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이후광 기자] 죽음의 조에서 최소 2위를 해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데 과거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과 같은 확실한 국제용 선발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류중일호가 선발 로테이션 확립이라는 과제를 안고 첫 훈련에 임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 대비 첫 훈련에 나섰다. 예비 엔트리 35인 가운데 한국시리즈 중인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 11명과 부상 낙마한 LG 트윈스 손주영을 제외한 23인이 훈련에 참여했다.
사령탑은 취재진과 만나 최대 고민으로 선발 로테이션 구성을 꼽았다. 류 감독은 “명단을 보시면 선발투수가 없다. 안 보인다”라며 “물론 선발투수가 있긴 있는데 한 경기를 온전히 잡아줄 투수가 없다. 원태인, 곽빈, 고영표, 엄상백, 최승용 등이 후보인데 누구를 어느 경기에 기용할지 훈련하면서 결정하겠다. 상대가 하이볼을 잘 치는지, 로우볼을 잘 치는지에 따라 선발투수를 판단하는 편이다”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예비 엔트리 35인을 살펴보면 대표팀 선발 자원은 고영표, 엄상백, 손주영, 곽빈, 최승용, 원태인 등 6명을 꼽을 수 있다. 그 가운데 포스트시즌에서 호투를 펼친 손주영이 부상 낙마하면서 예비 멤버 없이 남은 5명 전원이 각자 한 축을 맡아야 한다. 대표팀은 프리미어12에서 대만, 쿠바,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호주와 총 5경기를 치른다. 13일 대만전 선발이 나흘 휴식 후 18일 호주전 선발을 맡는 플랜도 가능하지만, 일단은 5명 모두가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
류 감독이 선발진에 큰 우려를 표한 건 아시안게임과 달리 같은 조에 ‘약체’로 평가받는 팀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개최국 대만을 비롯해 NPB 선수들이 총 출동하는 일본, 미국 마이너리그 및 NPB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쿠바와 도미니카공화국 등 만만한 상대가 없다. 그나마 호주가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인데 대표팀은 2023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호주에 충격패를 당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최근 대만, 일본으로 향해 전력을 파악한 류 감독은 “대만 야구가 진짜 많이 바뀌었다. 대만에 일본 코치들이 많이 파견돼 있더라. 옛날에는 대만야구가 힘으로만 했는데 이제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세밀한 야구를 한다. 야구하는 그림이 많이 바뀌었다”라며 “아시아권에서 뛰는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도 다 온다고 하더라. 한 팀도 쉬운 팀이 없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류 감독은 이날 첫 소집을 시작으로 ‘3일 훈련-1일 휴식’ 주기로 훈련을 진행하며, 옥석을 가린다는 계획이다. 내달 1일과 2일 쿠바, 6일 상무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추려 최종 28인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류 감독은 “최종 엔트리를 두고 계속 고민 중이다. KIA, 삼성이 한국시리즈를 하고 있으니 그 쪽에서 부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 또 컨디션이 저하된 선수가 있을 수도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 훈련을 하면서 결정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류중일호는 오는 13일부터 대만에서 펼쳐지는 프리미어12에서 대만, 쿠바,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호주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6개팀 가운데 상위 2개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며, 슈퍼라운드 1, 2위 팀이 결승전으로 향한다.
류 감독은 “슈퍼라운드 진출”을 조별 예선 목표로 설정했다. 죽음의 조에서 최소 2위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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