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플레이오프(PO) 110구 투혼으로 일약 가을 영웅으로 떠오른 데니 레예스(28·삼성 라이온즈)가 마침내 한국시리즈 무대에 출격한다. 원태인(24)을 제외한 가장 강력한 선발 카드가 나와 삼성으로서도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 그런데 대구로 오는 김도영(21·KIA 타이거즈)도 심상치 않다.
삼성과 KIA는 25일 오후 6시 30분부터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에 나선다.
대구로 건너온 두 팀의 분위기는 상반됐다. 21일 열린 1차전이 광주 지역에 내린 비로 KBO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그 탓에 삼성은 원태인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김헌곤의 솔로포로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흐름이 끊겼다. 이틀 뒤 똑같은 6회초 무사 1, 2루에서 재개된 1차전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1-5로 패해 경기를 내줬다.
이 분위기가 1차전 종료 후 한 시간 뒤 열린 2차전에서도 이어져 3-8로 패했고 삼성은 2패를 안고 홈경기를 치르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 1, 2차전에 승리한 20개 팀 중 18개 팀이 우승까지 차지했다. 1~3차전까지 모두 승리한 12개 팀은 모두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는 점에서 삼성은 3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선발 매치업은 삼성에 나쁘지 않다. 삼성은 레예스, KIA는 에릭 라우어(29)를 예고했다. 레예스는 올해 정규시즌 26경기 11승 4패 평균자책점 3.81, 144이닝 114탈삼진으로 평범했다. KIA를 상대로도 3경기 승리 없이 2패만 떠안으며 평균자책점 8.31로 좋지 않았다. 아쉬운 정규시즌 성적에도 가을야구에서의 활약이 3차전 호투를 기대케 한다.
레예스는 LG와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6, 13⅔이닝 3탈삼진으로 맹활약했다. 믿을 만한 선발 투수가 원태인과 그밖에 없는 상황에서 1차전 101구, 4차전 110구 투혼으로 홀로 2승을 책임지며 삼성을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다. 상대 투수 라우어도 정규시즌 활약이 두드러진 선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레예스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라우어는 정규시즌 7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4.93, 34⅔이닝 37탈삼진을 마크했고, 삼성을 상대로도 1경기 등판해 3⅓이닝 4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경험이 있다.
관건은 역시 레예스가 KIA 타선을 얼마나 억제하느냐다. 21일 1차전 5회까지 2안타로 침묵했던 KIA 타선은 이틀의 휴식 후 2차전에서 장·단 10안타로 8점을 올리는 등 타격감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그중에서도 김도영이 살아난 점이 눈에 띈다. 김도영은 21일 1차전에서는 1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지만, 23일 다시 열린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1타점 적시타와 도루에 성공했다. 2차전에서는 1회말 무사 2, 3루에서 2루수 땅볼로 결승 타점을 올린 것을 비롯해 2회말 우측 담장을 넘기는 마수걸이 홈런포를 때려냈다.
이와 같은 활약에 2차전 종료 후 김도영은 "비로 쉬는 이틀 동안 찝찝함이 있었다. 날씨가 좋았다면 어땠을까 하늘을 탓했다. 그래서 더욱 비장한 마음으로 (재개된 1차전에) 임했고 날씨가 좋았다. 완벽한 날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21일 1차전 전날 잠을 못 이뤘던 김도영은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 후 본래의 루틴을 지키면서 컨디션을 회복했다. 그는 "한국시리즈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들어가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자려고 한 게 오히려 독이 됐다. 평소에 자던 시간에 자니까 잠도 잘 오고 좋았다"며 "(21일) 첫날에는 감이 좋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몸의 반응도 느렸고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 그걸 기억하고 23일 경기 타석에서 들어갔고 그게 주효했다. 정규시즌 때보다 루틴을 더 신중하고 디테일하게 한 것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타격감을 회복한 김도영은 삼성에 악재다. 올해 김도영은 삼성을 상대로 16경기 타율 0.305(59타수 18안타), 5홈런 9타점, 출루율 0.427 장타율 0.627 OPS(출루율+장타율) 1.054로 강했다. 특히 삼성 홈구장 라이온즈파크(라팍)에서 강했는데 7경기 타율 0.345(29타수 10안타) 3홈런 3타점, 출루율 0.424에 장타율이 8할에 육박하는 0.793으로 매우 강했다.
이는 라이온즈파크의 구조와 관련 있다. 라이온즈파크는 좌우 펜스까지 99.5m, 좌우 중간 담장까지 107m로 짧은 편인데 이는 우타자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김도영도 올해 38개의 홈런 중 21개를 좌측, 좌중간 담장으로 넘긴 우타자여서 삼성 마운드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일까. 김도영은 올해 삼성에 좋은 기억이 가득하다. 시즌 첫 홈런이 공교롭게도 4월 5일 레예스를 상대로 나왔고, 마지막 홈런인 38호 역시 9월 23일 삼성전에서 나왔다. 마지막 홈런 때는 40번째 도루와 143번째 득점도 같이 성공하면서 아시아 프로야구 단일시즌 최다 득점 타이기록을 세웠다. 그렇게 김도영을 앞세운 KIA는 올 시즌 삼성에 12승 4패 상대 전적 우위를 점했다.
이에 김도영은 20일 미디어데이에서 "어떤 구단을 상대로든 모든 기록은 영광스럽다. 이번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는 첫 우승이라는 기록을 만들고 싶다. 한몫해서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과연 삼성은 달라진 레예스를 앞세워 김도영을 억제하고 반격에 나설 수 있을까.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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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KIA-삼성전이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김도영이 2회말 2사에서 우월 1점 홈런을 날린 후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삼성의 데니 레에스(왼쪽)와 KIA 김도영. /사진=김진경 대기자 |
삼성과 KIA는 25일 오후 6시 30분부터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에 나선다.
