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선수와 감독, 임원들이 꼽은 2024년 최고의 선수는 ’50-50’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였다. 58홈런을 폭발한 ‘거포’ 애런저지(32·뉴욕 양키스)보다 현장 평가가 더 높았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스포팅뉴스’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올해의 선수로 오타니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1936년 제정된 이 상은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의 선수, 감독, 임원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같은 팀 선수에겐 투표를 할 순 없다.
내셔널리그(NL), 아메리칸리그(AL)를 구분하지 않고 한 명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스포팅뉴스 올해의 선수 상은 ‘통합 MVP’ 성격이 강하다. 저지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지만 선수, 감독, 임원들은 오타니를 최고로 인정했다. 올해로 89년째 맞이한 유서 깊은 상인데 오타니는 지명타자 최초로 선정되며 새 역사를 썼다.
투타겸업으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2021년 LA 에인절스 시절 이후 3년 만에 두 번째 수상이다. 이 상을 두 번 이상 받은 선수는 테드 윌리엄스(5회), 배리 본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알버트 푸홀스(이상 3회), 스탠 뮤지얼, 샌디 쿠팩스, 조 모건, 칼 립켄 주니어, 미겔 카브레라, 호세 알투베(이상 2회) 이어 오타니가 역대 11번째.
오타니는 올 시즌 159경기 타율 3할1푼(636타수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81볼넷 162삼진 59도루 출루율 .390 장타율 .646 OPS 1.036을 기록했다. 158경기 타율 3할2푼2리(559타수 180안타) 58홈런 144타점 122득점 133볼넷 171삼진 10도루 출루율 .458 장타율 .701 OPS 1.159를 기록한 저지의 타격 성적이 더 좋지만 현장에선 오타니의 전 세계 야구 역사상 최초 50-50 희소성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스포팅뉴스는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50개 이상의 홈런과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내셔널리그가 도입된 1876년부터 지금까지 약 2만1000명의 야구 선수가 있었고, 149번의 정규시즌이 지났다. 하지만 50-50을 달성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40-4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5명 있었지만 오타니의 기록에 근접한 선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타니는 58홈런을 치고 144타점을 올리며 OPS 1.159를 기록한 2위 저지보다 60% 더 많은 표를 받았다’며 ‘저지의 독보적인 성적을 감안할 때 투표가 이렇게 박빙이 된 것은 수비에서 활약이 전무한 선수를 뽑는 것에 대한 저항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올해 투수로 나서지 않은 오타니는 타격에만 전념했다. 풀타임 중견수로 뛴 저지에 비해 공수에서 종합적인 기여도가 낮다.
하지만 스포팅뉴스는 ‘오타니는 더 나은 타자가 되는 데 집중했고, 실제 그렇게 해냈다. 지난해보다 10개 더 많은 54개의 홈런을 쳤고, 커리어 하이보다 8개 더 많은 2루타(38개)를 기록했으며 타점과 득점은 30~31점이 더 많았다’면서 ‘이전 3시즌을 합친 것보다 많은 59개의 도루도 해냈다. 93.4%의 도루 성공률은 50개 이상 도루한 선수 중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저지도 오타니를 인정했다. 월드시리즈를 하루 앞둔 25일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저지는 “우리는 1년 내내 오타니의 활약을 지켜봤다. 지금까지 50-50 해낸 선수는 없었다. 그런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 그가 하는 일에 대해 하루종일 이야기할 수 있다. 올해 투수로 던지지 않았는데도 특별한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신인상은 AL 투수 메이슨 밀러(오클랜드 애슬레틱스), NL 외야수 잭슨 메릴(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컴백상은 AL 내야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NL 투수 크리스 세일(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감독상은 AL 스티븐 보그트(클리블랜드 가디언스), NL 팻 머피(밀워키 브루어스), 임원상은 맷 아놀드 밀워키 단장이 각각 선정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