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나라 기자]
'흑백요리사' 공동 연출자 김학민·김은지 두 PD가 프로그램과 관련 뒷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냈다.
14일 오후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에는 '나야, 흑백요리사PD..<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모든 비하인드 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엔 화제의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두 PD 김학민·김은지가 출연해 프로그램 기획 과정부터 각종 오해와 궁금증에 대해 직접 답하는 모습이 담겼다. '흑백요리사'는 9월 17일 첫선을 보인 12부작 요리 서바이벌로 나폴리 맛피아(본명 권성준)를 우승자로 배출하며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 안성재, 최종 결승전까지 오른 에드워드 리를 비롯해 트리플스타, 요리하는 돌아이, 정지선 등 셰프들이 큰 인기를 얻으며 폭발적인 화제성을 자랑했다. 다만 동시에, '방출 미션'으로 안유성 명장을 아쉬운 탈락자로 내몰며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을 사기도 했다.
먼저 김은지 PD는 "'흑백요리사'의 초기 출발은 100명 요리사가 붙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백종원 선생님이 한다, 이 아이디어였다. 근데 요즘 콘텐츠들이 워낙 많다 보니 소구하기 좀 힘들지 않을까 싶었고 엣지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백종원의 '100'을 콘셉트로 잡고 아이데이션(ideation)과 매핑(mapping)을 엄청해서, 그러다가 '흑백'이라는 콘셉트가 나온 거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김학민 PD는 "초반에 재밌던 건 카메라, 오디오, 세트 등 팀마다 청구서가 날아오는데 프로그램 이름이 다 다르게 적혀 있었다는 거다. 어디 팀은 '흑백요리사', 또 어디 팀은 '무명요리사', 또 어디 팀은 '셰프100'이라고 적었더라. 이게 사실 우리 프로그램의 기획 과정이고 변천이다. 처음 기획 당시 제작사 대표이자 윤현준 선배의 '셰프들이 나오는 요리 서바이벌이면 어떨까'에서 출발해 흑백 소재로 가면 백종원이 흑, 백으로 반반 나뉜 옷을 입고 등장해 심사를 보면 어떨까 하다가 그러면 흑과 백이 각자 하나의 집단으로 나타나면 어떨까 등 기획으로 점점 발전 과정을 거쳤다"라고 떠올렸다.
새로운 스타 셰프의 탄생, 안성재 셰프를 심사위원으로 발탁한 비화도 들려줬다. 안성재는 2024년 기준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이다. 김학민 PD는 "모든 '썰'을 다 풀어내자면 안성재 셰프님 레스토랑에 가서 처음 만났다. 흰색 셰프복을 차려입고 등장해 저희 앞에 앉으셨는데, 사실 저희 제작진은 긴가민가했다. 처음 뵌 자리였고 거대한 요리 서바이벌 방송 경험, 심사위원을 맡으신 적이 단 한 번도 없던 분이셨으니까. 과연 '흑백요리사' 심사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저희도 있었다. 근데 셰프님이 '만약 제가 심사를 본다고 했을 때 대한민국에서 토를 달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너무 자신감 넘치는 말 아니냐. 지금은 셰프님이 왜 그런 말씀을 했는지 너무나 이해가 간다. 실제로도 그랬다. 안성재 셰프님이 심사위원으로 공개됐을 때 반응이 모두가 그런 (납득하는) 반응이었다. 그 멘트 때문에 이분이라면 백종원 선생님과 짝을 이룰 수 있겠다 싶어서, 그래서 모시게 됐다"라고 전했다.
김은지 PD는 "사실 저희 작가님, 제작진이 여심을 누구로 사로잡아야 하나 걱정했었다. 기댈 곳이 안성재 셰프님밖에 없더라. 그래서 다이어트하실 계획이 있으시냐고 물었었다. 왜냐하면 방송 카메라에 더 멋있게 나오려면 샤프한 게 좋고 그러면 카리스마도 더 살겠다 싶었다. 안성재 셰프님도 동의하셔서 실제로 다이어트를 하고 오셨고 슬림한 슈트핏이 나왔던 거다. 자주색 슈트가 이렇게 화제 될 줄은 몰랐다"라고 덧붙였다.
