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의 14대 사령탑은 전 야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김경문(66) 감독이었다. 많은 후보군이 있었지만 한화의 선택은 모두의 예상 그대로였다.
한화 이글스는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종료 후 보도자료를 통해 김경문 감독 선임 소식을 전했다. 계약규모는 3년간 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 등 총 20억원이다.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김경문 감독이 팀을 성장시키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게 한화 구단의 공식 입장이다. 전임 최원호 감독의 사임으로 생긴 공석을 메우고 가을야구라는 확실한 목표를 위해 KBO리그에서 14시즌 동안 팀을 이끌며 896승, 가을야구 10차례 진출을 경험한 김경문 감독만큼 적절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 '리빌딩은 끝났다' 공언, 가을야구-우승도 꿈은 아닌 것 같던 시즌 초반 1999년 유일한 우승을 거뒀던 한화는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가을야구를 단 한 차례 경험했다. '만년 꼴찌'라는 오명 속 팬들은 '보살'이라는 웃지 못할 별칭을 얻었다. 하위권을 전전하는 팀을 보면서도 '이글스라 행복합니다'라고 외치며 변함 없는 응원을 보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시도를 다 해봤지만 한화는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KBO 감독 최다승에 빛나는 김응용(1554승), '야신'이라 불리는 역대 2위 김성근(1388승) 감독 등이 지휘봉을 잡고도 우승은커녕 가을야구도 경험하지 못했다. 그만큼 선수층이 얇았고 쉽게 반등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한화는 체질 개선을 위해 리빌딩을 공언했고 메이저리그에서 유망주 육성으로 정평이 나 있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2021시즌을 앞두고 사령탑에 앉혔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러나 계약 마지막 해 돌연 방향을 틀었다. 팀의 부진이 이어지자 한화는 지난해 5월 11일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고 퓨처스 사령탑이던 최원호 감독과 3년 계약을 맺었다. 감독 경험이 없는 최 감독이었지만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리빌딩 뿐만이 아니었다. 문동주와 노시환, 김서현, 문현빈 등의 성장을 이끌면서도 최소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경쟁할 수 있는 성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 속에 감독직에 올랐다.
다행스럽게도 첫 시즌 8연승을 달렸고 문동주를 신인왕, 노시환을 홈런왕 등 타격 2관왕 등으로 성장시키며 탈꼴찌에서도 탈출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윈나우'를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스토브리그에서 적극적인 행보로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을 4+2년 72억원에 데려왔고 외야수 김강민을 2차 드래프트로, SSG 랜더스에서 방출된 포수 이재원을 데려왔다. 선수단 사이에서도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고 지난 2월 메이저리그에서 11시즌 동안 뛰며 78승을 거둔 류현진이 미국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으로 복귀하며 그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류현진과 문동주,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 등이 이룰 선발진은 리그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많은 사령탑들이 한화를 5강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출정식에서 '리빌딩은 끝났다(Rebuilding is over)'는 메시지와 함께 선수단에 구단이 생각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했다.
시즌 초반엔 7연승을 달리며 10년 만에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등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는 폭발력을 보였고 신인 전체 1순위 투수 황준서도 빼어난 피칭을 보이며 더할 나위 없는 흐름을 이어갔다.
◆ '총체적난국' 믿었던 선수들의 배신, 운영 미숙한 2년차 감독... 결국 감독-사장 동반 사임 그러나 4월 들어 연패가 이어졌다. 마운드에선 류현진의 적응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졌고 시즌 전 최 감독으로부터 "가장 공이 좋다"는 평가를 들었던 김민우가 3경기만 던지고 부상으로 이탈했다. 산체스와 페냐가 나란히 부상을 입었다. 믿었던 문동주와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보이던 황준서까지 연달아 부침에 빠졌다. 시속 16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뿌리던 김서현은 급감한 구속과 함께 1군에서 얼굴을 보기도 힘들어졌다.
타격왕 노시환은 작년과 같은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지난해 FA로 6년 90억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고 주장 완장까지 찬 채은성은 긴 부진에 허덕이다가 2군까지 다녀왔다. 새 얼굴 안치홍도 기대를 밑돌았다. 같은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7연승 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뜩이나 선수들의 동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스프링캠프부터 처음으로 시즌을 준비한 2년차 최원호 감독에겐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투수 교체나 작전 지시 등 운영 면에서도 부족함이 드러났다.
