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프로세스 시대의 종말을 완전히 고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지난 4년의 포문을 열었던 트레이드는 결국 실패로 귀결됐다.
롯데는 20일, 투수 최설우, 포수 지시완, 내야수 김서진에게 방출을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구단은 3명의 선수와 면담을 통해 방출 의사를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지시완의 방출이 눈에 띄는 대목. 청주고를 졸업하고 2014년 한화 이글스의 육성선수로 입단했던 지시완은 공격형 포수로 두각을 나타냈다.2018년 한화에서 99경기 타율 2할7푼5리(207타수 57안타) 7홈런 29타점 OPS .731의 성적을 남겼다. 당시 외국인 에이스 키버스 샘슨의 전담포수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 해 한화는 포스트시즌에 지출했고 지시완도 선전에 일조했다.
그러다 2019년 겨울, 2대2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당시 롯데에 새로 부임한 성민규 단장이 주전 포수로서 낙점하고 데려온 선수였다. 롯데는 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FA 시장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당시 FA 시장에 이지영(현 SSG), 김태군(현 KIA) 등 베테랑 주전급 포수들이 있었다.
하지만 롯데의 선택은 이지영도, 김태군도 아닌 지시완이었다. 지시완으로 주전 포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롯데의 새로운 프로세스를 알리는 신호탄과 같은 영입이었다. 적어도 성 전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의 생각은 그랬다.
하지만 지시완은 본의 아니게 현장과 프런트 갈등의 중심이었다. 프런트를 향한 현장의 불만, 그리고 프런트의 방향성을 지시완으로 표출하려고 했다. 지시완은 그 중심에서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또한 이적 첫 해에는 미성년 관련 개인사에 휘말리면서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1군에서 3경기 밖에 기회를 받지 못했다.
결국 허문회 전 감독이 2021년 5월에 경질이 되면서 갈등은 일단락 됐고, 이후 다시 1군에서 기회를 받았다. 2021년 73경기 타율 2할4푼1리(166타수 40안타) 7홈런 26타점 OPS .741의 기록으로 다시 잠재력을 펼치는 듯 했다. 2022년에도 75경기 나섰지만 타율은 2할1푼3리(174타수 37안타) 3홈런 17타점 OPS .604로 생산력이 떨어졌다. 또한 이 해 지시완은 입스 논란에 시달렸다. 투수에게 송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한동안 1군에서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결국 롯데는 지시완으로 포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을 시인했다. 2022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포수 유강남과 4년 80억원에 계약했다. 지시완 트레이드는 유강남의 영입으로 실패라는 것을 시인했다.
유강남을 비롯해 정보근 손성빈 등에 밀리며 선택을 받는 빈도가 줄었다. 2023년에는 단 6경기 밖에 출장하지 못했고 올해는 한 경기도 1군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다.
올 시즌은 1군 스프링캠프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2군 국내 스프링캠프를 치러야 했다. 김태형 감독의 선택지에도 지시완은 없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2경기 출장에 그쳤고 지난 4월 6일 삼성전이 마지막 출장이었다. 결국 구단은 지시완을 방출하는 선택을 내렸다. 박준혁 단장이 새롭게 부임한 뒤, 전제척인 선수단 재정비를 고심했고 지시완도 방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아울러 지난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로 지명 받은 내야수 김서진도 방출됐다. 김서진은 비선수 출신이자 홈스쿨링 독학과 검정고시로 드래프트를 통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2023년 8월 군 복무를 위해 입대했지만 군 입대 중 방출 통보를 받았다.
아울러 역시 2014년 한화에 2차 1라운드로 지명된 이후 이듬해 보류선수 명단 제외 이후 롯데 유니폼을 입은 최설우(개명 전 최영환) 역시 방출의 운명을 맞이했다. 최설우는 통산 101경기 2승7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졈 7.07의 기록을 남겼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