두 심사위원 백종원, 안성재의 첫 만남도 공개했다. '흑백요리사' PD는 "두 분이 곱창집에서 처음 만나셨는데 긴장감이 계속 흘렀다. 제작팀만 어쩔 줄 몰라했던 기억이 난다. 왜냐하면 그 두 분의 인생 경로가 정말 정반대라, 텐션 높았다"라고 회상했다.
단 2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한 이유에 대해선 "전통적인 요리 서바이벌을 보면 심사위원이 3인 구성이다. 그래서 저희도 출발은 3인 정도, 홀수를 생각했었다. 백종원, 안성재 심사위원을 모셨는데 둘 외에 어느 분야가 필요할까 했을 때 도저히 없더라. 백종원은 대중적이고 안성재는 전문적인 요리사 직업인이라서, 더 이상 첨언할 게 없겠다 싶었다. 셰프든 사업가든 들어오면 추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싶어서 2인 설정을 자신 있게 시도할 수 있었다. '싱어게인'도 심사위원이 8인 짝수이다. 무승부일 때 토론을 통해 결정을 내리는데, 시청자들이 맛을 볼 수 없으니 이러한 심사 방식이 요리 프로그램을 더 잘 살릴 수 있을 거라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김학민 PD는 "꼭 밝히고 싶었던 건 '백수저' 셰프들이 애초에 '백수저' 계급으로 지원한 게 아니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실 '백수저' 셰프들도 똑같이 100명 참가자 중 한 명으로 지원했다. '그래, 나도 계급장 떼고 한 번 붙어볼게' 하고 뛰어든 분들인데 저희 제작진이 억지로 '백수저' 계급의 옷을 입히고 리프트에 태워 올린 거다. 이분들은 촬영 당일 날 아침까지만 해도 본인들이 흰색 옷을 입을 줄 몰랐다. 저희가 굳이 옷을 입히고 '백수저' 계급이다 해서, 사실 현장에서 당황한 분들이 많았다. 경기를 같이 하고 싶은데 왜 자기가 '백수저'이냐고, '흑수저'분들도 잘하는 분들이 많다며 겸손하게 말씀하시더라. 그런 분들께 제작진이 괜히 계급을 씌워 약간 부전승 소지가 있는 것처럼 됐다. 순수한 의도로 참가했다가 '백수저'가 되신 거라, 혹여 왜곡되게 보일 부분이 있지 않을까 되게 걱정됐다"라고 토로했다.
그러자 김은지 PD는 '백수저' 셰프들의 '출연료'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오해하고 계시는 게 '백수저 셰프들은 제작진이 거액의 출연료를 제안해서 나왔을 거다' 하시는데 이건 정말 아니다. 그거 보고 마음이 너무 죄송스러웠다. 우리가 드린 돈은 정말 약소했으니까. '백수저' 셰프들의 명성에 비하면 진짜 약소한 출연료이긴 했다. 워낙 출연진이 다인원이었으니까. 마음을 다 내려놓고 오신 분들한테 돈 때문에 나왔다는 오해가 쌓이니 더 민망하고 죄송스러웠다. 시청자분들 생각보다 더 대단하신 마음으로 출연하신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바로잡았다.
'백수저'-'흑수저' 딱 들어맞은 비율에 대해선 "한 번은 비율이 맞을 수 있겠지 했는데 이게 계속 맞더라. 정말 결승까지 1 대 1로 비율이 맞아버려서, 저희도 시청자분들이 오해할 수 있겠는데 싶었다"라고 우연임을 강조했다.
김학민 PD는 "비율은 억울했던 측면이고 아쉬운 게 저희도 내심 13 대 7 이런 정도 스코어를 원했다. (딱 맞아서) 좀 아쉽고 속상했다. 3라운드 팀전 시뮬레이션을 했을 때 극단적으로 어느 한 시점에선 '흑수저' 전멸도 염두에 둔 서바이벌이었으니까. 이런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할지도 구상하곤 했다. 그렇게 된다 해도 그것이 리얼한 결과라면 우린 받아들이자, 이것이 요즘 시청자들이 원하는 리얼함이고 이게 요즘 룩이다 하는 생각이었으니까. 계속 (비율을) 맞춰나가려는 의지는 전혀, 결단고 없었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속상함을 내비쳤다.
