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KIA 타이거즈와 양현종(36)을 보며 성장한 초등학교 3학년 소년이 역대 최강 전력으로 불리는 명문 고교 원투펀치의 일원이 됐다. 2024년 덕수고 전국대회 2연패 주역으로 꼽힌 우완 김태형(18)이 그 주인공이다.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덕수고는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대구상원고를 4-0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선발 싸움에서 앞섰다. 덕수고는 좌완 에이스 정현우 대신 우완 김태형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김태형은 1번부터 4번까지 올해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에 든다는 대구상원고 타선을 상대로 4이닝 4피안타 3사사구(1볼넷 2몸에 맞는 볼) 3탈삼진으로 무실점 피칭을 했다. 시속 140㎞ 중후반의 빠른 공과 각이 좋은 커브와 스플리터로 땅볼 타구를 양산했다. 한 KBO 스카우트로부터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원이 프로에서 유격수가 가능하다고 평가받은 덕수고 내야진은 안정적인 수비로 김태형을 지원했다. 덕분에 에이스 정현우는 팀이 2-0으로 앞선 5회 초부터 등판해 부담 없이 위력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
우승 후 정윤진 덕수고 감독도 김태형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다소 적은 67개의 공만 던지고 5회 초 정현우와 교체됐는데 이 점을 두고 정 감독도 미안해 할 정도의 피칭이었다. 정 감독은 "정현우, 김태형 원투펀치가 주는 힘을 무시하지 못한다. 투수 둘이 확실하니 경기 운영도 편하다"며 "사실 오늘 (김)태형이를 4회와 5회 중 언제 내릴까 고민했는데 5회 나오는 상대의 1~3번이 좌타자이기 때문에 한 타임 빠르게 교체했다"고 말했다. 함께 영봉승을 합작한 정현우 역시 "(김)태형이가 있으니까 나도 마음 놓고 던진다. 내가 없으면 태형이가 승리하고, 아니면 내가 이기면 된다. 이래서 팀에 (확실한 선발) 2명이 있는 게 좋은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김태형은 이번 대회 4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68, 13⅓이닝 4사사구 11탈삼진으로 수훈상을 받으면서 지난 대회 결승전에 나가지 못한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버렸다. 김태형은 올해 첫 전국대회인 이마트배에서는 정현우와 함께 결승전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김태형이 없었다면 덕수고의 결승 진출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는 지난 이마트배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 14⅔이닝 27탈삼진 1실점(0자책)으로 압도적인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경기 후 만난 김태형은 "우승이 도움이 돼 기쁘다. 결승전이어서 조금 더 던지고 싶었는데 내가 많이 흔들리는 바람에 일찍 내려왔다. 그래도 뒤에 (정)현우가 잘 막아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 (5회 교체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어서 더 던지고 싶었는데 현우가 워낙 잘 던지다 보니 현우를 믿고 '알겠다' 하고 내려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첫 대회 우승했다고 지난해처럼 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 우승하고 나서도 계속 훈련을 열심히 하면서 애들끼리도 초심 놓지 않고 했던 것이 황금사자기를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 같다. 남은 대회에서도 최대한 이길 수 있을 만큼 계속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남 화순초-화순중 졸업 후 덕수고로 전학 온 김태형은 키 186㎝, 몸무게 91㎏의 큰 체구로 최고 시속 152㎞(비공식, 공식 대회는 151㎞)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투수다. 두 개의 슬라이더와 커브 그리고 스플리터를 안정적으로 구사해 올해 KBO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상위권 지명이 예상된다.
