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팍 탄생 이끈 김범일 전 대구시장, ''개장 후 첫 KS 진출 뿌듯'' 감격 가득 [오!쎈 인터뷰]
입력 : 2024.10.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대구, 손찬익 기자] 허구연 KBO 총재와 김범일 전 대구시장 /what@osen.co.kr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삼성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 아닌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지은 사람으로서 뿌듯하다”. 

지난 26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은 김범일 전 대구시장은 팬들로 가득 찬 야구장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삼성이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2015년까지 홈그라운드로 사용했던 대구시민야구장은 가장 열악한 야구장으로 손꼽혔다. 1948년 개장한 시민야구장은 시설이 낙후돼 개보수로 만회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2006년에는 안전 진단 결과 심각한 붕괴 우려로 철거가 요구되는 E등급을 받았다. 한동안 공사장을 연상케 하는 철제 빔이 대구시민야구장 곳곳에 위치했다. 

2011년 4월 16일 삼성-두산전 도중 갑작스럽게 전광판과 조명탑 등 모든 시설이 정전돼 경기를 마치지 못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많은 비가 쏟아지면 배수 시설이 막혀 덕아웃이 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관중석과 화장실에는 각종 악취로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OSEN DB

김범일 전 시장은 재임 시절 낙후된 시청사 건설보다 야구장 신축을 추진했다. 낙후된 시청사를 사용하는 불편함보다 지역민들의 민원 해결과 대구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야구장을 먼저 지은 것. 2016년 개장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대구의 랜드마크이자 국내 최고의 야구장으로 평가받는다. 

선거철만 되면 야구장을 새로 짓겠다고 책임지지 않을 공수표를 남발한 역대 부산시장과는 달랐다.  

허구연 KBO 총재는 “요즘 시뿐만 아니라 구청사도 화려하게 짓는 추세다. 당시 김범일 시장님이 ‘우리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신청사보다 야구장 건립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래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또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올 때마다 김범일 시장님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김범일 시장님의 노력이 없었다면 대구에 이렇게 좋은 야구장을 건립하지 못했을 거다. 야구장을 짓는데 엄청난 공을 세운 분”이라고 덧붙였다. 

[OSEN=대구, 손찬익 기자] 허구연 KBO 총재, 김범일 전 대구시장, 이인중 HS화성 명예회장 /what@osen.co.kr

제19・20대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이인중 HS화성 명예회장과 함께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은 김범일 전 시장은 “삼성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 아닌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지은 사람으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범일 전 시장은 시청사 건립 대신 야구장 신축을 추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시청사 건립과 야구장 신축 모두 필요했지만 둘 다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어느 걸 먼저 할지 고민하던 와중에 대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야구장을 먼저 지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당시 대학생들에게 ‘시장에게 바라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취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줄 알았는데 ‘야구장을 새로 지어달라’고 하더라. 대구지역 젊은이들이 노후된 야구장 때문에 자존심이 상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시청사 건립보다 야구장 신축을 먼저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야구장은 일반 건축물과 달리 전문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김범일 전 시장은 야구장을 새로 지으면서 야구인들의 의견에도 귀 기울였고 그 결과 최신식 구장을 지을 수 있었다. 

[OSEN=대구, 지형준 기자]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삼성은 원태인, KIA는 제임스 네일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한국시리즈 4차전이 매진된 가운데 야구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4.10.26 / jpnews@osen.co.kr

김범일 전 시장은 “야구장은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다. 야구장을 새로 지으면 시민들의 사기도 올라가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당초 두류공원 일대에 야구장을 조성하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김범일 전 시장은 우수한 교통 접근성을 먼저 고려해 현재 위치에 야구장을 짓게 됐다고 밝혔다. 

전통의 야구 명문 경북고 출신인 김범일 전 시장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종종 찾는다. 그는 “올 시즌 잘하니까 기분이 남다르다. 정규 시즌 2위까지 오를 줄 몰랐다”면서 “삼성 라이온즈 선수 모두 좋아한다. 특히 원태인과 김영웅이 잘하니까 기분 좋다”고 환히 웃었다. 

마지막으로 김범일 전 시장은 “삼성이 잘하니까 대구시민 모두가 즐거워한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정말 고맙다. 부상 없이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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