대구로 건너온 두 팀의 분위기는 상반됐다. 21일 열린 1차전이 광주 지역에 내린 비로 KBO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그 탓에 삼성은 원태인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김헌곤의 솔로포로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흐름이 끊겼다. 이틀 뒤 똑같은 6회초 무사 1, 2루에서 재개된 1차전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1-5로 패해 경기를 내줬다.
이 분위기가 1차전 종료 후 한 시간 뒤 열린 2차전에서도 이어져 3-8로 패했고 삼성은 2패를 안고 홈경기를 치르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 1, 2차전에 승리한 20개 팀 중 18개 팀이 우승까지 차지했다. 1~3차전까지 모두 승리한 12개 팀은 모두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는 점에서 삼성은 3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선발 매치업은 삼성에 나쁘지 않다. 삼성은 레예스, KIA는 에릭 라우어(29)를 예고했다. 레예스는 올해 정규시즌 26경기 11승 4패 평균자책점 3.81, 144이닝 114탈삼진으로 평범했다. KIA를 상대로도 3경기 승리 없이 2패만 떠안으며 평균자책점 8.31로 좋지 않았다. 아쉬운 정규시즌 성적에도 가을야구에서의 활약이 3차전 호투를 기대케 한다.
레예스는 LG와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6, 13⅔이닝 3탈삼진으로 맹활약했다. 믿을 만한 선발 투수가 원태인과 그밖에 없는 상황에서 1차전 101구, 4차전 110구 투혼으로 홀로 2승을 책임지며 삼성을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다. 상대 투수 라우어도 정규시즌 활약이 두드러진 선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레예스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라우어는 정규시즌 7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4.93, 34⅔이닝 37탈삼진을 마크했고, 삼성을 상대로도 1경기 등판해 3⅓이닝 4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경험이 있다.
KS 3차전 선발로 낙점된 삼성 데니 레예스(왼쪽)와 KIA 에릭 라우어. /사진=김진경 대기자, KIA 타이거즈 제공 |
관건은 역시 레예스가 KIA 타선을 얼마나 억제하느냐다. 21일 1차전 5회까지 2안타로 침묵했던 KIA 타선은 이틀의 휴식 후 2차전에서 장·단 10안타로 8점을 올리는 등 타격감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그중에서도 김도영이 살아난 점이 눈에 띈다. 김도영은 21일 1차전에서는 1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지만, 23일 다시 열린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1타점 적시타와 도루에 성공했다. 2차전에서는 1회말 무사 2, 3루에서 2루수 땅볼로 결승 타점을 올린 것을 비롯해 2회말 우측 담장을 넘기는 마수걸이 홈런포를 때려냈다.
이와 같은 활약에 2차전 종료 후 김도영은 "비로 쉬는 이틀 동안 찝찝함이 있었다. 날씨가 좋았다면 어땠을까 하늘을 탓했다. 그래서 더욱 비장한 마음으로 (재개된 1차전에) 임했고 날씨가 좋았다. 완벽한 날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21일 1차전 전날 잠을 못 이뤘던 김도영은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 후 본래의 루틴을 지키면서 컨디션을 회복했다. 그는 "한국시리즈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들어가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자려고 한 게 오히려 독이 됐다. 평소에 자던 시간에 자니까 잠도 잘 오고 좋았다"며 "(21일) 첫날에는 감이 좋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몸의 반응도 느렸고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 그걸 기억하고 23일 경기 타석에서 들어갔고 그게 주효했다. 정규시즌 때보다 루틴을 더 신중하고 디테일하게 한 것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IA-삼성전 서스펜디드 경기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김도영이 7회말 2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출루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타격감을 회복한 김도영은 삼성에 악재다. 올해 김도영은 삼성을 상대로 16경기 타율 0.305(59타수 18안타), 5홈런 9타점, 출루율 0.427 장타율 0.627 OPS(출루율+장타율) 1.054로 강했다. 특히 삼성 홈구장 라이온즈파크(라팍)에서 강했는데 7경기 타율 0.345(29타수 10안타) 3홈런 3타점, 출루율 0.424에 장타율이 8할에 육박하는 0.793으로 매우 강했다.
이는 라이온즈파크의 구조와 관련 있다. 라이온즈파크는 좌우 펜스까지 99.5m, 좌우 중간 담장까지 107m로 짧은 편인데 이는 우타자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김도영도 올해 38개의 홈런 중 21개를 좌측, 좌중간 담장으로 넘긴 우타자여서 삼성 마운드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일까. 김도영은 올해 삼성에 좋은 기억이 가득하다. 시즌 첫 홈런이 공교롭게도 4월 5일 레예스를 상대로 나왔고, 마지막 홈런인 38호 역시 9월 23일 삼성전에서 나왔다. 마지막 홈런 때는 40번째 도루와 143번째 득점도 같이 성공하면서 아시아 프로야구 단일시즌 최다 득점 타이기록을 세웠다. 그렇게 김도영을 앞세운 KIA는 올 시즌 삼성에 12승 4패 상대 전적 우위를 점했다.
이에 김도영은 20일 미디어데이에서 "어떤 구단을 상대로든 모든 기록은 영광스럽다. 이번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는 첫 우승이라는 기록을 만들고 싶다. 한몫해서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과연 삼성은 달라진 레예스를 앞세워 김도영을 억제하고 반격에 나설 수 있을까.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KIA-삼성전이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김도영이 2회말 2사에서 우월 1점 홈런을 날린 후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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