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코리안 더비...박지성-이영표 신화 만들자
입력 : 2013.03.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 2006년 4월 1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박지성은 토트넘 수비수 이영표의 공을 빼앗아 결승골을 어시스트 했다.

박지성은 대표팀 선배의 공을 빼앗은 미안함에 머리를 숙이며 돌아가다 이영표가 괜찮다는 듯 그의 손을 꼭 잡자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 장면은 TV를 통해 수천만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뜨거운 우애와 승부에 대한 열정.

이것이 '코리안 더비'의 매력이다.

7년 후인 2013년 3월 16일. 한국 축구 팬들에게 또 다른 감동의 날이 될 것 같다.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21·함부르크)과 지동원(22), 구자철(24·이상 아우크스부르크)이 '코리안 더비'를 펼치기 때문이다.

함부르크와 아우크스부르크는 이날 밤 11시30분(한국시각) 독일 함부르크 임테크아레나에서 열리는 2012/2013 분데스리가 26라운드 경기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 경기는 두 팀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

지-구 특공대가 뛰고 있는 아우구스부르크는 리그 16위(4승9무12패·승점 21)로 강등권 탈출을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아우구스부르크는 17위 호펜하임(승점 19)을 따돌리고 잔류 안정권인 15위 뒤셀도르프(승점 28)를 따라 잡기 위해 더 많은 승점이 필요하다.

2월을 뜨겁게 달궜던 손흥민의 함부르크에게도 이번 경기는 매우 중요하다. 함부르크는 최근 3경기에서 1승 2패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과도 결과지만 떨어진 경기력도 도마에 올랐다. 쉴 새 없이 뒷공간을 내주는 수비라인, '패스 마스터' 판 더파르트에게만 의존하는 단순한 공격 전개는 리그 최하위인 퓌르트에와도 무승부를 거둘 정도로 형편없었다. 뭔가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

두 팀에게 있어 이번 경기는 승점을 쌓기위한 경기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세 선수들에게는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일 절호의 찬스가 될 것이다.

한국 선수 1명이 팀에서 뛰어난 활약으로 주목을 받은 경우는 많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 선수 3명이 분데스리가의 1경기에 동시에 출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이 경기에서 세 선수가 모두 고른 활약을 보인다면 한국 축구의 위상은 더 높아 질 수 밖에 없다.

더 중요한 건 세 선수 모두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 하고 경기 후에는 승패를 떠나 대표팀의 한 가족, 대한민국의 피가 흐르는 한민족임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손을 맞잡으라는 것이다.

이들의 선전은 대표팀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오는 26일 카타르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 현재 2승1무1패 승점 7점인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2위에 머물러 있다. 안전하게 본선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카타르전 승리를 필수이고, 손흥민, 지동원, 구자철이 대표팀에서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이 세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제대로 활약한 뒤 대표팀에 복귀한다면 본인들 뿐 아니라 다른 대표팀 동료들에게도 심리적으로 큰 플러스 효과를 줄 것이다.

박지성과 이영표의 코리안 더비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었다. 두 선수가 경기에서 보여줬던 뛰어난 활약과 감동적인 모습은 유럽 축구팬들이 한국 선수를 다시 보도록 만들었다. 이제 우리 대표팀의 미래로 불리는 세 선수가 또 한번 역사적인 '코리안 더비'를 만들어야 할 때다.

사진=ⓒBPI/스포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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