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눈] '손흥민 원톱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입력 : 2013.06.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는 최강희호가 5일 새벽 2시30분(한국시간) 레바논과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치른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최강희 감독의 머릿속은 그동안 준비했던 전략으로 가득차 있을 것이다.

A 대표팀의 본선 진출의 교두보가 될 이번 경기에 한국 축구팬들의 관심도 어느때보다 뜨겁다. 그리고 그 관심의 화두는 여전히 손흥민의 활용 여부다. 현재 최강희호은 이동국을 최전방에 놓고 레바논의 수비라인을 흔들 계획을 품고 있다. 이에 많은 축구팬들은 “왜 분데스리가에서도 인정받는 손흥민을 기용하지 않느냐”며 대표팀의 전략에 비판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론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비판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원래 프로팀, 대표팀등을 망라한 모든 축구팀은 팬들의 비난과 함께 더 커가는 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비판으로 이뤄져야지 비난에 그쳐서는 안 된다. ‘손흥민을 믿고 써봐야 한다’, ‘이미 리그에서도 검증 됐다’ 같은 막무가내식 비난은 곤란하다.

오히려 경기를 몇 시간 남기지 않은 현재로서는 선수들을 관리하고, 탁월한 선수기용으로 잔뼈가 굵은 최강희 감독의 선택을 믿고 응원할 수밖에 없다. 결국 팬들이 원하고 모두가 원하는 것은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는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넋 놓고 경기만 관전하는 것만이 좋은 처사는 아니다. 축구팬들은 경기를 보며 대표팀이 개선해야 할 점을 찾아, 추후 대표팀의 미래를 위해 쓴 소리를 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눈여겨 보야 할 것이 있다. 대표팀의 수비조합이다.

김창수, 오른쪽 측면 수비의 주인 될까?

현재 대표팀은 곽태휘와 정인환을 중앙 수비수에 놓고 왼쪽 측면 수비수에 김치우 오른쪽에는 김창수로 포백라인을 구성할 예정이다.

중앙 수비수는 변함없이 곽태휘-정인환 조합인데, 곽태휘의 경험과 정인환의 리딩 능력은 상대적으로 무딘 레바논의 공격력을 감안할 때 큰 문제는 없을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측면에서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인데, 특히 오른쪽 측면이 핫 플레이스다. 현재 오른쪽 측면은 신광훈-김창수의 경쟁 구도인데, 김창수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더욱 크다. 김창수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의 활약으로 A대표팀의 차세대 오른쪽 측면 수비수라는 평을 받았지만, 이후 부상 악재로 A 대표팀에서 중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레바논전 훈련에서는 물오른 컨디션을 선보이여 유력한 선발 자원이 됐다.

레바논의 측면 공격은 오른쪽 보다는 왼쪽에 치중돼있기에,(약 7:3의 비율) 김창수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김창수의 완벽한 적응이 대표팀의 승리로 이뤄진다는 것을 감안할 때 우리는 대표팀의 수비, 특히 김창수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한의 세트피스 실점, 이번에는..

60%. 대표팀이 치른 5번의 월드컵최종예선에서 허용한 실점 중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실점의 수치다. 대표팀이 본선행을 확정짓기 위해서는 세트피스 실점의 최소화가 우선이다. 대표팀이 5번의 최종예선에서 허용한 실점은 총 5실점. 그 중에 3실점이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이는 비단 최종예선 경기뿐 만이 아니다. 11월 호주와의 평가전에서도 세트피스서 각각 1실점을 했다. 그 뿐만 아니다. 지난 2월 열린 ‘크레이븐 코티지 참사’로 불리는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의 패배의 빌미 역시 전반 3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내준 헤딩 선제골이었다.

대표팀에게 남은 최종예선 경기는 단 3경기. 레바논을 제외한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은 절대 만만히 볼 상황이 아니다. 더 중요한 건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에게 3골이나 실점했고 이 모두 세트피스에서 나온 실점이다. ‘세트피스’의 악령이 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트피스에서 자꾸 실점하는 것은 위치 선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 크다. 수비수들은 선수 뿐 아닌 지역을 잡아야 하는데 이를 놓쳤다. 세트피스를 연구한 한 논문에 따르면 선수를 잡을 땐 실점률이 30%지만, 지역을 점거하면 실점률이 그 절반으로 떨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훈련과 일치된 호흡이 필요하다. 물론 세트피스 수비의 근간은 대인방어다.

하지만 상대팀 키커의 킥이 어느 지점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이 또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물론 클럽팀과 달리 대표팀에서는 쉽지 않은 얘기다. 하물며 한국은 매 경기 다른 선수들로 수비를 꾸렸다. 본선을 대비해 최적의 조합을 찾으려는 의도였지만 결과는 세트피스 실점으로 이어졌다.

레바논은 한국 A 대표팀보다 객관적인 전략에서 분명 한 수 아래다. 그렇기에 그들은 ‘동적인 상태’에서 찬스를 잡을 수 있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을 노릴 것이다. 이번 레반논전이 대표팀에게는 그동안 준비했던 세트피스 수비 전략을 시험하고 뽐낼 수 있는 무대이자 기회가 될 수 있는 이유다.

글=김성민기자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