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도 케인도 호날두도 모두 밀렸다… 2024 세계 최고 득점왕은?[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입력 : 2024.10.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참으로 뜻밖의 결과다. 당금 ‘축구 천하’를 휩쓰는 엘링 홀란(24·맨체스터 시티)의 이름은 아예 찾을 수 없다. 2023-2024시즌 유러피언 골든 슈를 움켜쥔 해리 케인(31·바이에른 뮌헨)도 으뜸은 아니다. 여전히 골을 낚는 능력은 “내가 최고”라고 외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 나스르)는 까마득히 밀려났다.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축구계 화두의 중심엔, 홀란이 자리하고 있다. 축구에선, 아무래도 골잡이에게 눈길이 쏠림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 맥락에서, 홀란은 모든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 마력(魔力)을 지닌 존재다. 기록이 입증하는 객관적 사실이다. 두 시즌 – 2022-2023, 2023-2024- 연속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데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세계 축구 마당 가운데 가장 치열한 각축이 펼쳐지는 EPL을 평정했으니 두말할 나위 없다. 2024-2025시즌 역시 단연 선두로, 득점왕 3연패를 가시화해 간다. 오죽하면 ‘괴물’로 불릴까.

그런데 홀란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는 득점 기록이 나왔다. 2024년 국제 경기 최다 득점 순위에선, 홀란의 자취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일(이하 현지 일자),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가 올 9개월(1월 1일~9월 30일) 동안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와 주요 대회 ICC(클럽 간 국제 경기)를 묶어 집계·발표한 자료는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1~20위 안에, 홀란의 이름이 없어서다.

홀란뿐 아니다. 홀란과 유럽 최고 골잡이 자리를 다투는 케인도 최고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그래도 케인은 체면치레는 했다. 유럽 5대 리그의 내로라하는 골잡이 가운데에선, 가장 윗자리에 앉았다. 3위에 자리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홀란과 함께 앞으로 세계 골잡이 판도를 좌지우지하리라 평가받는 킬리안 음바페(25·레알 마드리드)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두 자릿수인 10위로 밀렸다. 유럽 5대 리그를 기준으로 하면 2위라는 점만으로 스스로를 달래기엔, 어딘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순위다.

그렇다면 올해 세계 최고의 득점력을 뽐낸 골잡이는 누구일까?

뜻밖의 주인공은 엘카비… 15골 터뜨리며 선두에 나서

IFFHS가 집계한 통계에 의하면, 지난 9개월간 국제 경기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주인공은 아유브 엘카비(31·올림피아코스)였다. 엘카비는 모로코 국가대표팀과 올림피아코스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총 15골을 뽑아냈다. 주요 대회 ICC 11골과 A매치 4골을 엮어 선두에 나섰다(표 참조).

엘카비가 놀라운 골 솜씨를 뽐낸 주된 마당은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였다. 2023-2024 UECL에서, 11골을 터뜨리며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엘카비의 골 폭발에 힘입어 수페르리가 엘라다 1[그리스]의 최강자인 올림피아코스는 지난 시즌 UECL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곧, 올림피아코스가 정상에 우뚝 서는 데 중심축은 엘카비였다. 이탈리아 세리에 A의 ACF 피오렌티나와 벌인 결승전은 엘카비의 존재 가치가 뚜렷하게 엿보인 한판이었다. 연장전까지 120분의 대격전에 마침표를 찍은 인물이 엘카비였다. 승부차기로 승패가 가려질 듯한 형세를 그리던 연장 후반 11분, 엘카비는 챔피언 골(1-0 승)을 터뜨리는 극적 순간을 연출했다.

또한, 엘카비는 2023-2024 UECL이 내뿜은 빛을 오로지했다. 득점왕에 오르며 아울러 올해의 선수까지 2관왕의 영광을 홀로 안았다.

2위엔, 아시아 무대에서 활약하는 아크람 아피프(27·알사드)가 올랐다. 지난 1~2월에 열린 2023 카타르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에서 차지한 득점왕(8골) 타이틀이 큰 힘이 됐다. 카타르 국가대표로서 올해 잡아낸 12골 가운데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66.7%) 전과를 올린 전장이 2023 아시안컵으로 나타났다. 카타르가 2연패를 달성하는 데 주춧돌이 됐음은 당연한 결과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그 뒤를 케인이 이었다. 케인은 ICC 8골과 A매치 6골을 합쳐 모두 14골을 터뜨렸다. 골 수에서 아피프와 똑같았으나, IFFHS 순위 결정 방식에 따라 3위로 밀렸다. 골 수가 같을 경우, IFFHS는 A매치 득점을 우선해 순위를 가렸다.

음바페는 10위에 자리했다. ICC 7골과 A매치 2골로, 총 9골을 잡아냈다. 역시 A매치 우선에 따라, 음바페도 무사 알타마리(27·몽펠리에 HSC)와 야잔 알나이마트(25·알아라비)에게 8위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요르단 국가대표팀 쌍포인 알타마리와 알나이마트는 A매치에서만 9골을 기록했다.

대한민국이 배출한 불세출의 세계적 골잡이인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은 12위에 올랐다. 한국 국가대표팀 주포인 손흥민은 올해 A매치에서만 8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이 둥지를 튼 토트넘은 2023-2024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못한 바 있다.

호날두는 간신히 20위 안에 얼굴을 내밀었다. ICC와 A매치에서 각각 4골씩 총 8골을 낚았다. 플로리안 비르츠(21·바이어 04 레버쿠젠)와 함께 17위였다. 호날두와 매한가지로, 독일 국가대표인 비르츠는 ICC와 A매치에서 각각 4골씩 총 8골을 기록했다.

2024년은 이제 3개월만을 남겨 놓았다. 2024년이 마침표를 찍고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설 때, 과연 지금까지 이뤄진 형세가 어떤 변화를 보일지 궁금하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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