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어느새 3연패다. 한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달렸던 벨기에가 몰락하고 있다.
벨기에는 18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보지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리그A 2조 조별리그 6차전에서 FIFA 랭킹 81위 이스라엘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벨기에는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이스라엘에도 덜미를 잡히며 강등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다. 전체 성적은 1승 1무 4패로 승점 4. 이스라엘과 동률이지만, 승자승 골득실에서 앞서며 3위 자리를 겨우 지켰다. 이스라엘은 한 끗 차이로 리그B 강등의 주인공이 됐다.
대패하면 다이렉트 강등도 가능했던 벨기에는 로이스 오펜다, 레안드로 트로사르, 도디 루케바키오 등을 앞세워 이스라엘 골문을 두들겼다.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연달아 슈팅을 만들면서 선제골을 노렸다.
하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전반 17분 트로사르의 슈팅도 막히고 말았다. 오히려 이스라엘이 골대를 때리면서 벨기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벨기에는 전반 막판 트로사르가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후반에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벨기에는 결국 한 방을 얻어맞고 말았다. 후반 41분 야르덴 슈아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짜릿한 선제골을 터트렸다. 벨기에는 남은 교체 카드까지 꺼내 들며 동점골을 꿈꿨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는 그대로 이스라엘의 깜짝승으로 막을 내렸다.
말 그대로 충격적인 몰락이다. 벨기에는 2015년과 2022년 FIFA 랭킹 1위에도 올랐던 강팀이었다. 케빈 더 브라위너와 에당 아자르,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로멜루 루카쿠, 드리스 메르턴스, 티보 쿠르투아 등을 중심으로 '황금 세대'를 꾸리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름값에 걸맞은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3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고개를 떨궜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에서는 8강 탈락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조별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FIFA 랭킹 정상에 오르고도 메이저 트로피가 없는 팀은 벨기에가 유일하다.
벨기에는 카타르 월드컵 이후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과 결별했고, 도메니코 테데스코 감독 체제로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다. 황금 세대를 이뤘던 주축 선수들도 대부분 은퇴했다.
하지만 벨기에의 꿈은 여전히 요원하다. 쿠르투아가 루카쿠와 주장 자리를 놓고 싸우면서 내부 불화가 발생했고, 그는 테데스코 감독이 있는 한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폭탄 선언까지 내놨다. 결국 벨기에는 유로 2024에서도 졸전을 펼치며 16강에서 일찌감치 짐을 쌌다. 그리고 이제는 이스라엘에도 무릎 꿇으며 끝을 모르고 추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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