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이후광 기자]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또 부상자가 발생했다. 최고 구속 158km 강속구를 던지는 잠수함 파이어볼러 이강준이 투구 도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대비 6일차 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강준의 부상 낙마 비보를 전했다.
류 감독은 “이강준이 투구 도중 팔꿈치 통증을 느껴 오늘(30일) 부대로 복귀했다. 3~4주 정도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더라. 경기를 못하게 돼서 돌려보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5일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에 투수 김시훈(NC 다이노스), 이강준, 조민석(이상 상무) 등 3명을 추가로 소집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당시 “기존 소집 명단에 있던 손주영(LG 트윈스)이 팔꿈치 부상으로 합류를 못하고, 아직 진행 중인 한국시리즈에 소집 명단 투수 5명이 뛰고 있음을 고려해 투수 3명을 선발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3명 가운데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상무 복무 중인 잠수함 파이어볼러 이강준이었다. 이강준은 설악고를 나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위즈 2차 3라운드 22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우완 사이드암투수다. 공교롭게도 입단과 함께 KBO리그 사이드암의 전설 이강철 감독을 사령탑으로 만나며 많은 지도와 주목을 동시에 받았다. 묵직한 뱀직구와 함께 이강철 감독의 현역 시절과 비슷한 투구폼을 장착, 리틀 이강철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1군에서의 임팩트는 크지 않았다. 첫해 4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35를 남긴 뒤 2021시즌 2군을 전전하다가 그해 7월 김준태, 오윤석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이강준 유출은 KT 입장에서 썩 내키는 트레이드는 아니었다. 포수와 내야 뎁스 강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강철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가르친 유망주를 내보내야 했다.
이강준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도 2년 동안 각종 시행착오를 겪었다. 2021시즌 15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0.80에 이어 이듬해에도 13경기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10.24의 부진을 겪었다. 결국 그는 2023년 1월 한현희의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2023년 5월 국군체육부대로 입대한 이강준은 올해 44경기 3승 1패 1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0.76의 기록으로 퓨처스리그를 폭격 중이었다. 지난 7월 퓨처스 올스타전에 나서 최고 158km 강속구를 뿌리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강준은 안타깝게도 류중일 감독이 보는 앞에서 쇼케이스를 펼치다가 팔꿈치 통증이 찾아왔다. 류 감독은 “어린 선수라서 태극마크를 다니까 평소보다 힘을 더 쓴 거 같다. 내가 원래 스프링캠프를 해도 초반에는 투수코치한테 불펜장에 오지 말라고 한다. 괜히 어린 투수들 힘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괜히 투구를 보러간 거 같다”라고 자책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강준의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했다. 류 감독은 “굉장히 기대된다. 공이 진짜 좋다. 저렇게 예쁘게 던지는데 왜 팔꿈치에 부상이 왔나 싶다. 공을 때리는 손목 스냅이 남다르다. 키움에 돌아가서도 정말 기대가 된다”라며 “선수를 만나 할 수 없으니 다음을 기약하자는 이야기를 해줬다”라고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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