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해진 FIFA 귀화 규정…A매치 뛰어도 '대표 이적' 가능
입력 : 2012.05.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기사 첨부이미지
[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프로팀 유니폼은 언제든 갈아입을 수 있지만 대표팀 유니폼은 그럴 수 없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최신 규정에 따르면 이는 옛 말이다. 한국 대표 선수로 태극 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섰더라도 FIFA가 인정하는 공식 경기에 뛴 것이 아니라면 다른 나라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20세기 초에는 대표팀 간 이동이 프로팀 간 이동처럼 자유로웠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알프레도 디스테파노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1947년 아르헨티나 대표로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이뤘지만 1949년에는 콜롬비아 대표로 뛰었고, 1957년에는 스페인 국가 대표가 됐다.

‘축구왕국’ 브라질은 수많은 선수들을 타국 프로리그 뿐 아니라 대표팀에도 수출했다. 대표 선수도 돈을 주고 영입하는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FIFA는 무분별한 ‘대표팀 이적’을 막기 위한 규정을 만들었다. 한 선수는 오직 하나의 나라만 대표할 수 있게 됐다. 청소년 대표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한 나라의 대표 선수로 A매치를 뛴 선수는 귀화해서 새로운 국적을 취득해도 A매치에 나설 수 없었다.

FIFA는 2004년 귀화 선수 대표 발탁 규정을 강화했다. 귀화 선수는 해당 국가와 명확한 연결 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축구적인 이유, 대표팀 발탁을 목적으로 하는 귀화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규정에 따르면 해당 선수는 최소한 해당국에서 태어난 아버지나 어머니,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있거나 최소한 2년을 거주해야 한다.

하지만 이 규정 역시 최소 2년 거주 기준이 빈약해 2008년 5월에 다시 보완됐다. 새로운 기준, FIFA 정관 17조에 따르면 한 선수가 새로운 대표팀에 뛰기 위해선 해당국에서 태어나거나, 그의 생물학적 아버지 또는 어머니/할아버지 또는 할머니가 해당국에서 태어나야 한다. 또 다른 조건으로는 18세 이후에 해당국에 최소한 5년을 지속적으로 거주해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규정에서 달라진 점은 해당 선수가 축구협회가 어떤 종류의 대회든 공식 경기를 뛰었을 경우 귀화 후 대표 발탁을 허용하지 않지만 친선 경기 출전의 경우 새로운 대표팀에서 뛰는데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발탁 및 출전 이전에 FIFA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FIFA의 승인 없이 독자적인 추진은 인정 받지 못한다.

이로 인해 브라질 국가 대표로 이미 2003년에 2경기를 치른 바 있는 티아고 모타가 2011년 이탈리아 국가 대표로 발탁될 수 있었다. 독일 대표로 2008년 3차례 A매치를 뛴 저메인 존스 역시 2010년 미국 국가 대표가 됐다. 잉글랜드에서 태어났지만 아일랜드 대표로 A매치를 데뷔한 알렉스 브루스도 2011년 여름 FIFA의 허가를 받아 북아일랜드 대표가 됐다.

FIFA는 23세 이하 대표팀 출전 선수의 경우 귀화 대표 허용, 청소년 대표 출전 선수의 경우 귀화 대표 허용에서 이제 공식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경우 귀화 대표를 허용했다. 하지만 5년 간의 지속적 거주라는 조항을 통해 급조된 귀화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