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어느덧 입단 11년차.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하영민이 소박하지만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영민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2구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 역투로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4월 11일 이후 61일 만에 거둔 승리다. 팀의 5-2 승리 발판을 놓았다.
이날 하영민은 최고 146km의 포심 36개, 포크볼 27개, 슬라이더 13개, 커브 6개로 완급조절을 확실하게 해내며 롯데 타선을 무기력하게 잠재웠다.
1회 선두타자 황성빈을 1루수 땅볼로 정리했고 윤동희에게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고승민을 삼진, 레이예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회 선두타자 손호영을 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나승엽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이정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유강남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해 선제 실점했다. 하지만 2사 1루에서 박승욱을 삼진으로 처리해 2회를 정리했다.
이어진 3회초 타선이 3득점을 올리며 역전했다. 하영민은 안정을 찾아갔다. 3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4회에도 2사 후 나승엽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정훈을 다시 삼진으로 솎아냈다.
5회에는 1사 후 박승욱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황성빈을 좌익수 뜬공, 그리고 윤동희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황성빈과 윤동희의 타구 모두 잘 맞았지만 끝까지 뻗지 않고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행운도 따랐다.
이후 불펜진이 롯데 타선을 다시 한 번 삭제했고 타선도 7회 김혜성의 적시 3루타, 9회 김재현의 적시타 등으로 추가점을 내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진흥고를 졸업하고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된, 키움의 최상위 투수 유망주였던 하영민. 하지만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기회를 받았지만 한계를 경험했다. 2018시즌이 끝나고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019년은 재활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2020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해결한 뒤 2022년에 돌아왔다. 4년의 공백을 딛고 2022년 돌아와 41경기 39⅓이닝 5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3.43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가장 많은 57경기 등판해 52⅓이닝 3승1패 5홀드 평균자책점 4.64의 성적을 남겼다.
다시 한 번 하영민에게 기대감이 높아졌고 올해는 선발로 시즌을 준비했다. 올 시즌 첫 3경기에서 선발 3연승으로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그러나 부침을 겪은 뒤 5월22일 1군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2주 가량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하영민은 지난 5일 LG전 5이닝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노디시전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다시 한 번 역투를 펼치며 제 몫을 다했다. 선발 3연승 이후 오랜만에 4승째를 수확, 개인 최다승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하영민은 “퓨처스에선 체력적인 부분을 정비하며 시간을 보냈다. 다시 1군에서 투구를 할 생각만 하며 준비한 것 같다”라면서 “오늘은 이승호 투수코치님께서는 직구를 많이 써야 변화구가 잘 통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직구 위주로 던지고 결정구로 스플리터나 포크볼을 던졌는데 공이 잘 들어갔다. 연습도 많이 했고, 투수코치님께서 옆에서 많이 봐주신 덕분에 존에 변화구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5회가 중요했던 것 같다. 5회를 잘 막아서 다음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겠다는 생각만 했다. 3연속 선발승 후 다음 승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앞으로 잘 던져 팀 승리에 계속 기여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