김은지 PD는 "만약 3라운드 흑백 팀전에서 19 대 1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땐 어떻게 했을 거냐 물으신다면, 그랬다면 흑백 혼합 팀전 1, 흑백 혼합 팀전 2가 됐을 거다. 그거까지 생각했다. 한 명의 '흑수저' 셰프에게 스코어가 극단적으로 쏠렸을 경우 흑백 혼합 팀전을 두 번 치르는 걸로 전체 미션을 설계했었다"라는 설명을 더했다.
가장 비판을 샀던 '방출 미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학민 PD는 이 같은 설정을 한 이유에 대해 "긴장감을 위한, 이 판을 한 번 뒤흔들 요소의 장치였다. 팀원에게 한 번쯤 내 팀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이 서바이벌을 어떤 식으로 치를지 다양하게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에서 처음 '방출 미션'을 기획했던 거다. 물론, 방출 제도가 불이익을 주는 것처럼 보인 장면들에 대해 시청자분들이 불편함, 다양한 반응을 내주셔서 저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던 거 같다. 그런 지점은 저희에게도 '이런 부분은 시청자분들이 이렇게 느낄 수 있겠다', 많이 느끼고 경험하게 된 계기였다"라고 밝혔다.
김은지 PD는 "'흑백요리사' 편집을 6월 정도에 마무리했었다. 저희도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기다렸다. 이제야 피드백을 받고 있는 입장인데, 저희한테도 너무 새로운 프로그램이었고 시즌1이기도 해서 어떤 면을 좋아하실지 몰랐다. 우리 입장에선 최대한 다양하게 보여드리려 한 결과물이다. 근데 이제는 알겠다. '흑백요리사'에 기대하는 재미가 어떤 요소인지, 이제 조금은 알 거 같다.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 재밌게 만들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팀전은 한 번만 해야겠다"라며 여론을 의식한 답변을 내놨다.
'무한 요리 지옥' 두부 요리 대결 구상에 관해선 김학민 PD는 "김은지 PD 머릿속에서 나온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높이 샀다.
김은지 PD는 "단순히 요리를 반복해 보자 싶었다. 모든 요리 서바이벌이 단 하나의 요리로 그 라운드를 끝내지 않나. 이번엔 특별하게 내가 남을 때까지 요리를 계속 반복해서 시켜보면 어떤 요리가 나올까 궁금했다. 한 가지 재료로 창의성을 시험해 보려 했다"라고 말했다.
김학민 PD는 "'누구 한 명 끝장날 때까지 가보자'였다. 그래서 어떤 재료로 할 것이냐 했을 땐 '두부냐, 계란이냐' 고민했다. 그렇다면 저희 프로그램의 모토는 그런 어려운 선택에서 '안 해본 거, 어려운 거, 못 봤던 거'라 안 나올 거 같은 그림을 골랐다. 그게 항상 이 프로그램을 만들 때 선택 기준이었다. 안 본 거, 못 본 거, 어려운 거, 그게 먹히면 '없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싶어서 이런 마인드로 갔다"라고 얘기했다.
'한판승'으로 최종 우승자가 나폴리 맛피아로 선정된 결과에 대해서도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김은지 PD는 "'아무나 이겨라'였다. 저희는 누가 이기든 과정이 재밌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었다. 과정만 재밌으면, 내가 잘 편집할 수 있으니까 누가 이겨도 상관없는 게 솔직한 제 마음이었다"라고 터놓았다.
