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시너지 효과를 내달라".
선두 KIA 타이거즈가 수석코치를 교체하는 카드를 던졌다. 지난 29일 손승락 퓨처스 감독을 1군 수석코치로 임명했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대신 퓨처스 감독을 맡는다. 1군 수석코치와 퓨처스 감독을 맞교대한 것이다. 1위를 달리는 팀이 수석코치를 교체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최근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경기력 저하와 관련이 있다. 13점차 리드에서 역전을 당하고 1이닝 10실점 경기까지 이어졌다. 실책이 속출하며 경기력에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마무리 정해영 투수와 주전 이우성의 부상까지 겹치며 선두수성에 위기가 찾아왔다. 분위기를 바꾸지 않는한 선두 수성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이루어진 인사이다.
교체 이유와 과정이 어떻든 일단 관심은 손승락 수석코치가 역량을 발휘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남고 영남대를 거쳐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히어로즈와 롯데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271세이브를 따냈다. 코치경험 없이 2022년 KIA 전력코디네이터 업무를 수행했고 2023년 퓨처스 감독으로 승격해 2년째 지휘해왔다.
손 수석코치에게는 1군이 완전히 낯설다. 이범호 감독의 대구고 후배이지만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 선수 시절 함께 뛰어본 경험이 없다. KIA에서도 1군이든 2군이든 코치로 함께 한 일도 없다. 수석코치는 감독과 교감이 필요해 친분있는 관계가 대부분이다. 1군 코치들 대부분 손 수석의 선배들이다. 갑작스럽게 수석코치로 부임하면서 서로 합을 맞추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감독은 손 수석코치 임명의 이유로 투수력, 특히 불펜 강화를 꼽았다. 정재훈 투수코치와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최소실점을 해야 경기를 이기는 상황이다. 투수들이 지쳐 점수를 많이 주다보니 투수코치도 흔들렸다. 손승락 코치와 정재훈 코치가 마무리 투수를 했다. 그쪽에서 머리를 맞대면 시너지가 나올 것 같다. 불펜안정화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정재훈 코치도 두산의 마무리로 139세이브를 기록했다. 정코치는 손 수석코치보다 2년 선배이다. 나이보다는 직책이 우선이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아무래도 손 수석코치가 투수파트 업무에 힘을 보태는 일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 코치와 폭넓은 논의를 통해 이해하고 공유해야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다.
더군다나 1군의 주전선수들도 손 수석코치과 함께 한 시간이 거의 없다. 1~2군을 오가는 선수들은 손 수석의 스타일을 알겠지만 붙박이 주전들은 낯설다. 수석코치는 선수와 코치, 선수와 감독의 가교노릇을 하는 위치이다. 감독의 심기경호는 물론 필요할 때는 직언도 해야 한다. 아울러 선수 리더들과도 소통을 해야 선수단을 월할하게 끌고 갈 수 있다.
때문에 손 수석은 갑작스럽게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된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더욱 손 수석코치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투수력을 끌어올리고 분위기 반전까지 기대받고 있다. 부담백배이지만 지금껏 2군을 잘 끌어온 것처럼 각별한 노력을 한다면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