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직이 노화 촉진?...폭삭 늙어버린 축구인들
입력 : 2012.02.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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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월드컵 감독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독일 축구계의 전설 프란츠 베켄바우어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이끈 뒤 감독직을 떠나며 한 이야기다. 눈앞에 닥친 한 두경기의 성적에 따라 일자리를 잃을 수 있고, 수 만이 넘는 사람들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축구 감독은 고강도 스트레스가 뒤따르는 직업군이다. 고강도 스트레스는 노화를 부른다. 세월을 거치며 폭삭 늙어버린 축구 감독들의 얼굴에서 스트레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아무리 많은 우승을 이뤘어도 세월을 이길 수 없다. 아무리 멋진 외모를 자랑했던 스타라도 소용없다. 축구 감독이 되는 순간 빠르게 진행되는 노화를 막을 수 없다. 여기 세계 축구를 호령하는 폭삭 늙은 감독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 주제 무리뉴(1963년생, 레알 마드리드, 포르투갈)
‘꽃중년’ 감독으로 유명한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 감독도 노화를 막아낼 비책은 없는 듯 하다. FC 포르투를 이끌고 UEFA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를 정복하던 시절도 벌서 10년 전이다. 첼시, 인터 밀란을 거쳐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있는 무리뉴 감독에게 벌써 노년의 풍모가 보인다. 여전히 스타일리시하지만 팔자 주름이 깊어졌고 얼굴이 쳐지기 시작했다. 목에도 주름이 늘었다. 수 많은 승리와 우승을 이뤘지만 올시즌 바르셀로나에 당한 패배는 무리뉴 감독을 더 늙게 만들고 있다.

▲ 박항서(1959년생, 상주 상무 불사조, 대한민국)
한국 지도자 중 가장 극적인 노화를 겪은 것은 올시즌 상주 상무 불사조의 감독으로 돌아온 박항서 감독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수석코치로 지원한 박 감독은 경남FC 시절 6강 진출을 이루는 등 탁월한 지도력을 보였으나 2010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자진사퇴했다. 이후 야인 생활을 하며 마음 고생이 심했던 박 감독은 상주 감독이 되어 환히 웃었지만 짠한 마음이 들게 했다.



▲ 펩 과르디올라(1971년생, 바르셀로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출신 선수, 주장을 거쳐 감독이 된 펩 과르디올라는 참가한 대부분의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미 프로 감독으로 이룰 수 있는 모든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수 많은 우승 과정에도 카타르시스보다 스트레스가 많은 듯 하다. 풍성하던 머리가 사라졌고 흰수염까지 자라기 시작했다. 여전히 조각 같은 외모와 현역 선수 못지 않은 몸매로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감독직을 이렇게 쉼 없이 일만 하다간 미모를 잃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 알렉스 퍼거슨(1941년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코틀랜드)
영국 축구계의 전설적인 명장,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만 25년의 시간을 보낸 퍼거슨 감독은 이미 10년 전에도 은퇴를 고민하던 노장이다. 하지만 환갑을 지나 칠순에 가까운 나이에도 퍼거슨 감독은 정정하다. 20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트래블 재현을 위한 열정은 여전하다. 10년 전보다 확연히 주름이 늘었지만 젊은 선수들과 늘 함께 해서인지 퍼거슨 감독은 혈색이 좋다. 퍼거슨 감독은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와인을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퍼거슨 감독의 모습은 와인의 노화 방지 효과를 증명해주는 듯하다.



▲ 지안프랑코 졸라(1966년생, 무직, 이탈리아)
이탈리아 대표팀과 나폴리, 첼시의 전설적인 공격수 지안프랑코 졸라는 이탈리아 21세 대표팀 코치직을 거쳐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일하며 본격적인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다. 웨스트 햄은 간신히 강등을 면했지만 졸라는 사임했다. 졸라의 사임 이후 웨스트 햄은 결국 강등 당했다. 계속된 패배와 경질은 ‘쾌남’ 졸라는 폭삭 늙게 만들었다. 감독직을 시작한 이후 가장 극적인 노화를 경험한 것은 졸라다.



▲ 아르센 벵거(1949년생, 아스널, 프랑스)
1997년 아스널 부임 이후 프랑스 혁명을 일으키며 프리미어리그의 판도를 바꿔 놓은 아르센 벵거는 경제학 학위 소지자라는 사실과 더불어 늘 공부하는 명민한 이미지의 소유자다. 하지만 ‘명품 이미지’는 트로피가 따르지 않으면 퇴색되기 마련이다. 아스널의 무관 세월이 길어지면서 벵거 감독은 불평 많은 고집쟁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본인도 마음 고생이 심한 듯 근래 주름이 늘어난 모습이다. 최근에는 아스널 팬들도 그에 대한 절대적인 신임을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던 벵거 감독은 박주영 기용 문제로 인기가 크게 떨어졌다. 어린 유망주를 좋아하는 벵거 감독이 젊음을 되찾기 위해서는 트로피 확보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것 같다.

▲ 거스 히딩크(1946년생, 안지 마하치칼라, 네덜란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10년. 히딩크 감독은 PSV 에인트호번, 호주 대표팀, 첼시, 러시아 대표팀, 터키 대표팀 등을 거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이끌고 한국에 5-0 패배를 안겼던 히딩크 감독의 호리호리한 몸에 콧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2002년 4강 신화 당시 깨끗하게 콧수염을 밀었던 히딩크는 이제 두 배 이상 불어난 뱃살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몸에 좋은 보양식을 많이 먹은 덕분인지 주름은 별로 늘지 않았다. 하지만 내장지방 관리에는 신경을 좀 써야 할 듯. 최근 러시아의 ‘재벌클럽’ 안지와 연봉 150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1977년생, 첼시, 포르투갈)
요즘 영국 축구계에서 가장 많은 질타를 받고 있는 감독은 첼시의 ‘젊은 피’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다. 지난시즌 FC 포르투의 유로파 리그 우승을 이룬 뒤 첼시에 입성한 빌라스 보아스는 ‘제2의 무리뉴’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빌라스 보아스는 무리뉴의 코치로 수년간 협업한 무리뉴의 제자다. 포르투갈 출신 빌라스 보아스는 무리뉴와 닮은 점이 많다. 빼어난 지도력과 전술 구사력은 물론이고 수려한 외모도 갖췄다. 하지만 무리뉴를 보좌하던 ‘젊은 훈남’ 빌라스 보아스는 첼시 감독을 맡은 뒤 이어진 시련과 고비 속에 빠르게 늙고 있다. 아직 마흔도 되지 않은 빌라스 보아스의 얼굴에 하루가 다르게 주름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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