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슈팅 23개, 페널티킥 실축 1회, 0골. 세월이 야속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 알 나스르)가 자신의 마지막 유로를 굴욕적으로 마무리했다.
포르투갈은 6일(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의 함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8강전을 치러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에 무릎 꿇었다. 120분 싸움 끝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했다.
호날두는 이날도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이번 대회 포르투갈이 치른 5경기에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두 선발로 나섰다. 심지어는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태였던 조지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꿋꿋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주축 선수들은 대거 휴식을 취했으나 호날두만은 예외였다.
그래서였을까. 호날두는 이날 120분을 뛰고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빅 찬스 미스 1회, 유효 슈팅 1회, 기회 창출 0회, 드리블 성공 0회, 크로스 0회에 그치며 침묵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호날두에게 경기 최저 평점인 6.1점을 매겼다.
결국 포르투갈은 이번에도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3경기 연속 0골에 그쳤다. 그나마 수비에서도 무실점으로 버티며 승부차기까지 끌고 간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포르투갈은 슬로베니아와 16강전처럼 수문장 디오고 코스타의 선방쇼를 기대했지만, 두 번의 기적은 없었다. 오히려 연장전에 투입된 주앙 펠릭스가 실축하면서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호날두는 1번 키커로 나서서 골망을 흔들었으나 팀 패배를 막을 순 없었다.
호날두는 슬로베니아전과 달리 탈락에도 눈물 흘리지 않았다. 그는 지난 경기 연장 전반 페널티킥을 놓친 뒤 눈물을 펑펑 쏟았지으나 이날은 씁쓸히 하늘만 바라봤고 울고 있는 동료 페페를 위로했다.
이로써 호날두는 자신의 유로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앞서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이번 유로는 내 마지막 유로 대회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마지막 대회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고개를 떨궜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최악의 부진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그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지만, 결과적으론 그를 벤치로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옳았다.
호날두는 5경기 슈팅 23개로 대회 최다 슈팅을 기록하고도 0골에 그쳤다. 기대 득점(xG)은 총 3.47골. 하지만 페널티킥까지 놓치며 침묵을 깨지 못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는 다시 한번 실패로 막을 내렸다.
프리킥도 대부분 맡아서 찼지만, 안 차느니만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에 따르면 호날두는 메이저 국제 대회 토너먼트에서 61번이나 직접 프리킥을 시도했다. 그중 실제로 골망을 가른 건 단 한 번뿐이었다.
한편 호날두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진 않았다. 그는 2026년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호날두가 다시 한번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면 월드컵 6회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쓰게 된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을 고려하면 북중미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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