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희수 기자] 김수지(28, 동부건설)가 또 가을의 여왕이 됐다. 가을만 되면 우승컵과 인연이 각별해지는 김수지가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에 힘을 냈다.
김수지는 6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763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24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우승상금 2억 7,000만 원)’에서 KLPGA 투어 통산 6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시즌 내내 우승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던 김수지는 완연한 가을날씨와 함께 메이저 대회 제패 소식을 전했다. 이 대회 2021년 우승자인 김수지는 3년만에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챔프에 복귀했다.
김수지는 이 대회 우승으로 메이저대회에서만 3승을 올리는 ‘메이저 퀸’의 면모도 과시했다.
직전 우승 기록은 작년 8월의 ‘한화 클래식’이 마지막이었다.
김수지의 ‘제24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과정은 지난했다. 대회장인 블루헤런 골프클럽이 워낙 어렵게 세팅됐기 때문이다. 하이드진로 소유의 블루헤런은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라는 위상을 ‘극한의 코스 세팅’을 오래도록 준비했다.
러프 길이를 다른 대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길게 했고, 그린은 유리알 같은 매끄럽기를 유지했다. 거리가 많이 나는 선수가 유리한 것은 틀림없었지만, 정확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장타자는 오히려 타수를 손해보도록 했다.
상금 규모도 키웠다. KLPGA 투어에서 가장 오래된 단일 스폰서인 하이트진로 주식회사는 올해 하이트진로의 창사 100주년을 맞아 총상금을 3억 원이나 증액시켰다.
경기를 보는 갤러리들은 ‘메이저 대회’의 까다로운 위상을 만끽했다. 거리와 정확도, 그리고 섬세한 그린 플레이 실력을 모두 갖춘 선수만이 리더보드 상위에 랭크될 수 있었다.
매 라운드 남다른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는 나왔지만 이틀 연속 맹위를 떨치는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1라운드 박도영, 2라운드의 황유민, 3라운드의 김수지가 라운드별 데일리 스타가 됐지만 우승자를 가리는 4라운드는 이전의 모든 기록을 리셋한 듯했다.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무려 8타를 줄였던 김수지도 4라운드에서 고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전반을 보기 2개, 버디 1개로 마친 김수지는 10, 12번홀에서 또 보기를 범해 우승컵의 향방을 함부로 점칠 수 없게 했다.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쟁한 윤이나는 물론이고, 앞 조의 박민지와도 우승 경쟁을 펼쳐야 하는 지경을 허용했다.
가을 여왕의 힘은 모든 것이 리셋된 이후인 파4 14번홀에서 발휘됐다. 버티 퍼트가 압권이었다. 11.6야드 거리에서 굴린 공이 많이 기다렸다는 듯 컵에 떨어졌다.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는 위력적인 퍼트가 두 홀 뒤 또 나왔다. 파3 16번홀에서 10.4야드 거리의 버디 퍼트가 홀컵에 뚝 떨어졌다.
때마침 경쟁자들도 기가 눌린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12~14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았던 박민지가 17, 18번홀 연속 보기로 꼬리를 내렸고, 윤이나도 14, 17번에서 보기를 범하며 타수를 까먹었다.
김수지가 최종 스코어 2언더파 286타(76-72-64-74)로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최종스코어 이븐파의 황유민이 준우승, 1오버파의 박민지와 윤이나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