결국 4월 연이은 부진에 부담감을 느꼈고 지난달 23일 최하위까지 내려서자 구단에 사퇴 의사를 나타냈다. 박찬혁 대표이사 또한 현장과 함께 책임을 진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달 29일 아쿠아플라넷 대표인 박종태 대표이사를 내정한 한화는 이어 지난 31일 박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식을 가졌다. 당초 다음주로 예정돼 있던 취임식이었으나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내기 위함이었다.
방출한 페냐를 대신할 외국인 투수도 찾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22승을 거둔 하이메 바리아. 이젠 새 감독만 찾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가운데 김경문 감독이 물망에 올랐다. 한화 측에서도 "후보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선임까지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김경문 감독의 선임을 예상케하는 많은 근거들이 쏟아져 나왔고 한화는 휴식일을 맞기 하루 전 경기 종료와 동시에 김경문 감독의 선임을 알렸다.
◆ 왜 김경문인가? 한화가 찾던 이상적 사령탑 될까 한화는 감독 발표 보도자료와 함께 김경문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전했다. 구단 측은 " 현재 어수선한 선수단을 수습하고 구단이 목표한 바를 이뤄줄 최적의 역량을 보유하신 분이라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을 시작으로, 한용덕, 수베로, 최원호 감독까지 4연속 임기 도중 경질이 됐다. 심지어 수베로 감독 경질 후 최원호 감독의 사임까지 시간은 불과 1년 가량이었다. 복잡한 상황에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선수단일 수밖에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를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난 한화 팬들은 "팀에 대해서 잘 파악할 수 있는 열정적인 감독이었으면 좋겠다", "지금 상황에선 선수단을 하나로 장악하고 팬들 앞에 결과로 보여줄 수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구단 측에서도 이러한 요소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고 선수단 장악 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던 김경문 감독을 택했다.
'구단의 목표'를 이뤄줄 최적의 역량을 갖췄다고도 전했는데 한화는 "감독 선임의 목표도 분명하다"며 "최근 상승세로 중위권과 큰 차이가 없고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감독님도 구단의 목표인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는 57경기에서 24승 32패 1무로 8위에 처져있지만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SSG)와 승차는 아직 4.5경기에 불과하다. 6월 이후 상승세를 탄다면 가을야구 그 이상까지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위치다.
김경문 감독은 팀을 가을야구권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을 14시즌 동안 KBO리그 팀들을 이끌며 입증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OB베어스(현 두산베어스) 포수로 활약한 뒤 1994년 삼성라이온즈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03년 시즌 종료 후 두산베어스 감독으로 선임돼 감독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김경문 감독은 2011년까지 8시즌을 보내며 6차례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그중 3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9전 전승으로 올림픽 야구 종목 최초 금메달을 획득했고 2011년부터는 NC다이노스 초대 감독으로 선임, 1군 진입 2013시즌부터 2018시즌 중반까지 6시즌 중 정규리그 준우승 2회 등 총 4차례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 이글스의 감독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며 "한화이글스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많고, 최근에는 베테랑들이 더해져 팀 전력이 더욱 단단해졌다. 코치님들,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팬들께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감독 선임 소감을 전했다.
KBO리그 감독으로서 우승을 못했다는 게 '옥에 티'지만 '만년 꼴찌'라 불렸던 한화가 당장 우승을 논할 상황은 아니기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특히나 신생팀 NC를 이끌고 빠르게 전력을 안정화시키고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며 가을야구 단골팀으로 이끈 것은 한화에 큰 참고가 됐을 수 있다.
