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타이베이(대만), 이후광 기자] 천만다행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김도영이 큰 부상을 피하며 오는 18일 호주와의 최종전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도영은 지난 16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도미니카공화국과의 4차전에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부상 교체됐다.
김도영은 0-6으로 뒤진 6회초 2사 1루에서 나승엽과 교체되며 경기를 조기에 마쳤다. 나승엽이 1루수를 맡으면서 1루수였던 송성문이 김도영의 자리인 3루수로 이동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는 “김도영이 좌측 고관절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라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이날 타석에서 1회말과 4회말 모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0-5로 뒤진 6회초 2사 2루에서 2루주자 세스페데스가 3루 도루를 시도할 때 3루 베이스 앞에서 포수 박동원의 송구를 어정쩡한 자세로 받았다. 중계 화면에 김도영이 얼굴을 찌푸리는 모습이 잡히며 그가 부상을 당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알고 보니 김도영은 1회초 수비 때 당한 부상을 6회까지 참고 뛰었다.
경기 후 만난 김도영은 “1회초 수비 때 슬라이딩을 하다가 약간 통증이 왔다”라며 “하체 피로도가 조금 있는 느낌이다. 골반도 약간 그렇다. 하지만 시즌 중에도 이 정도 불편함은 항상 갖고 있었다. 괜찮다”라고 상태를 밝혔다.
김도영은 1회초 선두타자 세스페데스의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땅볼타구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타구가 글러브를 맞고 굴러 나오며 내야안타가 됐고, 이 과정에서 고관절 통증이 발생했다.
김도영은 다행히 6회초에 빠져 휴식을 취한 덕분에 상태가 호전됐다. 17일 휴식일을 이용해 하루를 더 쉰다면 18일 호주와의 조별예선 최종전 또한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도영은 모레 경기 출전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네 괜찮습니다”라고 답했다. 국가대표팀으로 떠나는 김도영을 향해 “다치고 오면 죽는다”라고 말한 심재학 KIA 단장이 안도할만한 소식이다.
쿠바전에서 만루홈런과 솔로홈런을 치며 전 세계 야구계의 주목을 받은 김도영은 일본전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이어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도 안타를 치지 못했다. 쿠바보다 수준 높은 일본프로야구의 정상급 투수들과 16일 한국 타선을 1안타로 봉쇄한 도미니카공화국 선발 프랭클린 킬로메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도영은 “내 감이 너무 좋다고 느껴서 타석에서 너무 막 치려고 했던 게 좋지 않게 작용했다. 내가 계속 볼을 건드려주면서 볼카운트를 어렵게 가져갔다”라고 분석하며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숙제를 얻은 느낌이다. 내 야구인생을 발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거 같다. 너무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라고 바라봤다.
16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는 공교롭게도 타선이 김도영이 빠진 뒤로 대거 9득점하며 6점 차이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대표팀은 6회말 4점, 8회말 5점을 뽐았다.
벤치에서 이를 지켜본 김도영은 “경기에서 빠진 뒤 아이싱을 하면서 봤는데 타선이 바로 점수를 빼더라”라며 “난 오히려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내가 빠져서 점수를 냈다고 생각하고 응원에 열중했다”라고 전했다.
김도영의 이번 대회 남은 목표는 순위와 관계없이 18일 호주전 승리로 3승 2패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다. 대만전과 일본전 패배로 슈퍼라운드 진출이 사실상 물건너갔지만, 김도영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이기에 마지막 경기까지 혼신의 힘을 쏟을 계획이다.
김도영은 “오늘(16일) 팬분들이 많이 오셔서 승리로 보답드리고 싶었다”라며 “일단 우리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남은 호주전도 결과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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