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기적은 없었다. 대만과 일본의 승리로 류중일(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진출 실패 및 4강 탈락이 확정됐다.
대만 대표팀은 17일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 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 예선 4차전에서 호주에 11-3으로 승리했다.
그보다 몇 분 앞서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B조 경기에서 일본이 7-6으로 역전승하면서 류중일호의 도쿄행은 좌절됐다.
17일 경기 전 기준으로 B조는 일본(3승 무패)-대만(2승 1패)-한국(2승 2패)-호주, 쿠바(1승 2패), 도미니카 공화국(1승 3패) 순이었다. 한국은 18일 호주전에 앞서 대만과 일본 중 한 팀은 반드시 패배해야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과 대만의 동반 승리로 일본은 4승 무패로 조 1위, 대만은 3승 1패로 조 2위를 확정했다. 18일 경기에서 한국이 호주에 승리하고 대만이 쿠바에 패배한다 해도 3승 2패 동률이 되고 승자승 원칙에 따라 대만이 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대만전 3-6 패배가 뼈아프게 다가왔다.
이로써 한국은 2015년 시작돼 3회째를 맞이한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프리미어12 초대 우승팀이었다. 2015년 미국을 꺾고 첫 정상에 섰고 2019년에는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이유로 연기돼 5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시작부터 불안한 조짐이 감지됐다. 이번 대표팀은 시작부터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기대치를 낮췄다.
지난달 24일 첫 훈련 전부터 좌완 투수 손주영(26·LG 트윈스)이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빠지더니 KBO 포스트시즌 과정에서 구자욱(31)과 원태인(24·이상 삼성)이 각각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과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손상으로 훈련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훈련에 들어와서는 최고 시속 158㎞의 빠른 공으로 대체 합류했던 이강준(23·국군체육부대)이 불펜 피칭 도중 팔꿈치 통증으로 제외됐고 2일 쿠바와 평가전을 앞두고는 외야수 김지찬(23)과 김영웅(21·이상 삼성)마저 각각 발목 부상과 왼쪽 견갑골 뭉침 증세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결국 류중일 감독은 고영표(33·KT 위즈), 임찬규(30·LG), 곽빈(25), 최승용(23·이상 두산) 등 선발진을 4명으로 꾸리고 4강 진출(슈퍼라운드)을 목표로 대만으로 향했다.
시작부터 삐걱댔다. 일본이 압도적인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류중일 감독은 첫 경기 대만전을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로 꼽았다. 하지만 믿었던 베테랑 선발 고영표가 천천웨이에게 만루홈런을 맞은 것을 비롯해 2이닝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이후 등판한 최지민(2⅓이닝)-곽도규(⅓이닝)-김서현(1이닝)-유영찬(1이닝)-조병현(1이닝)이 남은 6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면서 아쉬운 교체 타이밍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쿠바와 2차전은 희망을 안겨준 경기였다. 선발 곽빈이 4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텨줬고, 김도영이 만루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2홈런) 5타점을 폭발시키며 8-4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다시 일본과 3차전에서는 한계를 확인했다. 선발 최승용이 1⅔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고, 믿었던 불펜마저 4실점 하면서 3-6 역전패당했다. 타선 역시 장·단 10안타로 일본과 대등한 안타 수(11개)를 기록했으나, 짜임새 있는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는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상대 선발 투수 프랭클린 킬로메에게 5회 2사까지 퍼펙트로 완벽히 눌려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상대의 실책에서 시작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집중력 있는 타격을 보였고,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박성한의 2타점 3루타에 힘입어 짜릿한 9-6 역전승을 거뒀다.
18일 호주전을 앞두고 대만과 일본의 패배를 기대했으나,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프리미어12 초대 우승팀의 몰락이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 이후 한국 야구는 조금씩 국제무대 경쟁력을 잃어갔다.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는 2013년, 2017년, 2023년 세 대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오르지도 못했다. 아마야구 선수들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에서는 네 대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으나, 그 외에는 2015 프리미어12 대회 우승 이후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꾸준하게 지적되는 국제 경쟁력 있는 선발 투수의 부재와 타선의 약화는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됐다. 곽빈을 제외하면 4이닝 이상 버텨낸 선발 투수가 없었고, 타선에서도 3경기 타율 0.455(11타수 5안타)를 기록한 박성한 정도를 제외하면 꾸준함이 부족했다. 2026 WBC와 2028 LA 올림픽을 목표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한국 야구는 또 한 번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한편 21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에는 A조 1, 2위 베네수엘라와 미국, B조 1, 2위 일본과 대만이 자웅을 겨루게 됐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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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한국-일본전이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렸다. 한국 선수들이 일본에 3-6으로 패한 후 응원단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한국-일본전이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렸다. 류중일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대만 대표팀은 17일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 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 예선 4차전에서 호주에 11-3으로 승리했다.