김학민 PD 역시 "정말로 그 셰프님들 모두 다 실력이 있고 거기까지 올라간 이상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누구든 우승할 수 있고 누가 하든 저희가 잘 만들어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김학민 PD는 "사실 제작자 입장에선 (결승전이) 한 번 정도는 더 가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긴 했다. 솔직히 말이다. 스태프들의 원망을 뒤로한 채 한 번 정도는 더 가면 뽑아서 더 쓸 수 있는 게 많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내 그는 "근데 결정이 그렇게 됐으니 스태프들은 기뻐했고 다행히 잘 끝났다. 많은 분이 정말 애를 썼다. 미술팀, 푸드팀, 진행팀 등 이분들의 힘이 없었으면 '흑백요리사'는 없었을 거다"라고 공을 돌렸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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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철가방 요리사, 안유성 명장 /사진=유튜브 채널 '넷플릭스 코리아' 영상 캡처 |
'흑백요리사' 김학민·김은지 PD |
14일 오후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에는 '나야, 흑백요리사PD..<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모든 비하인드 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엔 화제의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두 PD 김학민·김은지가 출연해 프로그램 기획 과정부터 각종 오해와 궁금증에 대해 직접 답하는 모습이 담겼다. '흑백요리사'는 9월 17일 첫선을 보인 12부작 요리 서바이벌로 나폴리 맛피아(본명 권성준)를 우승자로 배출하며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 안성재, 최종 결승전까지 오른 에드워드 리를 비롯해 트리플스타, 요리하는 돌아이, 정지선 등 셰프들이 큰 인기를 얻으며 폭발적인 화제성을 자랑했다. 다만 동시에, '방출 미션'으로 안유성 명장을 아쉬운 탈락자로 내몰며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을 사기도 했다.
먼저 김은지 PD는 "'흑백요리사'의 초기 출발은 100명 요리사가 붙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백종원 선생님이 한다, 이 아이디어였다. 근데 요즘 콘텐츠들이 워낙 많다 보니 소구하기 좀 힘들지 않을까 싶었고 엣지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백종원의 '100'을 콘셉트로 잡고 아이데이션(ideation)과 매핑(mapping)을 엄청해서, 그러다가 '흑백'이라는 콘셉트가 나온 거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김학민 PD는 "초반에 재밌던 건 카메라, 오디오, 세트 등 팀마다 청구서가 날아오는데 프로그램 이름이 다 다르게 적혀 있었다는 거다. 어디 팀은 '흑백요리사', 또 어디 팀은 '무명요리사', 또 어디 팀은 '셰프100'이라고 적었더라. 이게 사실 우리 프로그램의 기획 과정이고 변천이다. 처음 기획 당시 제작사 대표이자 윤현준 선배의 '셰프들이 나오는 요리 서바이벌이면 어떨까'에서 출발해 흑백 소재로 가면 백종원이 흑, 백으로 반반 나뉜 옷을 입고 등장해 심사를 보면 어떨까 하다가 그러면 흑과 백이 각자 하나의 집단으로 나타나면 어떨까 등 기획으로 점점 발전 과정을 거쳤다"라고 떠올렸다.
새로운 스타 셰프의 탄생, 안성재 셰프를 심사위원으로 발탁한 비화도 들려줬다. 안성재는 2024년 기준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이다. 김학민 PD는 "모든 '썰'을 다 풀어내자면 안성재 셰프님 레스토랑에 가서 처음 만났다. 흰색 셰프복을 차려입고 등장해 저희 앞에 앉으셨는데, 사실 저희 제작진은 긴가민가했다. 처음 뵌 자리였고 거대한 요리 서바이벌 방송 경험, 심사위원을 맡으신 적이 단 한 번도 없던 분이셨으니까. 과연 '흑백요리사' 심사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저희도 있었다. 근데 셰프님이 '만약 제가 심사를 본다고 했을 때 대한민국에서 토를 달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너무 자신감 넘치는 말 아니냐. 지금은 셰프님이 왜 그런 말씀을 했는지 너무나 이해가 간다. 실제로도 그랬다. 안성재 셰프님이 심사위원으로 공개됐을 때 반응이 모두가 그런 (납득하는) 반응이었다. 그 멘트 때문에 이분이라면 백종원 선생님과 짝을 이룰 수 있겠다 싶어서, 그래서 모시게 됐다"라고 전했다.
김은지 PD는 "사실 저희 작가님, 제작진이 여심을 누구로 사로잡아야 하나 걱정했었다. 기댈 곳이 안성재 셰프님밖에 없더라. 그래서 다이어트하실 계획이 있으시냐고 물었었다. 왜냐하면 방송 카메라에 더 멋있게 나오려면 샤프한 게 좋고 그러면 카리스마도 더 살겠다 싶었다. 안성재 셰프님도 동의하셔서 실제로 다이어트를 하고 오셨고 슬림한 슈트핏이 나왔던 거다. 자주색 슈트가 이렇게 화제 될 줄은 몰랐다"라고 덧붙였다.
