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수원=안호근 기자]
"저렇게까지 터질 줄은 몰랐죠."
트레이드 효과가 상당하다. KT 위즈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던 박병호(38)는 삼성 라이온즈 트레이드 후 타율 0.389(18타수 7안타) 3홈런 8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러나 KT로서도 마냥 배 아픈 것은 아니다. KT에 머물렀다면 그만큼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1루수 자리엔 리그 정상급 자원으로 도약한 문상철(33)이 있고 지명타자 자리는 강백호(25)가 거의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사령탑도 기대치 못했던 문상철 효과로 인해 사실상 박병호는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던 KT다.
문상철의 반등이 박병호의 트레이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12경기에 나서 타율 0.260 9홈런 4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2로 기대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던 그는 올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국민거포' 박병호의 자리를 빼앗았다.
3월 4경기에서 타율 0.625 2홈런을 날렸고 4월에도 타율 0.356, 5홈런 14타점의 불방망이를 뽐냈다. 기회가 줄어든 박병호의 불만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었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실력으로 증명하는 문상철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없었던 이강철 감독이다.
5월에도 변함없는 맹타를 휘두르던 문상철은 박병호가 트레이드 되고 오재일(38)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온 뒤 2차례 대타 카드로 활용되기도 했는데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선발로 나서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 맹타로 사령탑에 무력시위를 펼쳤다.
이적 후 13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쳤던 오재일도 2일 KIA전 후반 대타로 나서 짜릿한 홈런포를 날려 이강철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어떻게든지 하나를 치게 만들려고 상황을 보고 있었고 상대 투수와 스위 궤도 등이 맞지 않을까 해서 내보냈다"며 "홈런까지는 안 바랐다. 하나 쳐야지 대타를 나가더라도 편하게 나가는데 계속 막히면 스스로도 불안하지 않겠나. 그런데 홈런이 나와서 본인에게도 더 좋고 운영하는 저도 대타를 쓸 때 더 편하게 내보낼 수 있게 됐다. 이긴 것도 좋았는데 재일이 (홈런이) 나온 게 더 좋았다"고 설명했다.
오재일은 1루수 수비도 안정적인 선수다. 그러나 이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수비가 괜찮지만 상철이가 있다"며 "상철이도 많이 좋아졌다. 계속 나가다 보니까 다리도 움직여지고 굳이 안 바꿔도 될 상황들이 돼 대수비를 생각지 않는다. 가끔 (오)윤석이가 남아 있을 때는 (1루 수비가) 제일 괜찮은 모습을 보고 있어서 내보내는 편이긴 하다"고 설명했다.
두산 수석 코치 시절 오재일과 함께 했던 이 감독은 "(오재일에게) 장난으로 외야도 볼 수 있냐고 했다. 지금 계속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면서도 "쓰고는 싶은데 어디 자리가 안 나온다. 상철이가 못하길 기대할 수도 없다. 나도 상철이가 잘하길 바란다"고 고민을 밝혔다.
경기 운영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문상철이 맹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장타력을 갖춘 왼손 대타 카드가 있다는 것은 경기 후반을 풀어가기에 큰 힘이 된다. 이 감독은 "그런 면에서 충분히 잘 이해해 주고 있다. 또 (상황을) 알고 온 것이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운영하기가) 편하고 잘 된 것 같다. 본인도 좀 편안해한다"고 전했다.
