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수미, 이렇게 삶의 의지 컸는데 ''일? 놔버리는 순간 나도 훅 갈 것”[종합]
입력 : 2024.10.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박소영 기자] ‘전원일기’ 측이 최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 김수미 특집을  마련했다. 

29일 전파를 탄 MBC ON ‘다큐플렉스 전원일기2021’는 지난 2021년 방송분을 김수미 위주로 편집한 것.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수미는 이국적이고 개성 있는 미모와 연기력으로 드라마, 영화, 예능, 연극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했다. 특히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 캐릭터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당시를 떠올린 김수미는 “내가 진짜로 환갑인 줄 알더라. 환갑 잔치 이야기 땐 팬들이 실제로 금반지를 선물 보냈다. 처음에는 일용엄니 배역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배역도 모르고 갔더니 박은수 선배가 있었다. 우리 한식구라길래 ‘우리 부부인가 봐요’ 했는데 ‘네가 내 엄마야’ 하더라”고 밝혔다.  

일용이 캐릭터로 김수미의 아들이 된 박은수는 “엄마가 저렇게 어려 보이면 어떡하나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수미 스스로도 “이렇게 서구적으로 예쁜데 어떻게 시골 할머니를 하나 싶었다. 그때 일이 고팠다. 이왕 하려면  정말 깜짝 놀라게 하자는 오기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그때 분장하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주름을 그리고 가발을 붙이고. 머리는 석유로 지웠다. 이가 빠진 건 도로 아스팔트 까는 타르를 붙여서 만들었다. 분장용 화장품도 열악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함께 출연했던 김혜자는 “김수미는 정말 좋은 배우다. 한국 아니고 외국에서 태어났으면 정말 다양한 역할 하는 배우가 됐을 거다. 어떤 때는 불쌍하다. 너무 많은 걸 가졌는데 표현해줄 역할이 없었다. 김수미는 나이 먹어서도 할 수 있다. 80세 돼서도 치매만 안 걸린다면”이라며 배우로서 김수미의 재능을 치켜세웠다. 

‘전원일기’로 1986년 MBC 연기대상을 거머쥔 김수미는 조연의 대반란을 썼다. 시간이 흘러 70대가 됐음에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국민 엄니’ 이미지를 이어갔다. 최근까지도 ‘친정엄마’로 무대 연기까지 펼치며 국민들을 울리고 웃겼다. 

김수미는 “이제 다시 드라마로 돌아가겠다. 일을 자꾸 줄이지 않고 하는 건 일터에 나가면 긴장이 된다. 내 마지막 삶의 끈이다. 놔버리는 순간 나도 휙 갈 것 같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하지만 더는 김수미의 연기를 볼 수가 없다. 김수미는 지난 25일 심정지 상태로 서울 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감은 눈을 뜨지 못했다. 향년 75세. 사인은 고혈당 쇼크에 따른 심정지로 알려졌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이별에 연예계는 침통에 빠졌다. ‘다큐플렉스 전원일기2021’ 측은 방송 말미 “배우 김수미 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메시지로 추모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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