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쾅, 쾅'
'1할대 타율' 핵심 타자 이승엽은 준결승과 결승에서 연속 경기 홈런을 날렸고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뤘다.
김경문(66) 감독을 대표하는 커리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이승엽은 준결승 한일전을 치른 뒤 펑펑 울었다. 자신을 믿어준 김경문 감독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14시즌 동안 감독을 지낸 김경문 감독을 대표하는 '믿음의 야구'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다. 김경문 감독은 자신이 찍은 선수에겐 끝없는 신뢰를 보이며 답답할 만큼 출전 기회를 보장할 정도로 믿음을 보인다.
그런 김경문 감독이 한화 이글스의 새 사령탑에 오를 예정이다. 면접을 거쳐 사실상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 야구계의 중론이다. 이르면 2일 삼성 라이온즈와 원경경기 종료 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와 김경문 감독의 조합이 새롭다. '믿음'으로 대표되는 김경문 감독과 달리 한화의 사령탑에 대한 이미지는 '불신'에 가깝기 때문이다.
1999년 유일한 우승을 차지한 한화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을야구에 단 한 차례 진출했다. 이 사이 무려 7명의 감독이 물러났다.
KBO 감독 최다승 순위에 올라 있는 지도자들도 맥을 추지 못했다. 1위 김응용(1554승), 2위 김성근(1388승)도 가을야구 한 번 경험하지 못하고 짐을 쌌다. 특히나 '야신' 김성근 감독을 시작으로 이 기간 유일하게 한화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한용덕 감독, 리빌딩을 도맡았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 이어 지난 시즌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최원호 감독까지 4연속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옷을 벗었다.
특히나 최원호 감독은 지난해 5월 감독으로 부임해 지난달 26일 사임했는데 정상적으로 한 시즌을 온전히 치러보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 된다. 김 감독의 임무는 단 하나. 팀을 가을야구로 이끄는 것이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리빌딩을 선언했고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지만 계약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초반 성적이 나지 않자 수베로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지휘봉을 잡은 최원호 감독은 탈꼴찌를 이끌었고 올 시즌을 제대로 준비해보려 했지만 시즌 개막 후 2개월 여만에 사퇴 압박 속에 스스로 물러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출정식에서 '리빌딩은 끝났다(Rebuilding is over)'라는 메시지와 함께 '윈나우'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문동주와 노시환이 각각 신인왕과 타격 2관왕으로 우뚝 서며 비약적인 성장을 보였고 신인 전체 1순위 김서현과 황준서를 2년 연속 선발했다. 확실한 새싹들을 갖춘 가운데 지난해 채은성, 올 시즌을 앞두고 안치홍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고 류현진이 미국 생활을 마치고 복귀하며 야구계에서도 한화가 충분히 가을야구에 나설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위권을 전전하자 비판이 잇따랐고 최원호 감독이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크나 큰 부담을 안고 있던 김경문 감독은 적임자다. 14시즌 동안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를 이끌며 통산 896승(774패 30무)으로 역대 사령탑 승수 6위에 올라 있다.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건 14시즌 중 무려 10차례에 달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KBO리그에서 우승이 없다는 점. 그러나 한화가 당장 우승을 노릴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안정적으로 시즌을 이끌며 꾸준히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김경문 감독만큼 현재 한화에 적합한 감독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다만 두산, NC와는 상황이 분명히 다르다는 점은 우려가 된다. 두산은 '화수분 야구'라고 불릴 정도로 선수층이 탄탄했다. 선수들의 줄 이탈에도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선수들이 튀어나오곤 했다. NC 또한 신생팀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며 좋은 자원들을 확보하며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시절 애제자인 선수들 등 확실한 선수 보강과 NC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었다.
