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대구=안호근 기자]
충격이다. 플레이오프(PO)와 한국시리즈(KS)에서도 완벽한 투구를 뽐내던 다승왕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이 맥없이 쓰러졌다.
원태인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2⅓이닝 동안 6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6실점을 기록, 3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투구수가 무려 78구에 달했다. 지난 21일 KS 1차전에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기 전까지 단 66구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선 지 단 5일 만에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가을야구 최초의 서스펜디드 게임 이후 재개된 경기에서 원태인 없이 삼성의 뒷문은 허무하게 무너지며 패했고 2차전에서도 선발 열세 속에 연패에 빠졌다.
3차전에서 데니 레예스가 7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PO 2승에 이어 다시 한 번 승리를 따냈다. 이젠 원태인의 차례였다. 박진만 감독이 "확실한 선발은 원태인과 레예스 정도"라고 말했을 만큼 선발진이 약했지만 그만큼 둘 만큼은 절대적인 신뢰를 보낼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이 100~110구까지는 충분히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워낙 좋은 컨디션으로 66구만 던졌고 나흘 휴식을 취했다. 정규시즌 중에도 화요일에 선발로 나설 경우엔 나흘 휴식 후 일요일 경기에 등판한다. 원태인에게 특별히 무리가 갈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불안 불안했다. 이날 78구 중 최고 시속 148㎞를 찍은 직구를 29구 던졌고 주무기인 체인지업(25구)과 슬라이더(15구)를 주로 섞었고 커터(5구)와 커브(4구)도 적재적소에 섞었다.
문제는 KIA 타선이 작정하고 원태인에 맞서 준비를 해왔다는 것이었다. 1차전 틀어막힌 것이 예방주사가 됐다. 더구나 3차전 레예스에게 압도 당하며 패한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후 "레예스를 공략 못한 게 패인이다. 5,6회엔 내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PO 때 던진 패턴과 완전 반대로 몸쪽 커터가 아닌 체인지업 패턴으로 던졌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스를 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날은 더 철저히 준비한 듯 했다. 1회초 박찬호는 원태인의 바깥쪽 직구를 받아쳐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김선빈은 계속되는 커트로 원태인을 괴롭히더니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좌중간 펜스 직격 2루타를 날렸다. 이미 1회에만 32구를 던지게 했다.
2회엔 무실점으로 막아냈지만 4타자를 상대하며 23구를 더했다. 3회가 문제였다. 김선빈에게 던진 몰린 직구는 좌전 안타가 됐고 김도영에겐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허용했다. 코칭 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랐으나 제구가 흔들렸다. 2볼에서 던진 체인지업이 다시 한복판으로 몰렸고 무사 만루가 되는 안타를 허용했다. 기세가 오른 KIA 타선은 무서웠다. 볼카운트 1-1에서 체인지업이 존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공이었음에도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강하게 잡아당겨 우중간 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원태인을 내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사 1,2루에서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고 이창진을 다시 볼넷으로 내보내며 1사 만루. 결국 송은범에게 공을 넘기고 물러났다. 원태인의 표정이 어두웠다.
송은범은 변우혁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웠으나 김태군에게 그랜드 슬램을 맞았다. 라이온즈파크를 가득 메운 홈 팬들이 침묵에 휩싸였다.
쌀쌀해진 날씨가 영향을 미친 것일까. 철저히 준비한 KIA 타선이 원태인이 과한 힘을 쓰게끔 만든 것일까. 삼성 구단 관계자는 "원태인이 어깨 쪽에 약간의 불편감이 있어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됐다"며 "병원 진료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구=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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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이 26일 KIA와 KS 4차전에서 3회초 조기강판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원태인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2⅓이닝 동안 6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6실점을 기록, 3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투구수가 무려 78구에 달했다. 지난 21일 KS 1차전에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기 전까지 단 66구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선 지 단 5일 만에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가을야구 최초의 서스펜디드 게임 이후 재개된 경기에서 원태인 없이 삼성의 뒷문은 허무하게 무너지며 패했고 2차전에서도 선발 열세 속에 연패에 빠졌다.
3차전에서 데니 레예스가 7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PO 2승에 이어 다시 한 번 승리를 따냈다. 이젠 원태인의 차례였다. 박진만 감독이 "확실한 선발은 원태인과 레예스 정도"라고 말했을 만큼 선발진이 약했지만 그만큼 둘 만큼은 절대적인 신뢰를 보낼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투구를 하고 있는 원태인. /사진=김진경 대기자 |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불안 불안했다. 이날 78구 중 최고 시속 148㎞를 찍은 직구를 29구 던졌고 주무기인 체인지업(25구)과 슬라이더(15구)를 주로 섞었고 커터(5구)와 커브(4구)도 적재적소에 섞었다.
문제는 KIA 타선이 작정하고 원태인에 맞서 준비를 해왔다는 것이었다. 1차전 틀어막힌 것이 예방주사가 됐다. 더구나 3차전 레예스에게 압도 당하며 패한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후 "레예스를 공략 못한 게 패인이다. 5,6회엔 내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PO 때 던진 패턴과 완전 반대로 몸쪽 커터가 아닌 체인지업 패턴으로 던졌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스를 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날은 더 철저히 준비한 듯 했다. 1회초 박찬호는 원태인의 바깥쪽 직구를 받아쳐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김선빈은 계속되는 커트로 원태인을 괴롭히더니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좌중간 펜스 직격 2루타를 날렸다. 이미 1회에만 32구를 던지게 했다.
원태인(오른쪽)이 3회초 소크라테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원태인을 내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사 1,2루에서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고 이창진을 다시 볼넷으로 내보내며 1사 만루. 결국 송은범에게 공을 넘기고 물러났다. 원태인의 표정이 어두웠다.
송은범은 변우혁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웠으나 김태군에게 그랜드 슬램을 맞았다. 라이온즈파크를 가득 메운 홈 팬들이 침묵에 휩싸였다.
쌀쌀해진 날씨가 영향을 미친 것일까. 철저히 준비한 KIA 타선이 원태인이 과한 힘을 쓰게끔 만든 것일까. 삼성 구단 관계자는 "원태인이 어깨 쪽에 약간의 불편감이 있어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됐다"며 "병원 진료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 스태프들이 3회초 마운드에 올라 원태인(왼쪽에서 4번째)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대구=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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