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었던 이현욱, '원경' 19금 노출·태종 폄하 ''괴로워 울어'' [★FULL인터뷰]
입력 : 2025.02.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허지형 기자]
배우 이현욱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X 티빙 드라마 '원경' 종영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현욱은 극 중 태종 이방원 역을 맡았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 / 사진제공=길스토리이엔티 /사진=김창현 chmt@
배우 이현욱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X 티빙 드라마 '원경' 종영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현욱은 극 중 태종 이방원 역을 맡았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 / 사진제공=길스토리이엔티 /사진=김창현 chmt@
"어떤 작품을 했었을 때보다 진심이었어요. 방송을 보고 많이 울었어요."

배우 이현욱이 '원경'을 마친 후 복잡한 속내를 털어놨다. 누구보다 진심으로 임했기에 아쉬움도 컸다. 이번 작품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했지만, 누구보다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사이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지난 11일 막을 내린 '원경'은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 6.6%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현욱은 "(인기를) 전혀 실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잠을 못 이루고 왔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했다. 태종의 캐릭터에 대해 기대도 했었고, 또 역사적인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조심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보니까 그랬던 거 같다"고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그는 "말씀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작품을 했었을 때보다 진심이었다. 그래서 이런 감정을 많이 느끼는 거 같다. 아쉬움 같은 것도 더 많이 남았다.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더 오래 남을 거 같다"며 "이 작품 같은 경우는 저한테 어떻게 보면 새로운 관점, 터닝 포인트 같은 느낌도 있어서 잘 보내줘야 할 거 같다"고 밝혔다.

'원경' 포스터 /사진제공=tvN
'원경' 포스터 /사진제공=tvN

그가 이렇게 생각이 많아 보였던 것은 드라마가 공개된 직후 19금 노출과 역사 왜곡 논란 등이 잇따르면서 근심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이현욱은 극 중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함과 마음 여린 모습의 양면성을 오가는 연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그는 실제 인물인 태종 이방원을 연기하기 위해 신중함을 기울였다.

그는 "역사적 공부는 기본으로 했다. 공부하고 고증을 거쳐서 한다고 하지만 보는 사람들을 100% 만족시킬 수 없다는 생각을 들었다. 실록이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관점에 따라서 달리 보일 수 있는 거라, 불편하신 분들도 존재할 거라 생각해 걱정이 들었다"면서도 "조심스럽고 정확하게 연기하려고 고증이나 신중함에 치중했던 거 같다. 상의하고 만들어가면서 대본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역사 속에서는 당연시되던 것들이 지금 시대에서 봤을 때는 정서적으로 용납이 되지 않는 부분이 부각되니까. 태종이라는 인물에 대한 선입견이 이렇게 셀지 몰랐다. 계속 물음표가 있었다. 계속 고민하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유동근, 주상욱 등 배우들이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태종을 그려왔던 터. 이현욱은 부담감보다 자신만의 태종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선배님들을 넘어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부담되지 않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했던 것은 근자감이 아니라 선배님들이 보여주신 훌륭한 연기 말고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다른 것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선배님들이 하는 연기를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다면 이 작품을 생각 안 했을 거 같다"고 연기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배우 이현욱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X 티빙 드라마 '원경' 종영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현욱은 극 중 태종 이방원 역을 맡았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 / 사진제공=길스토리이엔티 /사진=김창현 chmt@
배우 이현욱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X 티빙 드라마 '원경' 종영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현욱은 극 중 태종 이방원 역을 맡았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 / 사진제공=길스토리이엔티 /사진=김창현 chmt@
하지만 그의 노력과 달리 이방원 캐릭터를 폄하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태종을 오로지 콤플렉스와 열등감을 가진 인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다.