두 심사위원 백종원, 안성재의 첫 만남도 공개했다. '흑백요리사' PD는 "두 분이 곱창집에서 처음 만나셨는데 긴장감이 계속 흘렀다. 제작팀만 어쩔 줄 몰라했던 기억이 난다. 왜냐하면 그 두 분의 인생 경로가 정말 정반대라, 텐션 높았다"라고 회상했다.
단 2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한 이유에 대해선 "전통적인 요리 서바이벌을 보면 심사위원이 3인 구성이다. 그래서 저희도 출발은 3인 정도, 홀수를 생각했었다. 백종원, 안성재 심사위원을 모셨는데 둘 외에 어느 분야가 필요할까 했을 때 도저히 없더라. 백종원은 대중적이고 안성재는 전문적인 요리사 직업인이라서, 더 이상 첨언할 게 없겠다 싶었다. 셰프든 사업가든 들어오면 추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싶어서 2인 설정을 자신 있게 시도할 수 있었다. '싱어게인'도 심사위원이 8인 짝수이다. 무승부일 때 토론을 통해 결정을 내리는데, 시청자들이 맛을 볼 수 없으니 이러한 심사 방식이 요리 프로그램을 더 잘 살릴 수 있을 거라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김학민 PD는 "꼭 밝히고 싶었던 건 '백수저' 셰프들이 애초에 '백수저' 계급으로 지원한 게 아니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실 '백수저' 셰프들도 똑같이 100명 참가자 중 한 명으로 지원했다. '그래, 나도 계급장 떼고 한 번 붙어볼게' 하고 뛰어든 분들인데 저희 제작진이 억지로 '백수저' 계급의 옷을 입히고 리프트에 태워 올린 거다. 이분들은 촬영 당일 날 아침까지만 해도 본인들이 흰색 옷을 입을 줄 몰랐다. 저희가 굳이 옷을 입히고 '백수저' 계급이다 해서, 사실 현장에서 당황한 분들이 많았다. 경기를 같이 하고 싶은데 왜 자기가 '백수저'이냐고, '흑수저'분들도 잘하는 분들이 많다며 겸손하게 말씀하시더라. 그런 분들께 제작진이 괜히 계급을 씌워 약간 부전승 소지가 있는 것처럼 됐다. 순수한 의도로 참가했다가 '백수저'가 되신 거라, 혹여 왜곡되게 보일 부분이 있지 않을까 되게 걱정됐다"라고 토로했다.
그러자 김은지 PD는 '백수저' 셰프들의 '출연료'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오해하고 계시는 게 '백수저 셰프들은 제작진이 거액의 출연료를 제안해서 나왔을 거다' 하시는데 이건 정말 아니다. 그거 보고 마음이 너무 죄송스러웠다. 우리가 드린 돈은 정말 약소했으니까. '백수저' 셰프들의 명성에 비하면 진짜 약소한 출연료이긴 했다. 워낙 출연진이 다인원이었으니까. 마음을 다 내려놓고 오신 분들한테 돈 때문에 나왔다는 오해가 쌓이니 더 민망하고 죄송스러웠다. 시청자분들 생각보다 더 대단하신 마음으로 출연하신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바로잡았다.
'백수저'-'흑수저' 딱 들어맞은 비율에 대해선 "한 번은 비율이 맞을 수 있겠지 했는데 이게 계속 맞더라. 정말 결승까지 1 대 1로 비율이 맞아버려서, 저희도 시청자분들이 오해할 수 있겠는데 싶었다"라고 우연임을 강조했다.
김학민 PD는 "비율은 억울했던 측면이고 아쉬운 게 저희도 내심 13 대 7 이런 정도 스코어를 원했다. (딱 맞아서) 좀 아쉽고 속상했다. 3라운드 팀전 시뮬레이션을 했을 때 극단적으로 어느 한 시점에선 '흑수저' 전멸도 염두에 둔 서바이벌이었으니까. 이런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할지도 구상하곤 했다. 그렇게 된다 해도 그것이 리얼한 결과라면 우린 받아들이자, 이것이 요즘 시청자들이 원하는 리얼함이고 이게 요즘 룩이다 하는 생각이었으니까. 계속 (비율을) 맞춰나가려는 의지는 전혀, 결단고 없었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속상함을 내비쳤다.
