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창원, 조형래 기자] “올해 삼성처럼 우리도 계속 기회 주면 올라오는 꿈을 꾸고 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우여곡절 끝에 4번째 챕터를 열었다. 2013년 첫 1군 진입 시점부터 합류해서 선수로 5년, 지도자로 3년 간 몸을 담고 잠시 떠나 있었던 ‘호부지’ 이호준 신임 감독을 제4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LG 트윈스에서 타격코치, 퀄리티컨트롤 코치, 수석코치 역할을 맡은 뒤 NC로 컴백했다. LG의 포스트시즌은 19일에 끝났고 이를 기다린 NC는 이호준 감독과 21일 면접을 진행한 뒤 22일에 확정을 지었다. 일사천리로 이호준 감독을 선임했다.
지속가능한 강팀과 육성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이호준 감독과 NC 구단이다. 그리고 이호준 감독은 그동안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면접 인터뷰를 술술 진행했다. 임선남 단장은 “1군은 경기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또 육성은 구단이 열심히 하는 게 이상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방향성을 저희가 질문하기도 전에 먼저 말씀하셨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이호준 감독은 24일 열린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야구장에서 활기찬 야구, 파워풀하고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고 싶다”라며 “1루까지 전력으로 뛸 수 있는 컨디션이 되어야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선수들이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전력질주 안되면 스타팅에 안 넣으려고 한다”라고 자신의 야구관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구단이 현재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육성도 간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군 28명의 엔트리 중 투수 1명, 야수 1명은 비워두려고 한다. 2군 스태프의 추천을 100% 반영해서 그 선수들을 투입해보려고 한다. 그러면 선수들과 2군 스태프들도 동기부여가 생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당장 박민우 손아섭 박건우 박세혁 등 베테랑들이 있지만 점점 선수단 구성은 젊어지고 있다. 이호준 감독이 NC를 떠났을 당시에 유망주였던 선수들은 여전히 유망주다. 다만, 이제는 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들로 거듭났다. 현재는 프리미어12 대표팀 소집을 위해 떠난 유격수 김주원과 포수 김형준이 대표적이다. NC를 떠나 있던 지난 3년 동안, 친정에 눈을 떼지 않았던 이호준 감독이다.
이호준 감독은 “코치로 3년을 하고 떠났다. 그래서 제가 지도를 했던 선수들을 관심있게 봤다. 이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성장할지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김주원과 김형준은 지난해 국가대표로 스텝업했지만 올해는 주춤했다. 외부에서 지켜보면서 나름의 이유도 분석했다. 그만큼 관심이 컸다.
그는 “(김)주원이와 (김)형준이는 굉장히 많이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고 어디까지 성장할까 궁금해서 지켜봤다. 그러나 올해는 부상도 겹치고 여러 문제도 있으면서 사실 제대로 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밖에서 볼 때 안쓰럽기도 했다. 슬럼프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았나. 폼도 매일 바꿔 치는데 힘들다는 게 보이더라. 한 템포 쉬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되돌아봤다.결국 이 젊은 선수들이 내년에는 다시 본궤도로 올라서야 이호준 감독도 구상이 구체화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김주원, 김형준을 지켜봤고 또 김휘집도 트레이드된 이후 어느 포지션으로 뛸지 궁금했다. 그리고 나 역시도 포지션이 고민된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관심있게 지켜봤다는 의미. 김휘집 역시도 현재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에 소집된 상황이다.
이어서 3년 전부터 지켜봤던 어린 선수들을 술술 말했다. 그는 “또 김한별 선수 같은 경우에는 대한민국에서 수비 제일 잘 한다고 생각했다. LG에 있을 때도 트레이드 요청을 해봤는데 절대 불가라고 하더라”라며 “그리고 투수 중에는 배재환 선수가 아직도 머릿속에 있다. 언젠가는 NC의 마무리 투수를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선동렬 감독님 생각해서 ‘배동렬’이라고 별명도 지어줬다”라고 설명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 출신으로 아직 전체 1순위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호준 감독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배재환이 남아 있었다. 또, “박시원도 재밌는 친구다. 박시원 선수가 군대에 있을 때 타팀 코치인데도 나에게 전화를 계속 해서 타격폼에 대해서 물어보더라”라고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막상 내가 말한대로 안 치고 있더라”라며 웃기도 했다.
결국 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기다리면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현재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처럼 될 수 있다고 자부했다. 삼성은 올해 이재현 김영웅 김지찬 윤정빈 등 젊은 선수들이 시의적절하게 활약을 해주고 1군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으며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고 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이호준 감독은 “사실 우승은 운도 많이 따라야 한다. 그래도 목표는 3년 안에 우승이라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면서 “우리의 목표는 올해 삼성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삼성도 이재현이나 김영웅 등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지 않았나. 이 선수들이 하루아침에 된 게 아니고 계속 육성하고 기회를 줘서 올라왔다”라고 했다.그러면서 “저도 그런 꿈을 꾸고 있다. 그렇게 됐을 때 3년 안에 대권에 도전할 기회가 분명히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젊은 친구들이 운 좋게 내년에 정말 퍼포먼스를 딱 내면 우리는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른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코칭스태프도 뼈를 깎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칭스태프, 프런트들도 아마 많이 준비를 할 것이다. 젊은 친구들이 어떻게 해야 퍼포먼스를 잘 낼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하고 연구할 것이다. 미팅이 많을 것이다. 코치님들은 아마 죽을 수도 있다. 집에 못 갈 것이다”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호준 감독이 본격적으로 시작할 육아일기, 고통과 인내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호준 감독은 그 시간들을 모두 견뎌낼 준비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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