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관전평]미드필드 플레이가 실종된 최악의 경기
입력 : 2013.06.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레바논과의 6차전 경기는 남은 우즈베키스탄, 이란과 경기에서 한국대표팀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준 교훈적인 경기라 할 수 있다.

한국은 운도 없었지만 그보다는 미드필드 플레이의 실종으로 인한 한국축구 색깔의 상실이 더 뚜럿하게 나타난 경기였다. 구자철 기성용의 공백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경기로 미드필드에서 공수전환이 늦어지는 바람에 오히려 레바논에 공간을 내주며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레바논전에 앞서 거칠게 다뤄야 하고 세트피스를 조심해야 하는 등 몇 가지 분명한 전략이 요구됐음에도 실전에서는 이를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같은 현상은 전반전에 분명하게 나타났다. 결국 전반 12분 마투크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것도 세트플레이에 의해서였고 느슨한 플레이는 100분간을 힘든 경기를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점이야 축구에서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실점 이후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국대표팀이 문제 중의 하나다. 레바논과의 경기는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역습을 노리는 전술, 침대축구 등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경기였음에도 전술의 변화가 없었다.

경기를 하는 것은 선수지만 선수를 구성하고 조합하는 것은 감독이 역할이자 임무다. 그런 면에서 아쉬운 점은 이토록 중요한 경기에 신광훈 김기희 한국영 등 국제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를 다수 기용한 것은 최강희 감독의 용병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할 수 있다.

특히 이동국을 선발 출전시키고 후반 5분 김신욱을 한국영 대신 투입했을 때는 분명한 전략이 수반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작전 부재로 밋밋한 플레이가 계속되면서 오히려 위기를 맞곤 했다. 이는 단순히 이동국의 제한된 플레이만을 탓할 수 없는 것으로 미드필드 플레이의 실종이 가져 온 결과다.

한국은 김보경을 중앙 미드필드에 포진시키고 이근호 이청용을 좌우에 내세웠으나 공격과 미드필드, 수비간의 간격이 벌어지다보니 패스웍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측면 활용도도 크게 떨어졌다. 이 결과 크로스에 의한 포스트플레이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선수들의 정신력이나 게임에 임하는 자세 또한 대표선수 답지 못했음을 아울러 지적하고 싶은 대목이다. 골에 대한 지나친 욕심으로 힘에 의한 골을 노리다보니 번번이 탄성을 자아내는 장면만 연출하게 됐다. 골은 힘보다는 기술에 의해 만들어짐을 명심했으면 한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김치우의 프리킥으로 겨우 동점을 이끌어 낼 정도로 레바논에 고전했음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두 경기에서도 똑같은 플레이를 반복한다면 8연속 월드컵 출전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최강희 감독은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귀를 열고 주쥐의 진정한 조언을 들을 필요가 있다.

김병윤(전 서산농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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