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배우 김수미가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이들 곁을 떠난 가운데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활약했던 고인의 생전 모습이 재조명됐다.
29일 방송된 MBC ON ‘다큐플렉스 전원일기2021’는 지난 2021년 방송분 중 김수미 위주로 편집한 것.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수미는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 캐릭터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30대였지만 할머니 역을 맡게 된 그는 “일용엄니 환갑잔치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데 내가 진짜로 환갑인 줄 알더라. 팬들이 실제로 금반지 선물을 보냈다. 시골 장터에 가면 할머니들이 당신들 친구로 아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처음에는 일용엄니 배역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김수미는 “PD가 오라고 해서 배역도 모르고 갔더니 박은수 선배가 있었다. 우리 한식구라길래 ‘우리 부부인가 봐요’ 했는데 ‘네가 내 엄마야’ 하더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그는 “이렇게 서구적으로 예쁘게 생겼는데 어떻게 시골 할머니를 하나 싶었다. 그런데 그때 일이 고팠다. 이왕 하려면 정말 깜짝 놀라게 하자는 오기가 생겼다. 한 동네 할머니의 특징이 생각났다. 아 이거구나 조금 감을 잡았다”고 부연했다.
할머니 분장도 만만치않았다. 김수미는 “그때 분장하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주름을 그리고 가발을 붙이고. 머리는 석유로 지웠다. 이가 빠진 건 도로 아스팔트 까는 타르를 붙여서 만들었다. 분장용 화장품도 열악했다”고 말해 듣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전원일기’는 그에게 배우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었다. 1986년에는 조연임에도 MBC 연기대상을 수상하기도. 연기 뿐만 아니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국민 엄니’ 이미지를 이어가며 활약했고 최근까지도 ‘친정엄마’로 무대 연기를 펼쳤다.
김수미는 “예능을 많이 했는데 이제 다시 드라마로 돌아가겠다. 일을 자꾸 줄이지 않고 하는 건 일터에 나가면 긴장이 되기 때문이다. 내 마지막 삶의 끈이다. 놔버리는 순간 나도 휙 갈 것 같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하지만 더는 김수미의 연기를 볼 수가 없다. 김수미는 지난 25일 심정지 상태로 서울 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사인은 고혈당 쇼크에 따른 심정지로 알려졌다. 27일 발인이 엄수됐고 고인은 영면에 들었다.
이에 ‘다큐플렉스 전원일기2021’ 측은 방송 말미 “배우 김수미 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메시지로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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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