등판에서 크게 무너졌다.
다르빗슈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5⅔이닝 9피안타(4피홈런) 1볼넷 5탈삼진 7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167경기(1268⅓이닝) 93승 38패 평균자책점 1.99, 메이저리그 통산 276경기(1677⅔이닝) 107승 87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중인 다르빗슈는 지난 20일 애틀랜타전에서 7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내며 미·일 통산 200승 고지에 올랐다. 노모 히데오(메이저리그 123승-일본프로야구 78승)와 구로다 히로키(메이저리그 79승-일본프로야구 124승)에 이어서 역대 3번째 미·일 통산 200승 대기록이다.
하지만 대업을 달성한 바로 다음 등판에서 다르빗슈는 25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마감하고 말았다. 1회초 경기 시작과 함께 선두타자 앤서니 볼피에게 3루타를 맞았고 애런 저지에게 1타점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선취점을 내준 것이다. 다르빗슈의 부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3회 후안 소토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했고 저지에게 백투백홈런까지 얻어맞았다. 이어서 알렉스 버두고를 안타로 내보냈고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 투런홈런을 맞으면서 3회에만 5실점을 기록했다. 4회에는 선두타자 글레이버 토레스에게 솔로홈런을 맞아 이날 경기 4번째 홈런을 허용했다.
4피홈런으로 무너진 다르빗슈는 시즌 평균자책점이 2.08에서 3.04으로 치솟았다. 일본매체 주니치 스포츠는 "다르빗슈는 지난 등판에서 사상 3번째 미·일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날 등판에서는 시즌 최다인 7실점을 내주며 2패째를 당했다. 또한 개인 통산 최다 타이기록인 4피홈런을 기록하며 양키스 타선에 무너졌다"라며 다르빗슈의 부진을 아쉬워했다.
다르빗슈는 투구수 81구를 기록했다. 슬라이더(23구), 싱커(21구), 포심(16구), 스플리터(8구), 너클커브(7구), 커터(3구), 커브(2구), 스위퍼(1구)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지만 양키스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96.2마일(154.8km)에 달했지만 양키스 타자들에게 공략당했다.
"처음에는 나쁘지 않았다"라고 말한 다르빗슈는 "소토의 홈런을 다시 봐도 내가 보기에는 나쁜 공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거기서부터 약간 투구 메커니즘이 무너졌다. 공을 보기 쉬워져 대부분의 구종을 강한 타구로 공략당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스탠튼에게 초구 커브를 던졌다가 홈런을 맞은 장면을 되돌아보며 "초구 커브가 홈런을 맞는 일은 없다. 가장 확실하게 홈런을 맞지 않을 공이 느린 커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던졌지만 홈런을 맞고 말았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상대 타자들에게 투구 버릇 등이 간파당한 것인지 묻는 질문에 다르빗슈는 "상대팀에 물어보지 않는한 알 수 없겠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지금까지의 커리어,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 내가 하드히트를 허용하고 있는 경기에서는 대체로 같은 문제가 있다. 몸이 빨리 열리고 공을 보기 쉬워지는 투구폼의 문제다"라고 분석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