김은지 PD는 "만약 3라운드 흑백 팀전에서 19 대 1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땐 어떻게 했을 거냐 물으신다면, 그랬다면 흑백 혼합 팀전 1, 흑백 혼합 팀전 2가 됐을 거다. 그거까지 생각했다. 한 명의 '흑수저' 셰프에게 스코어가 극단적으로 쏠렸을 경우 흑백 혼합 팀전을 두 번 치르는 걸로 전체 미션을 설계했었다"라는 설명을 더했다.
가장 비판을 샀던 '방출 미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학민 PD는 이 같은 설정을 한 이유에 대해 "긴장감을 위한, 이 판을 한 번 뒤흔들 요소의 장치였다. 팀원에게 한 번쯤 내 팀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이 서바이벌을 어떤 식으로 치를지 다양하게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에서 처음 '방출 미션'을 기획했던 거다. 물론, 방출 제도가 불이익을 주는 것처럼 보인 장면들에 대해 시청자분들이 불편함, 다양한 반응을 내주셔서 저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던 거 같다. 그런 지점은 저희에게도 '이런 부분은 시청자분들이 이렇게 느낄 수 있겠다', 많이 느끼고 경험하게 된 계기였다"라고 밝혔다.
김은지 PD는 "'흑백요리사' 편집을 6월 정도에 마무리했었다. 저희도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기다렸다. 이제야 피드백을 받고 있는 입장인데, 저희한테도 너무 새로운 프로그램이었고 시즌1이기도 해서 어떤 면을 좋아하실지 몰랐다. 우리 입장에선 최대한 다양하게 보여드리려 한 결과물이다. 근데 이제는 알겠다. '흑백요리사'에 기대하는 재미가 어떤 요소인지, 이제 조금은 알 거 같다.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 재밌게 만들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팀전은 한 번만 해야겠다"라며 여론을 의식한 답변을 내놨다.
'무한 요리 지옥' 두부 요리 대결 구상에 관해선 김학민 PD는 "김은지 PD 머릿속에서 나온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높이 샀다.
김은지 PD는 "단순히 요리를 반복해 보자 싶었다. 모든 요리 서바이벌이 단 하나의 요리로 그 라운드를 끝내지 않나. 이번엔 특별하게 내가 남을 때까지 요리를 계속 반복해서 시켜보면 어떤 요리가 나올까 궁금했다. 한 가지 재료로 창의성을 시험해 보려 했다"라고 말했다.
김학민 PD는 "'누구 한 명 끝장날 때까지 가보자'였다. 그래서 어떤 재료로 할 것이냐 했을 땐 '두부냐, 계란이냐' 고민했다. 그렇다면 저희 프로그램의 모토는 그런 어려운 선택에서 '안 해본 거, 어려운 거, 못 봤던 거'라 안 나올 거 같은 그림을 골랐다. 그게 항상 이 프로그램을 만들 때 선택 기준이었다. 안 본 거, 못 본 거, 어려운 거, 그게 먹히면 '없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싶어서 이런 마인드로 갔다"라고 얘기했다.
'한판승'으로 최종 우승자가 나폴리 맛피아로 선정된 결과에 대해서도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김은지 PD는 "'아무나 이겨라'였다. 저희는 누가 이기든 과정이 재밌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었다. 과정만 재밌으면, 내가 잘 편집할 수 있으니까 누가 이겨도 상관없는 게 솔직한 제 마음이었다"라고 터놓았다.
김학민 PD 역시 "정말로 그 셰프님들 모두 다 실력이 있고 거기까지 올라간 이상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누구든 우승할 수 있고 누가 하든 저희가 잘 만들어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김학민 PD는 "사실 제작자 입장에선 (결승전이) 한 번 정도는 더 가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긴 했다. 솔직히 말이다. 스태프들의 원망을 뒤로한 채 한 번 정도는 더 가면 뽑아서 더 쓸 수 있는 게 많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내 그는 "근데 결정이 그렇게 됐으니 스태프들은 기뻐했고 다행히 잘 끝났다. 많은 분이 정말 애를 썼다. 미술팀, 푸드팀, 진행팀 등 이분들의 힘이 없었으면 '흑백요리사'는 없었을 거다"라고 공을 돌렸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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