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광주=안호근 기자]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됐다. 뼈아팠던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은 삼성 라이온즈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다줬다.
삼성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오후 4시부터 재개된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1-5로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21일 6회초까지만 해도 이미 승리를 거둔 것과 같은 완벽한 삼성의 분위기였다. 원태인이 5회까지 66구만 던지며 2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고 6회초 공격에서 김헌곤이 앞서가는 홈런을 날린 뒤 무사 1,2루 기회로 달아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경기는 중단됐고 결국 프로야구 역사상 사상 초유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삼성의 불만은 컸다. 1선발 원태인을 앞세워 확실히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분위기였으나 사실상 재개될 경기에서 등판은 어려워진 것. 박진만 감독은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뒤 "애초에 경기를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작심 발언을 했다.
무사 1,2루에서 공격 기회를 이어가며 추가점을 낼 기회가 있기는 했지만 약점으로 꼽히는 불펜진으로 4이닝을 막아내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었다. 타선의 분위기도 이어질 경기에선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도 불안요소였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가능한 경우의 수 중에서도 가장 최악이었다. 6회 무사 1,2루 볼카운트 1-0에서 KIA는 셋업맨 전상현을 투입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 "(김영웅이) 생각보다는 여유가 있더라. 본인이 이 상황에선 어떻게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나이답지 않게 PO 지나서는 여유도 생긴 것 같다"며 "(대처법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상대 투수가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강공 대신 번트를 시도했지만 최악의 수가 됐다. 타구에 전혀 힘이 실리지 않았고 포수 김태군이 빠르게 잡아 3루로 송구, 1사 1,2루로 상황을 바꿔냈다. 올 시즌 28홈런을 날리며 삼성의 타선을 이끌었지만 희생번트는 단 하나로 익숙지 않은 임무였고 커다란 긴장감을 떠안은 채 나선 타석에서 이는 대실패로 이어졌다.
이어 타석에 오른 타자들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박병호 전상현의 공격적인 투구에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더니 결국 맥없는 체크 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2사 1,2루에서 윤정빈이 침착히 볼넷을 골라내 만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1구 볼 이후 2,3구가 연속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꽂히는 걸 지켜본 이재현은 5구 투수 앞으로 굴러가는 땅볼 타구를 쳤다. 결국 무사 1,2루에서 단 한 점도 내지 못하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스토리가 나왔다.
6회말 마운드엔 좌완 이승현이 투입됐다. KS 들어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지만 4이닝을 임창민과 김재윤만으로 이끌고 가긴 부담스러웠고 박진만 감독의 선택은 이승현이었다. KIA의 85홈런 트리오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김도영, 최형우를 KKK로 돌려세우며 한줄기 기대를 품게 했다.
그러나 7회말 승부가 갈렸다. 이승현이 볼넷을 내주자 김태훈을 마운드에 올렸는데 우전안타를 맞으며 무사 1,2루.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고 셋업맨 임창민이 등판했다. 서건창에게 1루수 팝플라이를 유도해냈지만 박찬호의 타석에서 포크볼이 빠지며 폭투로 1점을 내줬고 볼넷 이후 소크라테스의 타석에선 직구까지 제구가 되지 않아 폭투로 이어져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소크라테스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주고 물러났지만 PO에서 완벽투를 펼친 김윤수마저 김도영에게 추가 1타점 안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1-4로 흐름을 완전히 내줬다.
8회말에는 우완 이승현과 이상민 등이 차례로 나서 1점을 더 내줬고 결국 1-5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삼성으로선 다시 한 번 지난 21일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이 두고두고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광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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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임창민이 23일 KIA와 KS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7회말 폭투로 역전을 허용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
삼성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오후 4시부터 재개된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1-5로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21일 6회초까지만 해도 이미 승리를 거둔 것과 같은 완벽한 삼성의 분위기였다. 원태인이 5회까지 66구만 던지며 2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고 6회초 공격에서 김헌곤이 앞서가는 홈런을 날린 뒤 무사 1,2루 기회로 달아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경기는 중단됐고 결국 프로야구 역사상 사상 초유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삼성의 불만은 컸다. 1선발 원태인을 앞세워 확실히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분위기였으나 사실상 재개될 경기에서 등판은 어려워진 것. 박진만 감독은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뒤 "애초에 경기를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작심 발언을 했다.
무사 1,2루에서 공격 기회를 이어가며 추가점을 낼 기회가 있기는 했지만 약점으로 꼽히는 불펜진으로 4이닝을 막아내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었다. 타선의 분위기도 이어질 경기에선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도 불안요소였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가능한 경우의 수 중에서도 가장 최악이었다. 6회 무사 1,2루 볼카운트 1-0에서 KIA는 셋업맨 전상현을 투입했다.
KIA 포수 김태군(왼쪽)이 김영웅의 번트 타구를 잡기 위해 뛰어나가고 있다. |
KIA 김도영(왼쪽)이 3루에서 디아즈를 잡아내고 있다. |
삼진으로 물러나는 박병호(왼쪽). |
삼성은 강공 대신 번트를 시도했지만 최악의 수가 됐다. 타구에 전혀 힘이 실리지 않았고 포수 김태군이 빠르게 잡아 3루로 송구, 1사 1,2루로 상황을 바꿔냈다. 올 시즌 28홈런을 날리며 삼성의 타선을 이끌었지만 희생번트는 단 하나로 익숙지 않은 임무였고 커다란 긴장감을 떠안은 채 나선 타석에서 이는 대실패로 이어졌다.
이어 타석에 오른 타자들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박병호 전상현의 공격적인 투구에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더니 결국 맥없는 체크 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2사 1,2루에서 윤정빈이 침착히 볼넷을 골라내 만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1구 볼 이후 2,3구가 연속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꽂히는 걸 지켜본 이재현은 5구 투수 앞으로 굴러가는 땅볼 타구를 쳤다. 결국 무사 1,2루에서 단 한 점도 내지 못하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스토리가 나왔다.
소크라테스(왼쪽)가 7회말 적시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그러나 7회말 승부가 갈렸다. 이승현이 볼넷을 내주자 김태훈을 마운드에 올렸는데 우전안타를 맞으며 무사 1,2루.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고 셋업맨 임창민이 등판했다. 서건창에게 1루수 팝플라이를 유도해냈지만 박찬호의 타석에서 포크볼이 빠지며 폭투로 1점을 내줬고 볼넷 이후 소크라테스의 타석에선 직구까지 제구가 되지 않아 폭투로 이어져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소크라테스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주고 물러났지만 PO에서 완벽투를 펼친 김윤수마저 김도영에게 추가 1타점 안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1-4로 흐름을 완전히 내줬다.
8회말에는 우완 이승현과 이상민 등이 차례로 나서 1점을 더 내줬고 결국 1-5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삼성으로선 다시 한 번 지난 21일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이 두고두고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임창민의 폭투로 역전을 성공한 뒤 기뻐하는 KIA 선수들. |
광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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