지난해 주말리그에서 청원고를 상대로 9이닝 노히트노런으로 화제가 됐고, 정현우와 함께 역대 최강으로 불리는 덕수고를 이끌고 있다. 올해 덕수고는 전국대회 16회 우승의 명장 정 감독조차 "2013년(전국대회 우승 3회)에도 좋은 멤버가 있었는데 그 친구들보다 더 강한 것 같다"고 극찬할 정도로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신인드래프트 지명을 앞둔 올해도 시작이 좋다. 올해 김태형은 12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47, 38이닝 10사사구 52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66으로 고교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김태형은 "내 장점은 마운드에서 많이 긴장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내 공을 던진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다"며 "롤모델도 KT 위즈의 박영현 선수다. 박영현 선수가 위기 상황에 올라가도 자신감 있게 직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프로에 가면 선발 투수를 해보고 싶지만, 뭐든지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KIA와 양현종을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소년이 어느덧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끝까지 방심할 생각이 없다. 김태형은 "KIA 야구를 보다가 멋있어서 동네 야구부터 시작했다. 양현종 선수를 제일 좋아했다"며 "올해 제일 큰 목표는 다치지 않고 청소년 대표팀에 뽑히는 것이다. 구속도 지금보다 조금 더 끌어올려서 155까진 던져보고 싶고 전국대회 우승을 하나 더 해보고 싶다.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최대한 높은 순번에 뽑혀 1라운드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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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김태형이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수훈상을 받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덕수고는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대구상원고를 4-0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선발 싸움에서 앞섰다. 덕수고는 좌완 에이스 정현우 대신 우완 김태형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김태형은 1번부터 4번까지 올해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에 든다는 대구상원고 타선을 상대로 4이닝 4피안타 3사사구(1볼넷 2몸에 맞는 볼) 3탈삼진으로 무실점 피칭을 했다. 시속 140㎞ 중후반의 빠른 공과 각이 좋은 커브와 스플리터로 땅볼 타구를 양산했다. 한 KBO 스카우트로부터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원이 프로에서 유격수가 가능하다고 평가받은 덕수고 내야진은 안정적인 수비로 김태형을 지원했다. 덕분에 에이스 정현우는 팀이 2-0으로 앞선 5회 초부터 등판해 부담 없이 위력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
우승 후 정윤진 덕수고 감독도 김태형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다소 적은 67개의 공만 던지고 5회 초 정현우와 교체됐는데 이 점을 두고 정 감독도 미안해 할 정도의 피칭이었다. 정 감독은 "정현우, 김태형 원투펀치가 주는 힘을 무시하지 못한다. 투수 둘이 확실하니 경기 운영도 편하다"며 "사실 오늘 (김)태형이를 4회와 5회 중 언제 내릴까 고민했는데 5회 나오는 상대의 1~3번이 좌타자이기 때문에 한 타임 빠르게 교체했다"고 말했다. 함께 영봉승을 합작한 정현우 역시 "(김)태형이가 있으니까 나도 마음 놓고 던진다. 내가 없으면 태형이가 승리하고, 아니면 내가 이기면 된다. 이래서 팀에 (확실한 선발) 2명이 있는 게 좋은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김태형은 이번 대회 4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68, 13⅓이닝 4사사구 11탈삼진으로 수훈상을 받으면서 지난 대회 결승전에 나가지 못한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버렸다. 김태형은 올해 첫 전국대회인 이마트배에서는 정현우와 함께 결승전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김태형이 없었다면 덕수고의 결승 진출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는 지난 이마트배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 14⅔이닝 27탈삼진 1실점(0자책)으로 압도적인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덕수고 김태형이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대구상원고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
경기 후 만난 김태형은 "우승이 도움이 돼 기쁘다. 결승전이어서 조금 더 던지고 싶었는데 내가 많이 흔들리는 바람에 일찍 내려왔다. 그래도 뒤에 (정)현우가 잘 막아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 (5회 교체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어서 더 던지고 싶었는데 현우가 워낙 잘 던지다 보니 현우를 믿고 '알겠다' 하고 내려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첫 대회 우승했다고 지난해처럼 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 우승하고 나서도 계속 훈련을 열심히 하면서 애들끼리도 초심 놓지 않고 했던 것이 황금사자기를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 같다. 남은 대회에서도 최대한 이길 수 있을 만큼 계속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남 화순초-화순중 졸업 후 덕수고로 전학 온 김태형은 키 186㎝, 몸무게 91㎏의 큰 체구로 최고 시속 152㎞(비공식, 공식 대회는 151㎞)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투수다. 두 개의 슬라이더와 커브 그리고 스플리터를 안정적으로 구사해 올해 KBO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상위권 지명이 예상된다.
지난해 주말리그에서 청원고를 상대로 9이닝 노히트노런으로 화제가 됐고, 정현우와 함께 역대 최강으로 불리는 덕수고를 이끌고 있다. 올해 덕수고는 전국대회 16회 우승의 명장 정 감독조차 "2013년(전국대회 우승 3회)에도 좋은 멤버가 있었는데 그 친구들보다 더 강한 것 같다"고 극찬할 정도로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신인드래프트 지명을 앞둔 올해도 시작이 좋다. 올해 김태형은 12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47, 38이닝 10사사구 52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66으로 고교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김태형은 "내 장점은 마운드에서 많이 긴장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내 공을 던진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다"며 "롤모델도 KT 위즈의 박영현 선수다. 박영현 선수가 위기 상황에 올라가도 자신감 있게 직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프로에 가면 선발 투수를 해보고 싶지만, 뭐든지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KIA와 양현종을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소년이 어느덧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끝까지 방심할 생각이 없다. 김태형은 "KIA 야구를 보다가 멋있어서 동네 야구부터 시작했다. 양현종 선수를 제일 좋아했다"며 "올해 제일 큰 목표는 다치지 않고 청소년 대표팀에 뽑히는 것이다. 구속도 지금보다 조금 더 끌어올려서 155까진 던져보고 싶고 전국대회 우승을 하나 더 해보고 싶다.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최대한 높은 순번에 뽑혀 1라운드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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