박병호의 트레이드와 오재일을 좀처럼 활용할 수 없는 것 모두 문상철의 반등으로 인한 것이다. 이 감독은 "작년에도 좋았는데 올해도 스타트를 잘 끊은 것 같다. 병호가 안 좋았을 때 들어갔는데 같이 안 좋았다면 병호쪽으로 갔을 것이다. 그런데 빨리 자기 자리를 잡아버리고 여유가 생기면서 병호를 이겨버리는 결과가 나왔다"며 "여기는 어차피 자리 싸움이다. 누가 빨리 자리를 잡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제자의 성장에 흐뭇해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토록 급성장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이 감독은 "저렇게까지는 터질 줄은 몰랐다. 다른 팀들은 아쉬울 것이다. 작년에 내놨을 때 아무도 답이 없었다"며 "그런데 수비까지 좋아지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둘이 잘 공존하면 좋겠다. 어차피 풀타임은 분명히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힘들다"고 오재일과 문상철이 협심해 시너지를 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수원=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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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철. /사진=KT 위즈 제공 |
트레이드 효과가 상당하다. KT 위즈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던 박병호(38)는 삼성 라이온즈 트레이드 후 타율 0.389(18타수 7안타) 3홈런 8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러나 KT로서도 마냥 배 아픈 것은 아니다. KT에 머물렀다면 그만큼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1루수 자리엔 리그 정상급 자원으로 도약한 문상철(33)이 있고 지명타자 자리는 강백호(25)가 거의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사령탑도 기대치 못했던 문상철 효과로 인해 사실상 박병호는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던 KT다.
문상철의 반등이 박병호의 트레이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12경기에 나서 타율 0.260 9홈런 4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2로 기대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던 그는 올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국민거포' 박병호의 자리를 빼앗았다.
3월 4경기에서 타율 0.625 2홈런을 날렸고 4월에도 타율 0.356, 5홈런 14타점의 불방망이를 뽐냈다. 기회가 줄어든 박병호의 불만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었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실력으로 증명하는 문상철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없었던 이강철 감독이다.
5월에도 변함없는 맹타를 휘두르던 문상철은 박병호가 트레이드 되고 오재일(38)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온 뒤 2차례 대타 카드로 활용되기도 했는데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선발로 나서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 맹타로 사령탑에 무력시위를 펼쳤다.
이적 후 13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쳤던 오재일도 2일 KIA전 후반 대타로 나서 짜릿한 홈런포를 날려 이강철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어떻게든지 하나를 치게 만들려고 상황을 보고 있었고 상대 투수와 스위 궤도 등이 맞지 않을까 해서 내보냈다"며 "홈런까지는 안 바랐다. 하나 쳐야지 대타를 나가더라도 편하게 나가는데 계속 막히면 스스로도 불안하지 않겠나. 그런데 홈런이 나와서 본인에게도 더 좋고 운영하는 저도 대타를 쓸 때 더 편하게 내보낼 수 있게 됐다. 이긴 것도 좋았는데 재일이 (홈런이) 나온 게 더 좋았다"고 설명했다.
오재일. /사진=뉴스1 |
두산 수석 코치 시절 오재일과 함께 했던 이 감독은 "(오재일에게) 장난으로 외야도 볼 수 있냐고 했다. 지금 계속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면서도 "쓰고는 싶은데 어디 자리가 안 나온다. 상철이가 못하길 기대할 수도 없다. 나도 상철이가 잘하길 바란다"고 고민을 밝혔다.
경기 운영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문상철이 맹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장타력을 갖춘 왼손 대타 카드가 있다는 것은 경기 후반을 풀어가기에 큰 힘이 된다. 이 감독은 "그런 면에서 충분히 잘 이해해 주고 있다. 또 (상황을) 알고 온 것이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운영하기가) 편하고 잘 된 것 같다. 본인도 좀 편안해한다"고 전했다.
박병호의 트레이드와 오재일을 좀처럼 활용할 수 없는 것 모두 문상철의 반등으로 인한 것이다. 이 감독은 "작년에도 좋았는데 올해도 스타트를 잘 끊은 것 같다. 병호가 안 좋았을 때 들어갔는데 같이 안 좋았다면 병호쪽으로 갔을 것이다. 그런데 빨리 자기 자리를 잡아버리고 여유가 생기면서 병호를 이겨버리는 결과가 나왔다"며 "여기는 어차피 자리 싸움이다. 누가 빨리 자리를 잡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제자의 성장에 흐뭇해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토록 급성장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이 감독은 "저렇게까지는 터질 줄은 몰랐다. 다른 팀들은 아쉬울 것이다. 작년에 내놨을 때 아무도 답이 없었다"며 "그런데 수비까지 좋아지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둘이 잘 공존하면 좋겠다. 어차피 풀타임은 분명히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힘들다"고 오재일과 문상철이 협심해 시너지를 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문상철. |
수원=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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