단독 후보는 아니었음을 명확히 했다. 구단 측은 "우리 구단 주요 인사는 특정 단독 후보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다. 통상 3~5명의 후보리스트를 추리게 된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역량 있고 영입 가능한 여러 후보가 대상자로 올랐다. 허나 신임감독이 선임된 만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일명 '김경문 사단이 꾸려질까. 한화 구단은 "사전 감독님과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일단 기존의 코칭스태프로 시작하실 것"이라며 "만약 시즌 중이라도 감독님께서 보강이 필요한 파트를 말씀하신다면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화 팬들 사이에서 최근 야구 대표팀을 이끌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 2018년 이후 KBO리그에서 감독직을 내려놓고 오랜 세월이 흘렀다는 점, 불펜 투수 중 특정 선수의 활용도가 과도하다는 등의 우려의 시선을 나타내기도 한다. 김경문 감독이 무거운 숙제를 짊어지고 부임 초반 증명의 시간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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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이 한화 사령탑에 올랐다. /사진=뉴스1 |
한화 이글스는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종료 후 보도자료를 통해 김경문 감독 선임 소식을 전했다. 계약규모는 3년간 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 등 총 20억원이다.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김경문 감독이 팀을 성장시키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게 한화 구단의 공식 입장이다. 전임 최원호 감독의 사임으로 생긴 공석을 메우고 가을야구라는 확실한 목표를 위해 KBO리그에서 14시즌 동안 팀을 이끌며 896승, 가을야구 10차례 진출을 경험한 김경문 감독만큼 적절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 '리빌딩은 끝났다' 공언, 가을야구-우승도 꿈은 아닌 것 같던 시즌 초반 1999년 유일한 우승을 거뒀던 한화는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가을야구를 단 한 차례 경험했다. '만년 꼴찌'라는 오명 속 팬들은 '보살'이라는 웃지 못할 별칭을 얻었다. 하위권을 전전하는 팀을 보면서도 '이글스라 행복합니다'라고 외치며 변함 없는 응원을 보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시도를 다 해봤지만 한화는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KBO 감독 최다승에 빛나는 김응용(1554승), '야신'이라 불리는 역대 2위 김성근(1388승) 감독 등이 지휘봉을 잡고도 우승은커녕 가을야구도 경험하지 못했다. 그만큼 선수층이 얇았고 쉽게 반등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한화는 체질 개선을 위해 리빌딩을 공언했고 메이저리그에서 유망주 육성으로 정평이 나 있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2021시즌을 앞두고 사령탑에 앉혔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지난 3월 29일 한화 홈 개막전에서 팬들에게 인사하는 최원호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한화가 출정식에서 띄운 '리빌딩은 끝났다'는 메시지.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다행스럽게도 첫 시즌 8연승을 달렸고 문동주를 신인왕, 노시환을 홈런왕 등 타격 2관왕 등으로 성장시키며 탈꼴찌에서도 탈출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윈나우'를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스토브리그에서 적극적인 행보로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을 4+2년 72억원에 데려왔고 외야수 김강민을 2차 드래프트로, SSG 랜더스에서 방출된 포수 이재원을 데려왔다. 선수단 사이에서도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고 지난 2월 메이저리그에서 11시즌 동안 뛰며 78승을 거둔 류현진이 미국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으로 복귀하며 그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류현진과 문동주,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 등이 이룰 선발진은 리그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많은 사령탑들이 한화를 5강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출정식에서 '리빌딩은 끝났다(Rebuilding is over)'는 메시지와 함께 선수단에 구단이 생각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했다.
시즌 초반엔 7연승을 달리며 10년 만에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등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는 폭발력을 보였고 신인 전체 1순위 투수 황준서도 빼어난 피칭을 보이며 더할 나위 없는 흐름을 이어갔다.
◆ '총체적난국' 믿었던 선수들의 배신, 운영 미숙한 2년차 감독... 결국 감독-사장 동반 사임 그러나 4월 들어 연패가 이어졌다. 마운드에선 류현진의 적응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졌고 시즌 전 최 감독으로부터 "가장 공이 좋다"는 평가를 들었던 김민우가 3경기만 던지고 부상으로 이탈했다. 산체스와 페냐가 나란히 부상을 입었다. 믿었던 문동주와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보이던 황준서까지 연달아 부침에 빠졌다. 시속 16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뿌리던 김서현은 급감한 구속과 함께 1군에서 얼굴을 보기도 힘들어졌다.
타격왕 노시환은 작년과 같은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지난해 FA로 6년 90억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고 주장 완장까지 찬 채은성은 긴 부진에 허덕이다가 2군까지 다녀왔다. 새 얼굴 안치홍도 기대를 밑돌았다. 같은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7연승 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즌 초반 부침을 겪던 류현진. |
부진에 빠져 있는 주장 채은성. |
결국 4월 연이은 부진에 부담감을 느꼈고 지난달 23일 최하위까지 내려서자 구단에 사퇴 의사를 나타냈다. 박찬혁 대표이사 또한 현장과 함께 책임을 진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달 29일 아쿠아플라넷 대표인 박종태 대표이사를 내정한 한화는 이어 지난 31일 박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식을 가졌다. 당초 다음주로 예정돼 있던 취임식이었으나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내기 위함이었다.