김응용, 김성근 감독도 이전 팀에선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했지만 한화에선 달랐다는 점에서 김경문 감독이 한화의 믿음 속에 계약 기간을 마칠 수 있을지 관건이다. 4연속 시즌 도중 감독이 교체된 가운데 3년으로 예상되는 계약기간을 모두 마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과가 뒷받침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선수 기용과 관련해서는 끝없는 믿음을 보이는 김경문 감독. 감독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이지 않는 한화와 어떤 케미스트리를 보일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진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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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사진=뉴스1 |
'1할대 타율' 핵심 타자 이승엽은 준결승과 결승에서 연속 경기 홈런을 날렸고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뤘다.
김경문(66) 감독을 대표하는 커리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이승엽은 준결승 한일전을 치른 뒤 펑펑 울었다. 자신을 믿어준 김경문 감독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14시즌 동안 감독을 지낸 김경문 감독을 대표하는 '믿음의 야구'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다. 김경문 감독은 자신이 찍은 선수에겐 끝없는 신뢰를 보이며 답답할 만큼 출전 기회를 보장할 정도로 믿음을 보인다.
그런 김경문 감독이 한화 이글스의 새 사령탑에 오를 예정이다. 면접을 거쳐 사실상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 야구계의 중론이다. 이르면 2일 삼성 라이온즈와 원경경기 종료 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와 김경문 감독의 조합이 새롭다. '믿음'으로 대표되는 김경문 감독과 달리 한화의 사령탑에 대한 이미지는 '불신'에 가깝기 때문이다.
1999년 유일한 우승을 차지한 한화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을야구에 단 한 차례 진출했다. 이 사이 무려 7명의 감독이 물러났다.
김경문 감독. /사진=뉴스1 |
특히나 최원호 감독은 지난해 5월 감독으로 부임해 지난달 26일 사임했는데 정상적으로 한 시즌을 온전히 치러보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 된다. 김 감독의 임무는 단 하나. 팀을 가을야구로 이끄는 것이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리빌딩을 선언했고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지만 계약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초반 성적이 나지 않자 수베로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지휘봉을 잡은 최원호 감독은 탈꼴찌를 이끌었고 올 시즌을 제대로 준비해보려 했지만 시즌 개막 후 2개월 여만에 사퇴 압박 속에 스스로 물러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출정식에서 '리빌딩은 끝났다(Rebuilding is over)'라는 메시지와 함께 '윈나우'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문동주와 노시환이 각각 신인왕과 타격 2관왕으로 우뚝 서며 비약적인 성장을 보였고 신인 전체 1순위 김서현과 황준서를 2년 연속 선발했다. 확실한 새싹들을 갖춘 가운데 지난해 채은성, 올 시즌을 앞두고 안치홍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고 류현진이 미국 생활을 마치고 복귀하며 야구계에서도 한화가 충분히 가을야구에 나설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화 이글스 선수단. |
한 가지 아쉬운 점은 KBO리그에서 우승이 없다는 점. 그러나 한화가 당장 우승을 노릴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안정적으로 시즌을 이끌며 꾸준히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김경문 감독만큼 현재 한화에 적합한 감독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다만 두산, NC와는 상황이 분명히 다르다는 점은 우려가 된다. 두산은 '화수분 야구'라고 불릴 정도로 선수층이 탄탄했다. 선수들의 줄 이탈에도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선수들이 튀어나오곤 했다. NC 또한 신생팀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며 좋은 자원들을 확보하며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시절 애제자인 선수들 등 확실한 선수 보강과 NC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었다.
김응용, 김성근 감독도 이전 팀에선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했지만 한화에선 달랐다는 점에서 김경문 감독이 한화의 믿음 속에 계약 기간을 마칠 수 있을지 관건이다. 4연속 시즌 도중 감독이 교체된 가운데 3년으로 예상되는 계약기간을 모두 마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과가 뒷받침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선수 기용과 관련해서는 끝없는 믿음을 보이는 김경문 감독. 감독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이지 않는 한화와 어떤 케미스트리를 보일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진다.
NC 다이노스를 이끌던 김경문 감독. /사진=뉴스1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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