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하루아침에 다른 곳에서 살려고 하니…"

프로야구 KT 위즈의 베테랑 타자 오재일은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6차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6-4 승리 및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타구가 심상치 않았다. 0-1로 뒤진 1회말 1사 2, 3루 찬스에서 가운데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동점 타점을 올린 것. 1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5경기 만에 올린 시즌 13호 타점이었다. 

1-1로 맞선 4회말에는 무사 1루에서 등장해 가운데 담장 상단을 맞고 떨어지는 1타점 역전 2루타를 때려냈다. 이 또한 12일 NC전 이후 5경기 만에 나온 안타였다. 

오재일은 이에 그치지 않고 6-4로 앞선 7회말 1사 후 우전안타를 때려내며 7일 수원 LG 트윈스전 이후 9경기 만에 멀티히트까지 달성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오재일의 2타점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오재일은 “연패 중이었고, 롯데가 요즘 잘하고 있어서 선수들이 다 같이 연패를 끊자는 마음으로 하나로 뭉쳤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첫 타석 타구가 홈런이 안 돼서 조금 자존심이 상했는데 그 다음 타석에 안타가 나와서 다행이었다. 타구는 두 번째 타석이 더 컸지만, 느낌은 첫 번째 타석이 더 좋았다”라고 밝혔다.

오재일은 지난달 28일 절친 박병호와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KT로 둥지를 옮겼다. 대구로 향해 홈런을 펑펑 날린 박병호와 달리 오재일은 이날 전까지 17경기 타율 1할2푼2리 2홈런 4타점 부진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을 했다. 

오재일은 “해본 사람은 아는데 갑자기 하루아침에 이사를 하면 생각이 많아진다. 하루아침에 다른 곳에서 살아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한 2주 동안 집 알아보느라 정신이 없었다”라며 “이제 적응을 마친 거 같다.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 편안하게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부진에 빠져있는 동안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준 이강철 감독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오재일은 “야구하면서 이렇게 따뜻한 감독님은 처음이다. 감독님이 힘내라면서 워낙 따뜻한 말을 많이 해주셨다. 경기 전에 연습도 충실히 하고, 하루에 한 타석을 나가더라도 내 역할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라고 마음을 전달했다. 

이어 “(유)한준 코치님과 (박)경수 형도 예전부터 워낙 친한 사이여서 도움을 많이 줬다. 한준 코치님은 같은 현대 출신이다. 타격과 멘탈 쪽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다. 다들 좋은 말만 해주신다”라고 덧붙였다. 

오재일은 끝으로 “연패였고, 팀이 안 풀렸고, 내 타격도 안 풀렸다. 그런데 선수들이 일찍 나와서 다들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 곧 다시 페이스와 사이클이 올라와서 팀이 잘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KT의 반등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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