이현욱은 "작품이 나오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신을 가지고 정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것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많이 느꼈다. 개인적으로 많이 속상했다. 작품이 잘 안되거나 연기를 못했을 때도 후회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방송을 보면서 제 연기를 의심하는 순간들이 많았던 거 같다. 초반에 봤을 때 우리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들이 우리만의 생각이었던, 순간들이 있어서 보면서 괴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태종을 연기할 때 실존 인물이고 상황을 적용했기 때문에 이름에 먹칠하고 싶지 않았다. 왕으로서의 모습도 있지만 분명히 인간적으로 갈등 같은 것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폄하됐다는 느낌이 죄송스럽다. 제가 태종 이방원에 대해서 이미지를 심어준 거 같은 죄책감이 있었는데 어떤 것들이 표현됐지만 사살하라고 명할 때도 그거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들을 연기했고 슬픔을 표현하지 않았지만, 인간으로서의 딜레마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출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원경'은 tvN에서 방영되는 15세 버전과 OTT 플랫폼 티빙을 통해 19세 버전을 따로 공개했다. 수위 높은 노출 장면으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특히 노출 장면에서 대역 배우가 연기하고 CG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배우 이현욱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X 티빙 드라마 '원경' 종영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현욱은 극 중 태종 이방원 역을 맡았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 / 사진제공=길스토리이엔티 /사진=김창현 chmt@
배우 이현욱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X 티빙 드라마 '원경' 종영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현욱은 극 중 태종 이방원 역을 맡았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 / 사진제공=길스토리이엔티 /사진=김창현 chmt@
그는 "19금 노출을 지양하는 편이다. 특히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실존 인물이기도 했고, 실제 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런 장면들이 모독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했다"며 "배우들과 제작진 간의 소통을 많이 했었어야 했는데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방송을 보고 놀랐다. 방송을 보고 많이 울었다. 괴롭기도 했고 제가 해왔던 연기를 의심하는 시간도 생기다 보니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밖에서는 잘 보고 있다고 하지만 속에서는 킬방원, 칼춤을 추고 있었다. 엄청 힘들었다. 회복이 안 될 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 너무 다행히도 이렇게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래야 '원경'을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렇게 안 하면 그 마음이 계속 남아 있을 거 같았다. '원경' 때문에 고생하신 분들도 많아서 감사함도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마무리를 짓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일련의 논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이현욱이지만, 그래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이방원이라는 인물을 만날 수 없을 거 같았다. 왕 역할을 못 하고 그만두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기회이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그에게 길잡이가 된 것은 선배 배우 이성민이었다. 이현욱은 "워낙 에너지가 좋으시고 티비에서 너무 많이 뵀었다. 같이 연기할 수 있어 너무 영광이었고 선배들과 호흡했을 때 그 기운들이 많이 도움이 되는 거 같다. 특별출연임에도 선배님이 작품에 임하는 태도와 행동을 보면서 길잡이가 된 거 같다"고 전했다.

이현욱 /사진제공=길스토리이엔티
이현욱 /사진제공=길스토리이엔티

극 중 차주영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현욱은 "99%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부딪히는 게 대부분이었다. 원경왕후는 역사 기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저보다 더 불안했을 거 같다. 심리적으로 압박이 심했겠지만, 많이 의지했다. 촬영장 들어가서는 즐겁게, 후회 없이 하자고 했다. 동료 배우로 응원할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것들을 도와줄 수 없기 때문에 원경왕후가 잘 보이도록 받쳐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차주영은 특유의 중저음 톤이 있다. 둘 다 첫 사극인데 차주영은 이미 톤이 완성돼 있어서 놀랐다"고 했다.

함께 고생한 차주영에게 이현욱은 원경이 사망했을 당시 나이인 55세를 맞춰 차주영에게 55송이 꽃을 선물했다. 해당 영상이 퍼지면서 그의 다정한 면모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너무 부담스럽다. 스윗한 느낌 나왔는데 촬영하면서 생일을 맞은 게 처음이다. 제작진이랑 서프라이즈를 해줘서 제가 끝날 때, 의미 있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해 꽃이랑 편지를 썼다. 주영이가 스토리가 올리면서 퍼져나간 거 같다"고 부끄러워했다.

이현욱은 "마지막으로 고생했다고 말했다. 둘이 주연 배우다 보니까 둘만의 어떤 서러웠던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회포를 풀었던 거 같다. 장난으로 원경으로 네가 보이도록 서포트하겠다고 했었는데 너무 잘 되고, 주목받아서 좋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한편 이현욱은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올해 공개 예정인 티빙 '샤크: 더 스톰'에서 싸움의 고수 현우용 역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허지형 기자 geeh20@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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