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밀란, “안정환 때문에 한국 선수 영입 안 한다고?”
입력 : 2012.02.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밀라노(이탈리아)] 현재 이탈리아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세리에 A 팀들이 한국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 원인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꼽는 이들이 많다.

당시 한국은 이탈리아와 16강전을 했고, 안정환이 골든골을 넣으며 이탈리아를 침몰시켰다. 그리고 안정환은 소속팀 페루지아의 몰상식한 행동에 피해를 보며 세리에 A를 떠났다.

안정환 이후 단 한 명의 선수도 세리에 A에 진출하지 못했다. 많은 숫자의 일본 선수들이세리에 A에 진출했고 현재 인터 밀란의 주전 수비수로 나가토모 유토가 활약하고 있기에 아시아 선수에 대한 문이 좁다는 판단을 내릴 수 없다.

결국 월드컵 이후 이탈리아 내에서 한국 선수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기 때문이라는 추측을 낳게 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세리에 A 최고 명문팀 중 하나인 AC 밀란의 위해 라우라 마시 사업본부장은 “안정환 얘기는 근거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국 선수가 세리에 A에 진출하지 못한 이유는 당연하게도 팀이 영입의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 단순한 이유였다.

밀란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마스터코스 교육생을 구단으로 초청했다. FIFA 마스터코스는 FIFA가 국제 스포츠 분야에서 최고의 교육을 제공할 목적으로 매년 세계 각국에서 25~30명을 선발해 운영하는 석사 과정이다.

FIFA 마스터코스 교육생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이란 등 아시아 출신들도 여러 명 있다. 이들의 관심은 단연 밀란의 아시아 마케팅이다. 밀란에서는 이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해 마시 본부장이 답변자로 나섰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밀란과 세리에 A의 한국 시장 마케팅과 한국 선수 영입이 가장 큰 관심사다. 안정환의 골든골로 인해 한국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다는 추측의 사실 확인도 궁금해한다. 이에 대해 마시 본부장은 “안정환 얘기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한국 축구 및 선수에 대한 정보는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다는 것 외에는 잘 알지 못한다”며 한국 선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전무하다는 것을 내비쳤다. 또한 “현재로선 (한국 선수) 영입 계획이 전혀 없다”며 선수 보강 계획에서 한국 선수는 제외되어 있다고 전했다.

마시 본부장은 “선수 영입은 마케팅 요소보단 선수의 기량이 우선시 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선수 영입은 기술부서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이며 선수 영입은 오로지 기술부서의 고유 영역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은 있었다. “밀란의 메인 스폰서인 아디다스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한국은 큰 시장”이라고 한 뒤 “조만간 밀란 홈페이지 한국어 서비스도 런칭할 계획이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한국 시장을 위한 사업 계획을 그리고 있었다.

밀란은 아시아 마케팅에 대한 큰 관심도 갖고 있었다. 현재 유럽 축구에서 아시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는 곳은 프리미어리그다.

프리미어리그를 능가하는 아시아 마케팅이 있는지 묻자 “프리미어리그가 아시아 마케팅에서 앞서 있는 큰 이유는 TV 중계권 판매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런 뒤 “AC 밀란이란 이탈리아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TV 중계권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시아 축구팬이 밀란과 세리에 A를 가깝게 느끼기 위해서는 TV 중계권 판매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 몇 년 전부터 프리미어리그가 유료화 돼 우리가 진입하기 쉬워졌다. 세리에 A는 TV 중계권 판매의 강자인 인프런트(Infront)라는 세계적인 스포츠 마케팅 에이전시가 있다”면서 상황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세리에 A로 유리하게 흘러갈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에서 시청률이 가장 큰 나라는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이며 이를 고려해 아시아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아시아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현지 스폰서와의 파트너십”이라며 상호 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리가 직면한 아시아 마케팅의 문제는 현지 스폰서가 밀란의 브랜드 가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다. 여기(밀라노)서 관리하기 쉽지 않다”며 현지 스폰서와의 파트너십 체결에 따른 위험 요소를 꼽았다.

글=이채리 통신원(FIFA 마스터코스 교육생)
사진=ⓒImago/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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