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재팬 드림은 없었다. 일본프로야구 드래프트 지명을 위해 KBO리그를 디딤돌로 삼았던 시라카와 케이쇼의 꿈이 좌절됐다.
시리카와는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2025 일본프로야구(NPB) 신인드래프트에서 미지명 아픔을 겪었다.
이날 드래프트에서는 총 123명이 프로선수의 꿈을 이뤘다.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이 69명을 지명했고, 이후 육성선수 54명이 추가로 선발됐다. 시라카와의 일본 독립리그 시절 소속팀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는 드래프트에서 투수 2명(요코하마 DeNA, 라쿠텐 골든이글스), 육성선수로 투수 2명(한신 타이거스, 소프트뱅크 호크스)을 배출했지만, 4명 가운데 시라카와는 없었다.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에이스 출신인 시라카와는 지난 5월 SSG 랜더스의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로 KBO리그에 입성해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잠시 시행착오를 겪은 7월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1⅓이닝 8실점 7자책)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이 2점대였다. 인성, 동료들과의 융화, 야구를 대하는 태도 또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라카와는 7월 10일 어깨를 다쳐 이탈한 브랜든 와델을 대신해 두산 베어스와 총액 400만 엔(약 3400만 원)에 두 번째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SSG와 6주 계약이 만료된 뒤 때마침 단기 외인 구인에 나선 두산의 영입 제의를 받으며 한국 생활을 6주 연장했다. 연봉도 SSG 시절 180만 엔(약 1620만 원)에서 두 배가 넘게 뛰었다.
시라카와는 SSG 시절과 달리 제구 난조를 거듭하며 두산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일본 독립리그 시절 체험할 수 없었던 만원 관중 앞에서 이른바 '매진 울렁증'에 시달리며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6.03으로 크게 흔들렸다. 제구력이 강점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34⅓이닝 동안 사사구 26개를 내줬다.
시라카와는 8월 1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8이닝 4피안타 1사구 3탈삼진 무실점 인생투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닷새 뒤 140만 엔(약 1270만 원)에 15일 간 계약을 연장했지만, 8월 2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4이닝 5실점을 남기고 팔꿈치를 다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두산과 결별했다. SSG 시절을 포함한 시라카와의 2024시즌 KBO리그 성적은 12경기 4승 5패 평균자책점 5.65다.
시라카와는 7월 고국으로 향하지 않고 두산과 계약한 이유에 대해 “앞으로 NPB에 가기 위해서는 독립리그로 돌아가는 것보다 KBO리그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도쿠시마 사장님과 구단주님도 한국에 오셔서 7월에는 스카우트가 독립리그를 보러오지 않으니 한국에서 뛰는 게 더 유리할 것 같다고 조언해주셨다”라고 일본프로야구 진출의 꿈을 피력했다.
그러나 결국 꿈의 NPB 신인드래프트 결과는 미지명이었다. KBO리그를 일본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지만, 신인드래프트는 물론, 육성선수 드래프트에서도 12개 구단의 외면을 받으며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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