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벤탄쿠르(왼쪽)와 손흥민. /AFPBBNews=뉴스1

로드리고 벤탄쿠르(27)는 토트넘 홋스퍼 동료이자 주장 손흥민(32)에게 인종차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벤탄쿠르의 입장을 확인하고도 중징계를 내렸다.

FA는 1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독립 규제 위원회는 벤탄쿠르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하여 FA 규정 E3 위반을 확인했다. 벤탄쿠르에 7경기 출장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벤탄쿠르는 자국 우루과이의 TV 매체에 출연해 진행자의 '손흥민의 유니폼을 줄 수 있나'라는 질문에 "이건 손흥민 또는 그의 사촌의 것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해당 발언은 아시아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종차별에서 파생된 말이었다.

벤탄쿠르가 인터뷰를 하는 영상과 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당시 벤탄쿠르는 SNS를 통해 "만약 누군가가 매체를 통해 전해진 제 말에 기분이 상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하지만 저는 결코 다른 사람을 언급한 적 없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하다. 손흥민이나 직간접적으로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라고 했다.

손흥민(왼쪽)과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징계 내용 중.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 /사진=잉글랜드축구협회(FA) 공식 홈페이지

심지어 손흥민도 SNS에 "이미 롤로(벤탄쿠르)와 얘기를 했다. 그는 실수를 알고 있고, 제게 사과를 했다"라며 "그는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이는 변하지 않았다. 하나가 되어 토트넘을 위해 싸우기 위해 프리 시즌에 함께할 것"이라고 논란을 일단락 지으려 했다.

하지만 벤탄쿠르의 사과는 진심이 아니었다. FA가 18일 공개한 징계 회의록에 따르면 벤탄쿠르는 토트넘 구단을 통해 "손흥민을 인종차별 한 진행자를 부드럽게 꾸짖으려고 한 것이었다"며 "당시 라파 코텔로(진행자)는 쏘니를 한국인(The Korean)이라고 묘사했다. 아시아인을 일반화하려는 발언이었다. 이를 책망하려고 온화하게 질책한 것"이라고 알렸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셈이다.

우루과이 국가대표팀 승선 후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을 언급하는 로드리고 벤탄쿠르. /사진=베인스포츠 갈무리

손흥민은 이미 벤탄쿠르에게 직접 사과를 받았음을 공식 석상에서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9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카라박과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벤탄쿠르는 내게 정말 미안해하더라. 공개적으로 사과도 했다"며 "내게 말을 할 때 거의 울었다.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인간은 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FA는 해당 내용을 확인한 뒤에도 만장일치로 벤탄쿠르의 징계를 확정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FA는 "모든 상항을 고려하여 규제 위원회가 벤탄쿠르의 징계를 결정했다"며 "오직 객관적인 평가에만 의존한다"고 징계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징계로 토트넘은 핵심 미드필더를 주요 경기에 내세울 수 없게 됐다. FA의 징계는 잉글랜드 내 공식 경기에 적용된다. 유로파리그 출전은 가능하다. 벤탄쿠르는 잉글랜드카라바오컵(리그컵) 8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결장한다. 이밖에도 맨체스터 시티, 첼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도 나설 수 없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