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겨우 소속팀을 찾았다.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구단은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영입이었고 선수도 명예회복의 기회였다. 하지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 111일 동안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김민성(36)에게 2024년은 그렇게 지나갔다.
롯데는 올해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 FA 시장에 뛰어들어 김민성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2+1년 총액 9억원의 조건. 원 소속팀 LG 트윈스와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김민성을 데려왔고 내야수 김민수를 내주는 조건이었다. 2007년 2차 2라운드로 입단한 뒤 2010년 키움으로 트레이드된 이후 LG를 거쳐서 17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한 셈이었다.
김민성에게 내야 주전 한 자리는 맡겨진 듯 했다. 특히 당시 안치홍이 떠난 주전 2루수 자리가 고민이었기에 주전 2루수로 기대를 모았다. 다만 시즌을 앞두고 한동희가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되면서 김민성은 3루수로 개막전을 맞이했다. 어쨌든 김민성은 빈약한 롯데 내야진에서 요긴하게 활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데 김민성은 올해 1군에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1군 35경기 타율 2할(70타수 14안타) 2홈런 8타점 OPS .678의 성적에 그쳤다. 2년차 시즌이었던 2008년 20경기 이후 가장 적은 경기에 나선 시즌이었다. 롯데로 컴백하면서 출장 기회를 갈구했는데 되려 출장 기회가 적었다.
결과적으로 김민성으로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민성 없이도 롯데는 올해 내야진 세팅에 성공했다. 개막 직후 3월 말, LG에서 트레이드로 내야수 손호영을 데려왔고 이게 신의 한 수가 됐다. 손호영은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으면서 롯데에서 커리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손호영과 김민성은 LG에서 막역한 선후배 관계였다. 입지도 정 반대였다. 하지만 롯데에서는 정 반대의 상황이 됐다.그리고 2루수 자리에는 고승민이 자리를 잡았고 1루수 자리에는 나승엽, 그리고 유격수는 박승욱이 자리를 꿰찼다. 시즌이 지날수록 김민성이 설 자리는 부족했다. 시즌 초반에는 부상과 슬개건염 부상 등으로 1,2군을 오갔지만 6월 12일을 끝으로 2군으로 내려갔고 다시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크게 아픈 것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2군 경기에 꾸준히 나섰고 성적도 좋았다. 45경기 타율 3할5푼2리(128타수 45안타) 5홈런 25타점 OPS .997로 맹타를 휘둘렀다.
1군 현장은 기존 내야진 주전들에 백업 멤버를 고려해도 김민성의 경쟁력이 더 낫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신인 내야수인 이호준에게 기회가 더 먼저 갔고 신윤후 이주찬 정대선 등의 젊은 선수들이 먼저 1군의 주목을 받았다.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은 김민성이 한수 위지만 다른 능력에서 어필을 못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김민성에게는 지난해와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FA 2년차 시즌을 맞이한다. 신인 이호준이 1군에서 자신을 어필했고 또 다른 젊은 내야수들인 한태양 김세민 등도 전역한다. 사실상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서야 하는 김민성 입장에서는 더 험난한 경쟁터에 처하게 된다. 과연 김민성의 2025년은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