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154→0.500' 최정 활약에 '8연패→4연승' SSG도 오락가락, 계속 되는 최정 랜더스
입력 : 2024.06.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SSG 최정이 2일 고척 키움전 3회 초 좌월 솔로포를 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최정이 2일 고척 키움전 3회 초 좌월 솔로포를 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괜히 최정 랜더스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에요."

언젠가 최정(37)의 KBO 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 달성을 앞두고 김광현(36·이상 SSG 랜더스)은 이렇게 말했다. 최정이 SSG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가지는 존재감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특히 타선에서 최정이 있고 없고는 SSG 팀 분위기를 바꾼다고 봤다. 김광현은 "정말 (최)정이 형이 없으면 힘들다. 야수들이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선수인데 정이 형이 예를 들어 부상으로 한 달 빠져 있거나, 슬럼프에 빠져 있으면 타선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클러치 상황에서도 정이 형이 나간다고 하면 SSG의 모든 선수가 집중한다. 그렇게 정이 형이 한 방을 치고 오면 분위기가 확 우리 쪽으로 넘어온다. 야구는 분위기 싸움인데 정이 형이 친 거랑 다른 선수가 친 건 무게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5월 막판 8연패 기간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6월 첫 두 경기에서 이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SSG는 5월 19일 고척 키움전부터 5월 29일 인천 LG전까지 8연패에 빠졌다. 해당 기간 SSG는 평균자책점 7.04(리그 10위), 팀 타율 0.255(리그 9위)로 투·타 모두 최하위를 맴돌았다.

무엇보다 장타와 득점권 타율이 최악이었다. 출루는 했으나(출루율 0.255·6위) 득점권 타율이 0.230(리그 9위)으로 최악이었고 홈런은 고작 하나에 불과했다. 해당 기간 NC와 한화가 각각 14개, 9번째로 많이 친 키움이 5개를 친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때 SSG에서 유일하게 홈런을 친 것이 최정이었다. 그와 동시에 레귤러 중 7경기 타율 0.154(26타수 4안타), 장타율 0.308로 부진한 선수 중 하나이기도 했다. 주로 3번 타자로 나서 해결해줘야 할 최정이 막히자 SSG 타선도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4번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같은 기간 8경기 타율 0.375(32타수 12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98로 펄펄 날았음에도 SSG가 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SSG 최정이 2일 고척 키움전 3회 초 좌월 솔로포를 치고 있다.
SSG 최정이 2일 고척 키움전 3회 초 좌월 솔로포를 치고 있다.

하지만 최정이 5월 30일 인천 LG전 멀티히트로 조금씩 감을 잡자, SSG 타선도 덩달아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 경기서 최정은 1회 초 1사 3루에서 우익수 희생플라이 1타점으로 모처럼 팀에 리드를 안겼고, 1-2로 뒤진 6회 초 최원태를 상대로 한 역전 투런포로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여기에 새로 합류한 새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 시라카와 케이쇼의 호투가 더해져 SSG는 다시 4연승을 내달렸다. 그 중심에는 또 최정이 있었다. 4연승 기간 타율 0.500(16타수 8안타) 4홈런 9타점, OPS 1.750으로 팀에서 가장 높은 타율과 OPS 그리고 많은 타점을 올리면서 SSG를 상승 궤도에 올렸다. 홈런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고척돔에서도 2경기 연속 홈런 포함 3개의 아치를 그리면서 6월의 최정과 SSG를 기대케 했다. 3일 고척 키움전 승리 후 SSG 이숭용 감독은 "3, 4, 5번 중심 타선에서 2홈런 6안타 5타점이 나왔다. 중심 타선의 힘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에레디아와 (최)정이의 홈런이 승리의 기운을 가지고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정의 활약에 팀 성적이 오락가락하는 건 한두 해 일이 아니다.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 SK는 '최정 와이번스'로 불렸다. 5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최정의 컨디션에 팀 성적은 크게 오고 갔다. 최정은 SSG 프랜차이즈 스타를 넘어 KBO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19시즌째 두 자릿수 홈런으로 KBO 리그 역대 최장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라이언 킹' 이승엽(48) 현 두산 감독을 넘어 역대 최다 홈런 선수가 됐다. 통산 475홈런 타자를 대체하거나 그 뒤를 잇는 선수가 쉽게 나올리는 없지만, 수년째 젊은 거포 혹은 해결사의 존재가 부재한 건 SSG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그때까지 최정 랜더스는 계속될 예정이다. 최정은 "연패 뒤에 원정 경기에서 연승으로 팀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뿌듯하다. 오늘 승리로 기분 좋게 한 주를 마무리 한 것 같다"며 "좋은 감각을 하루하루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지금의 이미지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도록 매 타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부상자들이 앞으로 돌아올 예정인데 팀이 좋은 성적을 내도록 같이 힘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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