방출한 페냐를 대신할 외국인 투수도 찾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22승을 거둔 하이메 바리아. 이젠 새 감독만 찾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가운데 김경문 감독이 물망에 올랐다. 한화 측에서도 "후보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선임까지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김경문 감독의 선임을 예상케하는 많은 근거들이 쏟아져 나왔고 한화는 휴식일을 맞기 하루 전 경기 종료와 동시에 김경문 감독의 선임을 알렸다.
◆ 왜 김경문인가? 한화가 찾던 이상적 사령탑 될까 한화는 감독 발표 보도자료와 함께 김경문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전했다. 구단 측은 " 현재 어수선한 선수단을 수습하고 구단이 목표한 바를 이뤄줄 최적의 역량을 보유하신 분이라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을 시작으로, 한용덕, 수베로, 최원호 감독까지 4연속 임기 도중 경질이 됐다. 심지어 수베로 감독 경질 후 최원호 감독의 사임까지 시간은 불과 1년 가량이었다. 복잡한 상황에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선수단일 수밖에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를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난 한화 팬들은 "팀에 대해서 잘 파악할 수 있는 열정적인 감독이었으면 좋겠다", "지금 상황에선 선수단을 하나로 장악하고 팬들 앞에 결과로 보여줄 수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구단 측에서도 이러한 요소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고 선수단 장악 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던 김경문 감독을 택했다.
NC 시절 김경문 감독. /사진=뉴스1 |
한화는 57경기에서 24승 32패 1무로 8위에 처져있지만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SSG)와 승차는 아직 4.5경기에 불과하다. 6월 이후 상승세를 탄다면 가을야구 그 이상까지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위치다.
김경문 감독은 팀을 가을야구권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을 14시즌 동안 KBO리그 팀들을 이끌며 입증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OB베어스(현 두산베어스) 포수로 활약한 뒤 1994년 삼성라이온즈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03년 시즌 종료 후 두산베어스 감독으로 선임돼 감독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김경문 감독은 2011년까지 8시즌을 보내며 6차례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그중 3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9전 전승으로 올림픽 야구 종목 최초 금메달을 획득했고 2011년부터는 NC다이노스 초대 감독으로 선임, 1군 진입 2013시즌부터 2018시즌 중반까지 6시즌 중 정규리그 준우승 2회 등 총 4차례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 이글스의 감독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며 "한화이글스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많고, 최근에는 베테랑들이 더해져 팀 전력이 더욱 단단해졌다. 코치님들,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팬들께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감독 선임 소감을 전했다.
KBO리그 감독으로서 우승을 못했다는 게 '옥에 티'지만 '만년 꼴찌'라 불렸던 한화가 당장 우승을 논할 상황은 아니기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특히나 신생팀 NC를 이끌고 빠르게 전력을 안정화시키고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며 가을야구 단골팀으로 이끈 것은 한화에 큰 참고가 됐을 수 있다.
단독 후보는 아니었음을 명확히 했다. 구단 측은 "우리 구단 주요 인사는 특정 단독 후보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다. 통상 3~5명의 후보리스트를 추리게 된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역량 있고 영입 가능한 여러 후보가 대상자로 올랐다. 허나 신임감독이 선임된 만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일명 '김경문 사단이 꾸려질까. 한화 구단은 "사전 감독님과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일단 기존의 코칭스태프로 시작하실 것"이라며 "만약 시즌 중이라도 감독님께서 보강이 필요한 파트를 말씀하신다면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화 팬들 사이에서 최근 야구 대표팀을 이끌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 2018년 이후 KBO리그에서 감독직을 내려놓고 오랜 세월이 흘렀다는 점, 불펜 투수 중 특정 선수의 활용도가 과도하다는 등의 우려의 시선을 나타내기도 한다. 김경문 감독이 무거운 숙제를 짊어지고 부임 초반 증명의 시간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야구 대표팀을 이끌던 김경문 감독. /사진=뉴스1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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