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조형래 기자] “롯데가 네일 공을 왜 잘 쳤을까? 네일 공을 이제 잘 쳐보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25일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을 4-2로 승리하면서 2연패 이후 1승을 가져왔다. 시리즈 판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삼성의 승리공식인 홈런 4방으로 승리를 거뒀다. 모두 1점 짜리 홈런이었지만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영양 만점의 홈런이었다.

선발 3루수로 나선 김영웅은 3차전 승리의 영웅 중 한 명이었다. 1-0으로 앞선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 선발 라우어를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었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가을야구에 화려하게 데뷔한 김영웅의 한국시리즈 활약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만난 김영웅은 “사실 감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헷갈린다. 홈런도 사실 무조건 직구 던질 것 같다고 생각해서 휘두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홈런공장’ 라이온즈 파크에 온 만큼 김영웅도 심적으로 편안하다. 그는 “여기서 아무래도 많이 했으니까 공이 더 잘 보이는 느낌이다”라고 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분위기 자체가 꼬였다. 1차전 선발 원태인이 무결점 호투를 펼치고 있었고 6회 김헌곤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냈다. 그런대 6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폭우에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그 상황을 이어서 경기가 재개됐지만 뜨거웠던 흐름은 식을 수밖에 없었다. 김영웅도 재개된 경기 첫 타석에서 번트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결국 삼성은 1차전 1-5로 역전패를 당했고 뒤이어 열린 2차전도 3-8로 패했다. 

삼성도 김영웅도 말렸다. 그는 “광주의 느낌이 달랐다기 보다는 저한테 말린 느낌이었다.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갔다”라고 했다. 

일단 3차전 승리로 분위기를 가져왔고 이제 1차전 KIA 선발이었던 제임스 네일을 공략하면 된다. 네일은 지난 1차전 삼성 타선을 상대로 1차전 5이닝 76구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턱관절 골절 부상에도 네일은 건재했다. 하지만 이제 설욕의 시간이다. 선수들이 모여있는 SNS 단체방에서 주장 구자욱은 선수단에 메시지를 던졌다. 현재 무릎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구자욱은 덕아웃에서 응원단장 역할이자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세리머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 바로 구자욱이다.

구자욱은 SNS 메시지로도 선수단의 각오를 다지게 했다. 김영웅은 “내일(26일), 네일 공을 꼭 쳐보자”라고 하시면서 “롯데가 왜 네일 공을 잘 치는지 아냐. 공격적으로, 적극적으로 치니까 잘 치는 것이다. 소심하게 하지않고 공격적으로 치다 보면 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네일은 올해 롯데전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2.65로 강했다. 하지만 단 한 경기, 지난 6월 25일 경기에서 네일을 제대로 두들긴 바 있다. 네일은 당시 5이닝 11피안타(1피홈런) 9실점(4자책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구자욱이 롯데를 언급했다고 볼 수 있다. 

김영웅은 네일을 상대로 정규시즌 3타수 2안타에 홈런까지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1차전에서는 삼진 2개를 당했다. 주장 구자욱의 메시지, 그리고 그만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네일 상대 설욕전 선봉에 선다. 그는 “1차전 때 네일 공이 확실히 좋긴 했다. 자신감으로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은 있다. 적극적으로 할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임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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