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로니 도슨(29)이 부상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가지만 내년에도 키움과 함께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키움은 지난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앞서 도슨의 부상 회복 기원 행사를 개최했다.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팬사인회에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고 그라운드에서는 회복 기원 영상이 나왔다. 영상에는 “See you again, Ronnie Dawson”이라는 인사가 흘러나왔다. 영상이 끝난 뒤에는 홍원기 감독이 선수단 사인이 담긴 기념 액자를 선물했고 도슨은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도슨은 지난해 에디슨 러셀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키움에 왔다. 57경기 타율 3할3푼6리(229타수 77안타) 3홈런 29타점 37득점 9도루 OPS .852로 활약한 도슨은 재계약에 성공하며 올해 KBO리그 2년차 시즌을 보냈다. 95경기 타율 3할3푼(382타수 126안타) 11홈런 57타점 69득점 2도루 OPS .907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남다른 팬서비스로 사랑을 받으며 올스타전 베스트12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불운한 부상이 도슨을 덮쳤다. 지난달 31일 NC전에서 수비를 하던 도중 이용규와 부딪혀 오른쪽 전방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것이다. 병원 4곳에서 교차 진단을 받은 도슨은 결국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본인의 의사에 따라 오는 9일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도슨은 이날 인터뷰에서 “오늘 팬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인사를 해주셨다.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팬분들이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는게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자신의 올 시즌 마지막을 함께 해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부상을 당한 이후 도슨은 오랫동안 여러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했다. 병원마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재활로 충분하다는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도슨이 수술을 받게 되면 내년 키움과의 재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다. 수술을 받으면 최소 10개월의 재활기간이 필요해 빨라도 내년 5월에 복귀할 수 있다.
“무릎 상태는 나쁘지 않다”라고 말한 도슨은 “많은 병원을 돌아다녔지만 힘들지 않았다. 많은 의견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만큼 팀이 나를 생각해준다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안심이 됐다. 아직 수술을 받을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미국에 가서 의사분들의 의견을 더 받아보고 가족들과 상의를 한 다음에 결정을 할 것 같다”라고 몸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도슨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몸 상태를 다시 100%로 회복하는 것이다. 내기 100%가 아니라면 팀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게 가장 큰 걱정이다”면서 “내 가장 큰 목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내년에도 KBO리그에 돌아와서 뛰는 것이다”라며 내년 시즌 복귀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용규는 도슨이 부상을 당한 직후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도슨은 “다들 잘 알겠지만 이용규 선수가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런데도 부상 이후에 나를 계속 신경써줘서 오히려 더 고마웠다. 어제 부상을 당해서 시즌 아웃이 됐는데 그 소식을 듣고 정말 안타까웠다. 정말 대단한 선수고 이미 이뤄놓은 것도 많은 선수이기 때문에 같은 팀원으로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빨리 돌아와서 다시 야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며 이용규의 쾌차를 기원했다.
고척돔에서 하는 올해 마지막 행사에 팬이 선물한 ‘마라탕후루’ 티셔츠를 입고 온 도슨은 “팬분들에게 선물 받은 옷이다. 내가 이곳에서 야구를 더하고 싶은 것인지 팬분들을 위해 뛰고 싶은 것인지 모를 정도로 정말 감사하다. 올해 마지막으로 고척돔에 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티셔츠를 입고 왔다”라며 웃었다.
미국으로 돌아가 다시 가족을 만나게 된 도슨은 “집으로 가면 우선 아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재활과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은 아침에 일어나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다. 아버지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집중을 하고 싶다. 돌아가면 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에 누가 제일 아쉬워했는지 묻자 “내가 제일 아쉽다”라고 답한 도슨은 “미국에 있는 가족들이 미국에 오기 싫은 것 아니냐고 했을 정도다. 나도 ‘정말 가기 싫은가?’란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한국 문화가 참 좋았다. 야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시를 방문하고 다양한 문화를 느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라며 한국을 떠나는 것을 아쉬워했다.
언제나 유쾌하고 즐거운 선수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도슨은 팬들과 구단의 화려한 격려와 인사를 받으며 한국을 떠나게 됐다. 도슨의 바람처럼 내년에도 한국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볼 수 있기를 많은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