그보다 몇 분 앞서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B조 경기에서 일본이 7-6으로 역전승하면서 류중일호의 도쿄행은 좌절됐다.
17일 경기 전 기준으로 B조는 일본(3승 무패)-대만(2승 1패)-한국(2승 2패)-호주, 쿠바(1승 2패), 도미니카 공화국(1승 3패) 순이었다. 한국은 18일 호주전에 앞서 대만과 일본 중 한 팀은 반드시 패배해야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과 대만의 동반 승리로 일본은 4승 무패로 조 1위, 대만은 3승 1패로 조 2위를 확정했다. 18일 경기에서 한국이 호주에 승리하고 대만이 쿠바에 패배한다 해도 3승 2패 동률이 되고 승자승 원칙에 따라 대만이 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대만전 3-6 패배가 뼈아프게 다가왔다.
이로써 한국은 2015년 시작돼 3회째를 맞이한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프리미어12 초대 우승팀이었다. 2015년 미국을 꺾고 첫 정상에 섰고 2019년에는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이유로 연기돼 5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시작부터 불안한 조짐이 감지됐다. 이번 대표팀은 시작부터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기대치를 낮췄다.
고영표가 지난 13일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1차전에 나서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한국 대표팀 곽빈이 지난 14일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지난달 24일 첫 훈련 전부터 좌완 투수 손주영(26·LG 트윈스)이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빠지더니 KBO 포스트시즌 과정에서 구자욱(31)과 원태인(24·이상 삼성)이 각각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과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손상으로 훈련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훈련에 들어와서는 최고 시속 158㎞의 빠른 공으로 대체 합류했던 이강준(23·국군체육부대)이 불펜 피칭 도중 팔꿈치 통증으로 제외됐고 2일 쿠바와 평가전을 앞두고는 외야수 김지찬(23)과 김영웅(21·이상 삼성)마저 각각 발목 부상과 왼쪽 견갑골 뭉침 증세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결국 류중일 감독은 고영표(33·KT 위즈), 임찬규(30·LG), 곽빈(25), 최승용(23·이상 두산) 등 선발진을 4명으로 꾸리고 4강 진출(슈퍼라운드)을 목표로 대만으로 향했다.
시작부터 삐걱댔다. 일본이 압도적인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류중일 감독은 첫 경기 대만전을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로 꼽았다. 하지만 믿었던 베테랑 선발 고영표가 천천웨이에게 만루홈런을 맞은 것을 비롯해 2이닝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이후 등판한 최지민(2⅓이닝)-곽도규(⅓이닝)-김서현(1이닝)-유영찬(1이닝)-조병현(1이닝)이 남은 6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면서 아쉬운 교체 타이밍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쿠바와 2차전은 희망을 안겨준 경기였다. 선발 곽빈이 4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텨줬고, 김도영이 만루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2홈런) 5타점을 폭발시키며 8-4 대승을 거뒀다.
김도영이 지난 14일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한국-도미니카전이 16일 대만 티엔무 야구장에서 열렸다. 한국 박성한이 8회말 2사 2,3루에서 역전 2타점 3루타를 날리고 안착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그러나 다시 일본과 3차전에서는 한계를 확인했다. 선발 최승용이 1⅔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고, 믿었던 불펜마저 4실점 하면서 3-6 역전패당했다. 타선 역시 장·단 10안타로 일본과 대등한 안타 수(11개)를 기록했으나, 짜임새 있는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는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상대 선발 투수 프랭클린 킬로메에게 5회 2사까지 퍼펙트로 완벽히 눌려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상대의 실책에서 시작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집중력 있는 타격을 보였고,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박성한의 2타점 3루타에 힘입어 짜릿한 9-6 역전승을 거뒀다.
18일 호주전을 앞두고 대만과 일본의 패배를 기대했으나,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프리미어12 초대 우승팀의 몰락이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 이후 한국 야구는 조금씩 국제무대 경쟁력을 잃어갔다.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는 2013년, 2017년, 2023년 세 대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오르지도 못했다. 아마야구 선수들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에서는 네 대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으나, 그 외에는 2015 프리미어12 대회 우승 이후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꾸준하게 지적되는 국제 경쟁력 있는 선발 투수의 부재와 타선의 약화는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됐다. 곽빈을 제외하면 4이닝 이상 버텨낸 선발 투수가 없었고, 타선에서도 3경기 타율 0.455(11타수 5안타)를 기록한 박성한 정도를 제외하면 꾸준함이 부족했다. 2026 WBC와 2028 LA 올림픽을 목표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한국 야구는 또 한 번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한편 21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에는 A조 1, 2위 베네수엘라와 미국, B조 1, 2위 일본과 대만이 자웅을 겨루게 됐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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