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악몽의 8회를 겪으며 역전패했다. 공격에서는 치명적인 주루사, 수비에서는 불펜 필승조가 무너졌다.
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 키움의 경기. LG는 홍창기의 1타점 2루타, 박해민의 솔로 홈런과 함께 켈리의 6이닝 1실점 호투로 7회까지 2-1로 앞서 나갔다.
8회말, 불펜은 김진성에 이어 정우영이 등판했다. 그런데 키움의 타선은 3~5번 중심타선, 게다가 김혜성, 송성문, 최주환으로 모두 좌타자들이었다.
사이드암 정우영은 좌타자에 약하다. 올 시즌에만 봐도 우타자 피안타율이 2할2푼7리(22타수 5안타)인데, 좌타자 피안타율은 이날 경기 전까지 4할1푼2리(17타수 7안타)였다.
지난달 30일 NC와 경기에서 정우영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당시 정우영이 구원 투수로 등판하자, NC는 우타자 박한결 대신 좌타자 손아섭을 대타로 기용했다. 손아섭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다. 우타자 김성욱 대신 좌타자 박시원이 대타. 박시원을 1루수 땅볼 병살타로 처리한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 지난 28일 경기에서는 박시원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은 적이 있다. 2사 후 우타자 김형준을 뜬공으로 이닝을 마쳤다. 1-1 동점에서 LG는 7회초 대거 8점을 뽑으며 승리하면서, 정우영이 구원승을 기록했다.
키움 좌타 라인을 상대로 정우영은 최악의 결과를 남겼다. 김혜성에게 유격수 글러브 맞고 외야로 빠지는 좌익수 앞 2루타를 허용했다. 송성문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2-2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최주환에게 한가운데 펜스를 맞고 나오는 2루타를 맞아 2-3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정우영은 아웃카운트 한 개 잡지 못하고 우완 백승현으로 교체됐다. 백승현이 안타,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정우영은 0아웃 3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염경엽 감독은 최근 정우영이 슬라이드 스텝을 1.30초 이내로 단축시키면서, 8회와 마무리로도 등판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키움 좌타 중심타선 상대로 중요한 승부처에서 기용했다. 하지만 정우영의 좌타자 피안타율, 김혜성-송성문의 사이드암 투수 타율을 고려하면 최악의 매치업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혜성은 언더핸드(사이드암 포함) 투수에게 26타수 14안타(타율 .538)로 극강의 상대 기록을 보였고, 송성문은 언더핸드 투수에게 21타수 7안타 (타율 .333)를 기록 중이었다. 시즌 타율 2할2푼1리였던 최주환은 사이드암 상대로 타율 2할1푼1리(18타수 3안타)였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