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토종 에이스 양현종(36)이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답지 않게 무너졌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고 조기 강판됐다. 디아즈는 포스트시즌 사상 첫 단일 시즌 두 번의 연타석 홈런 기록을 썼다.
양현종은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 선발등판, 2⅔이닝 4피안타(3피홈런) 1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1-5로 뒤진 상황에서 내려가 패전 요건을 안았다.
양현종은 지난 23일 광주에서 열린 KS 2차전에서 5⅓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로 KS 역대 국내 투수 최고령 선발승(36세7개월22일) 기록을 세웠다. 86개의 공을 던진 뒤 4일 휴식을 갖고 이날 5차전 마운드에 올랐다. 포스트시즌 통산 9경기(35⅓이닝) 평균자책점 1.62로 큰 경기에 강한 양현종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포스트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5실점으로 무너졌다.
1회초 시작부터 삼성 1번 김지찬에게 4구 연속 볼을 던져 1루에 주자를 보내낸 양현종은 류지혁을 좌익수 뜬공, 김헌곤을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이어 르윈 디아즈 상대로도 투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지만 6구까지 계속된 승부에서 선제 투런 홈런 맞았다. 가운데 낮게 들어온 시속 133km 슬라이더를 디아즈가 제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 선제 투런 홈런.
양현종은 다음 타자 김영웅에게도 우중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2구째 슬라이더에 우측 파울 홈런성 타구를 날린 김영웅은 3구째 가운데 들어온 시속 130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월 솔로포로 장식했다. 비거리 115m, 솔로 홈런. KS 역대 10번째, 포스트시즌 통산 30번째 연속 타자 홈런이었다.
홈런 두 방으로 3실점한 양현종은 박병호를 2루 내야 뜬공 처리하며 투구수 20개로 1회초를 마쳤다. 이어 2회초에는 이재현을 헛스윙 삼진, 김현준을 2루 땅볼, 이병헌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막았다. 이재현과 이병헌 모두 체인지업에 배트가 헛돌았다.
3회초 선두 김지찬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안정을 찾는가 싶었던 양현종은 그러나 류지혁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았다. 높게 뜬 타구였지만 우익수 나성범의 타구 판단 미스가 나왔다. 뒷걸음질로 스타트를 잘못 걸어 안타가 되면서 양현종이 꼬였다.
다음 타자 김헌곤을 몸쪽 꽉 차는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했으나 디아즈에게 또 홈런을 맞았다. 2구째 시속 143km 직구가 한가운데 몰린 실투가 됐고,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20m 투런포. 디아즈의 연타석 홈런으로 지난 15일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6회 함덕주 상대 솔로 홈런, 7회 백승현 상대 솔로 홈런)에 이어 이번 포스트시즌에만 두 번째였다. 단일 포스트시즌 연타석 홈런 두 번은 디아즈가 처음이다.
포스트시즌 최초 기록의 희생양이 된 양현종은 결국 김도현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강판됐다. 총 투구수 41개로 스트라이크 29개, 볼 12개. 최고 시속 145km, 평균 141km 직구(23개), 슬라이더(14개), 체인지업(4개)을 던졌지만 2차전만큼 삼성 타자들을 요리하지 못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