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선호 기자] "한 점도 주고 싶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의 주역 KIA 타이거즈 우완 전상현(28)이 서스펜디드게임 6회초 무사 1,2루 위기를 막은 장면을 소상하게 밝혔다. 이미 등판을 예상했고 번트 대비도 철저히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타선을 믿었기에 공격적으로 투구한 것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오후 4시 삼성 라이온즈의 6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1차전을 재개했다. 상대타자는 김영웅이었다. 언론에서는 번트 또는 강공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KIA도 좌투수를 낼 것인지 아니면 가장 강한 필승조 투수를 기용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전상현이었다.
삼성의 선택은 번트였다. 김영웅이 번트를 댔고 그만 포수 앞에 공을 떨구었다. 포수 김태군이 잽싸게 잡아 3루에 뿌려 2루 주자를 잡았다. 전상현은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문정빈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에 몰렸으나 이재현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하고 위기를 넘겼다.
KIA는 7회말 대거 4득점 전세를 뒤집고 5-1로 1차전을 잡았다. 여세를 몰아 2차전에서는 방망이가 터지면서 8-3으로 승리, 하루에 2승을 챙겼다. 1~2차전 승리팀의 시리즈 우승확률은 90%이다. 바로 전상현이 6회 위기를 막았기에 우승 9부 능선에 오를 수 있었다.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3차전을 앞두고 전상현은 "내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타자들이 좋아 위기를 막으면 무조건 역전한다는 계산을 했고 공격적으로 투구했다. 첫 날은 이준영 선배 다음에 내가 나간다고 들었다. (김)태군형이 전날 미리 이야기했다. 야구장가서 코치님께 제대로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솔직히 번트는 예상했지만 상대가 (강공) 칠 것 같았다. 전날 (류) 지혁형 만났는데 '우투면 치고 좌투라면 번트'라고 들었다. 반반이었다. 내 공을 던지자고 생각했다. 한 점도 절대 안준다고 했다. 나는 주기 싫었다"며 웃었다. 류지혁의 말은 결과적으로 반대였지만 삼성도 상당히 고민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수비는 자신있었다.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무조건 3루로 던지겠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포수쪽에 떨어져 운이 좋았다"면서 "고향 대구에서 상대가 삼성이어서 더 재미있다. 첫 등판이라 굉장히 설레였지만 재미있었다..정규시즌과 다르지만 긴장하지 않았다. 빨리 4연승으로 우승 확정짓고 싶다. 모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며 우승각오를 다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