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홍지수 기자] “한 번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은 게 인상적이었다.”
한국 럭비 국가대표팀은 2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4 아시아 럭비 챔피언십(Asia Rugby Championship, ARC)' 첫 경기에서 대한민국 15인제 럭비 국가대표팀이 말레이시아를 55-5로 꺾었다.
전반 6분 만에 이진규가 선취점을 따낸 후 고승재의 컨버전킥까지 성공하며 7-0으로 앞서갔다. 이어 이현제가 상대 라인 앞에서 동료들과 힘을 합쳐 몰(Maul, 공을 가진 선수가 붙잡혔을 때 동료들이 몸싸움을 해주는 상황)을 밀고 나간 끝에 트라이를 찍어 추가 득점을 올렸다. 이후 황정욱(전반 23분, 28분, 38분)을 필두로 한 파상공세를 펼치며 전반을 38-0으로 순조롭게 마쳤다.
후반 들어 김찬주(후반 4분)의 트라이로 점수 차를 43-0까지 벌렸다. 후반 8분 반격에 나선 말레이시아에 첫 실점을 내줬으나, 한국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정연식(후반 24분), 이진규(후반 30분)의 트라이와 고승재의 컨버전킥까지 연달아 성공시켜 최종 스코어 55-5로 완승을 거뒀다.
현장에서 경기를 살핀 관계자는 “정예 멤버가 아닌 선수들이 다수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주눅 들지 않았다. 주도권을 한 번도 내주지 않은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럭비 대표팀은 지난 4월 ‘2024 코리아 슈퍼럭비리그’에 출전한 현대글로비스, OK 읏맨 럭비단,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선수들로 구성된 총 25명의 선수들을 최종 엔트리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이어 관계자는 “전반 6분 만에 트라이(이진규), 컨버전킥(고승재) 성공으로 앞서 나간 이후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상대를 압박하다보니 말레이시아는 롱킥 외에는 하프라인을 넘기도 어려워했다”면서 “반면 우리 선수들은 몸싸움이나 몰(maul, 공을 가진 선수가 붙잡혔을 때 동료들이 몸싸움을 해주는 상황)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경합해주고 득점까지 쌓아나가면서 순조롭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명근 국가대표팀 헤드코치는 “5월 초부터 한 달여 간 합숙훈련을 진행하면서 포워드와 백스 간 커넥션을 강화해 속도감 있는 전진 플레이를 펼치는 데 훈련을 집중했고, 이번 경기에서 선수들이 약속한 대로 움직여주면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며 “남은 두 경기에서도 우리의 강점을 살린 전략으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주장 이진규(현대글로비스)는 “홈 경기장을 찾아준 국내 팬들의 함성에 힘입어 선수들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를 뛸 수 있었고, 경기장 안팎에서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기다리던 승리를 안겨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며 “매 경기가 성장의 기회라는 생각으로 전력을 다해 남은 경기에서 더욱 발전한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1주간의 재정비 시간을 갖고 어웨이 경기인 아랍에미리트(UAE)전과 홍콩전을 대비할 예정이다. UAE전은 오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00시 30분 두바이에서 열리며, 이어 오는 22일 오후 5시 30분 홍콩 풋볼 클럽(Hong Kong Football Club) 경기장에서 홍콩과 마지막 경기가 예정돼 있다.
아시아 럭비 챔피언십은 아시아권 국가 대항전 중 최상위 대회로, 지난 1969년 첫 개최된 이후 올해까지 56년째 대회 명맥을 이어왔다. 대한민국 럭비 국가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총 5차례(1982, 1986, 1988, 1990, 2002년)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앞서 지난해 열린 2023 아시아 럭비 챔피언십에선 홍콩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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