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선호 기자] "진짜 멋진 경기였다".
KIA 타이거즈 우완 제임스 네일(31)이 한국시리즈 분수령 경기를 잡았다.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등판해 5⅔이닝 5피안타(1홈런) 1사구 7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9-2 승리를 이끌었다. 시리즈 첫 승이었다.
승리는 못했지만 1차전도 5이닝 1실점의 호투였다. 5회까지 무결점 투구를 했으나 6회초 솔로홈런을 맞고 강판했다. 결과적으로 KIA는 네일의 호투 덕택에 7회말 4득점 역전승을 할 수 있었다. 4차전에서는 기어코 승리까지 안았다. 불과 두 달전 병상에 누웠던 투수가 에이스로 돌아와 한국시리즈 2경기 승리를 이끈 것이다.
전날 솔로홈런 4방이 맞은 라팍인데도 흔들림이 없었다. 경기전 더그아웃 의자에 앉아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마운드에 올랐다. 1회 1사후 류지혁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도루를 허용했으나 디아즈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타선이 1회 2점, 3회 소크라테스의 2타점 적시타, 김태군의 만루홈런으로 7점을 지원했다.
4회 잠시 위기였다 1사후 디아즈 안타에 이어 2사후 박병호의 몸을 맞혔다. 김영웅에게 우전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5회에서는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던진 149km짜리 바깥쪽 투심이 좌월솔로포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것 뿐이었다. 살벌한 스위퍼와 투심으로 라팍타선을 잠재웠다. 6회초 소크라테스의 우월투런포가 터지면서 승기를 잡았고 6회 2사2루에서 등판을 마쳤다.
시종일관 침착했고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절대 질 수 없는 경기였다. 이기면 3승1패로 우승에 성큼 다가서지만 패한다면 2승2패 동률이 되면서 시리즈 향방이 어디로 흐를지 몰랐다. 그래서인지 삼진을 잡을 때 포효하기도 했다. 등판을 마치고 마운드에 내려갈 때는 KIA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치면서 응원을 유도했다. 마치 2017년 한국시리즈 2차전 1-0 완봉 주역 양현종 같았다.
경기후 네일은 "병상에 있을때 상상 그대로의 멋진 경기였다. 타자들이 9점 뽑아주어 편안하게 던졌다. 손에 공이 있는 한 언제든지 열심히 던졌다. (포효) 오늘 큰 경기였다. 이기면 3승1패, 아니면 2승2패가 되는 중요한 경기였다. 대구 뜨거운 분위기였다. 거기에 맞게 열정을 가졌다"며 웃었다.
이어 전날 솔로포 4개를 터트린 삼성 타선을 막은 비결도 밝혔다 "삼성타선이 1~9번까지 홈런타자들이 즐비해 무섭다. 무조건 카운트를 유리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팬들이 열렬한 환호를 보내주어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 힘으로 마운드에서 버틸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직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우승을 위해서는 1승이 더 필요하다. 앞으로 우승 상황이 되면 불펜투수로 나설 수도 있다. "6차전에 불펜으로 등판하도록 노력하겠다. 거기에 맞춰 최대한 회복이 관건이다. 어떤 역할이든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승리의 커다란 이유는 포수 김태군이었다. 강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 마운드 흔들리면 천천히 천천히 하라며 이끌어주어 좋은 결과를 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