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호지슨-달글리시 길 따라 걷나?
입력 : 2012.08.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리버풀이 브랜든 로저스 감독 부임 후 이적시장에서 매끄럽지 못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로저스감독은 2011년 EPL 승격 후 2011/2012 시즌 스완지시티를 11위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아 리버풀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첼시 코치 시절 눈여겨 본 이탈리아 공격수 파비오 보리니를 영입하며 순조롭게 새 팀 짜기를 시작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전력외 선수로 구분한 앤디 캐롤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임대(완전이적 옵션 포함)를 거부하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대로면 재계약에 골인한 루이스 수아레스와 보리니 중심의 공격진에 고액 연봉자 캐롤을 벤치에 둬야 한다. 금전적인 낭비가 불가피하다.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낮은 금액으로 유혹하지만 3,500만 파운드(약 617억 원)를 주고 산 만큼 못해도 절반 이상은 받아야하기 때문에 협상이 쉽게 성사되지 않는다.

로저스 감독은 캐롤이 속을 썩이는 것과 별개로 다른 포지션의 영입 작업을 벌이지만 이 역시 신통치 않다. 스완지 시절 애제자인 수비형 미드필더 조 앨런은 올림픽 출전 거품이 끼면서 1,800만 파운드(약 317억 원)까지 몸값이 치솟았다. 이미 보리니 영입에 1,100만 파운드(약 194억 원)를 사용한 상황에서 영입하기엔 무리다. 더군다나 로저스 감독은 스완지를 떠나면서 향후 1년 동안 스완지 소속 선수를 데려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앨런을 데려오면 스완지와의 의리도 깨고 과다지출도 해야 한다. 만에 하나 이적이 성사돼도 두 선수 영입에만 3,000만 파운드 가까이 쓰는 셈인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주축 선수를 팔아야만 한다. 캐롤에 대한 관심이 미지근한 가운데 맨체스터 시티가 영입하길 원하는 센터백 다니 아게르는 보내긴 아까운 존재고, 수아레스, 스크르텔, 레이나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로저스 감독은 앨런을 시작으로 추가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리버풀은 8월 이적시장이 끝나는 날까지 앞으로 몇 명 더 영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구단의 사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입맛대로 영입하는 감독의 고집. 2010년 여름 로이 호지슨 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과 2011년 여름 ‘레전드’ 케니 달글리시 감독이 행했던 모습이 떠올려지는 행동이다. 호지슨 감독은 2004~2010년 라파 베니테스 감독이 만든 팀 기반을 무너뜨리며 조 콜, 크리스티안 폴센, 하울 메이렐리스, 밀란 요바노비치, 폴 콘체스키 등을 영입해 실패를 맛봤다. 달글리시 감독도 거액을 들여 조나한 헨더슨, 스튜어트 다우닝, 찰리 아담 등 영국 선수를 데려왔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2011/2012 시즌 정규리그를 8위로 마감했다.

감독의 성향을 잘 아는 선수로 팀을 꾸리는 건 맞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리버풀이 스쿼드에 많은 변화를 주면서 하락세를 타는 걸 보았다면 큰 변화보다는 안정에 중점을 둔 채로 2~3명 수준에서 전력을 보강하는 편이 낫다는 걸 알 수 있다. 2000년대 EPL을 주름잡은 아스널,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과거 행보를 보면 그곳에 답이 있다.

사진=ⓒKieran McManus/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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